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정수급 도둑질 패가망신” … 정부, 복지시설 전수조사해야
시민단체 조사에서 드러난 사회복지시설의 민낯은 충격적이다. 공공성을 기반으로 운영돼야 할 복지 현장이 ‘사유화’와 ‘보조금 도둑질’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가 오는 30일 사회복지사의 날을 맞아 사회복지종사자 7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1%는 시설 대표의 가족·친인척·지인이 부당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51.0%는 복지시설이 사실상 ‘사적 소유’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43.8%는 운영이 비민주적이라고 평가했다. 공공 재정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복지시설이 특정 개인과 가족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는 의미다.
부정수급 방법 … 일감 몰아주기, 시설 정비 허위 보고, 출근부 조작
현장의 증언은 더욱 심각하다. 일부 시설에서는 출근하지 않은 직원을 정상 근무한 것처럼 꾸미거나 시간외 근무를 허위로 작성해 보조금을 빼돌리는 행태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장 가족 사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시설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허위 기록을 남기는 사례도 반복됐다. 심지어 근무하지 않는 인원을 4대 보험에 등록하거나 급여를 지급하도록 지시하는 등 명백한 불법 행위도 확인됐다.
이 같은 구조적 비리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고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환경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서 16.6%의 응답자는 “이직 시 불이익을 우려해 비리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설장의 막강한 권한과 폐쇄적인 인사 구조가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은 도둑질”이라며 걸리면 패가망신하겠다고 밝히고 정부도 최근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것. 실제로 복지시설 내부에서는 허위 문서 작성 강요, 근태 조작, 보조금 횡령 책임 전가 등 조직적인 비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발할 장치는 여전히 취약하다.
51% 사적 소유 43.8% 비민주적 운영 … 16.6% 평판조회 두려워 신고 못해
전문가들은 “복지시설 비리는 국민 세금을 빼돌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전수조사와 상시 감시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익명 신고 시스템과 공익신고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지 않는 한 내부고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바뀌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직장갑질119는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복지시설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2026년을 사회복지시설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사회복지시설에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권력의 사유화’다. 공공기관에 준하는 역할을 하는 복지시설이 투명성과 책임성 없이 운영될 때, 피해는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간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한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사회복지시설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비리를 저지른 기관에 대한 강력한 퇴출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보조금 도둑질’ 구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공공성을 회복하지 못한 복지는 결국 신뢰를 잃고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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