"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문제 알면서 방치"

경실련,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운영실태 분석 결과 발표

by 이영일
KakaoTalk_20260317_141933156.jpg ▲경실련 도시개혁센터가 17일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운영실태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의 재정 운영과 서비스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영일 기자

서울시가 버스 준공영제의 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인정하고 개혁을 약속했지만 정작 2년이 지나도록 핵심 개혁안은 사실상 이행되지 않아 책임 회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비스는 줄고 재정지원은 늘어나는 모순적 구조 속에서 시민 세금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도시개혁센터는 1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운영실태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의 재정 운영과 서비스 실태 문제점을 지적한 뒤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서울시 2024년 준공영제 혁신 발표하고 2년째 미이행


경실련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가 2024년 준공영제 20주년을 맞아 재정·공공성·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2026년 현재까지 핵심 개혁안은 사실상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는 2024년 당시 사후정산 방식을 사전확정제로 전환하고, 민간사업자의 배당 구조를 개선하며, 노선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실련에 따르면 정산 방식은 그대로이고, 민간업체 배당 문제도 변하지 않았으며, 노선 개편 역시 ‘용역 진행 중’이라는 설명만 있을 뿐 시민에게 공개된 내용이 없다.


구체적으로 경실련 분석 결과 서울시 버스 서비스는 외형상 확대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공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버스 노선 수는 2019년 365개에서 2025년 395개로 늘었고 정류장 수도 6,291개에서 6,710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총 운행거리는 2019년 5억 3,215만km에서 2024년 5억 501만km로 줄었고 2025년 11월 기준 4억 9,612만km까지 감소했다.


경실련은 “노선과 정류장은 늘었지만 실제 운행량은 줄어들었다. 노선당 운행횟수 감소와 배차 간격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노선 개편이 없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운행량을 줄여온 셈”이라고 주장했다.


미지급금 관행, 이자비용까지 시민 부담으로 전가

226385_228566_1514.jpg ▲서울시 버스 운영 전체 현황. 경실련 제공


재정지원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시 버스 재정지원금은 2020년 1,705억 원에서 2021년 4,561억 원, 2023년 8,915억 원까지 급증했다가 2024년 4,000억 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경실련은 이러한 변동의 배경에 서울시의 ‘미지급금’ 관행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는 적자를 즉시 정산하지 않고 버스조합 명의 대출로 먼저 충당한 뒤 나중에 예산으로 갚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자 비용까지 시민 세금으로 지원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으며 2014년까지 이자 지원액만 72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과 운송수입 회복에도 재정지원금 증가···안전 문제도 도마 위


또 승객이 늘고 운송수입이 증가해도 재정지원금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도 문제로 꼽혔다. 운송 수입은 2019년 1조 3,002억 원에서 2025년 1조 5,388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재정지원 역시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경실련은 “승객 증가로 운송수입이 늘면 시민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적인 구조”라며 “현재 서울시 준공영제는 승객이 늘어나도 재정지원이 함께 늘어나는 모순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성과로 제시해 온 안전 문제도 논쟁의 대상이 됐다. 경실련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했지만 버스를 포함한 승합차 사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서비스 개선이나 안전 성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실련은 ▲버스 준공영제 재정 운용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운송수입, 보조금, 적자보전금, 인건비, 차량 유지관리비 등 업체별·항목별 집행 내역 공개 ▲버스 서비스를 단순 비용 문제가 아닌 시민 이동권 관점에서 접근, 적정 서비스 기준 마련 ▲정비 불량 등 안전 문제 점검할 독립 감사·검증기구 설치 ▲공영노선이나 위탁운영, 비영리 운영 등 다양한 운영 모델 도입으로 버스 운영 구조의 혁신 추진을 강조했다. 또한 경실련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버스 준공영제를 개혁 핵심 의제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경실련은 “이제 서울시는 더 이상 ‘혁신을 검토 중’이라는 말로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면서 “2024년 스스로 약속한 사전확정제 등 개혁안의 실패를 인정하고, 시민사회가 제시하는 개선방안을 적극 수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는 서울시민이 요금으로 부담하고, 세금으로 다시 떠받치는 대표적인 공공서비스”라며 “운영 역시 공공서비스답게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준공영제 개혁의 적기이며 더는 미룰 명분도 없다. 서울시장 후보들은 버스 준공영제의 불투명한 회계와 방만한 구조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 나아가 준공영제 개혁과 버스체계 개편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시민 앞에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실련은 서울뿐 아니라 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주요 광역시의 버스 준공영제 운영 실태도 순차적으로 점검, 대중교통 재정지원 구조 전반에 대한 개편 논의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26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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