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에 멈춘 광화문" 강제연차 논란

금요일 오후 반차 강요․근무일인 공연 당일 출근하지 말라 통보까지

by 이영일
PYH2026010611350001300.jpg ▲지난달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이 오는 3월 정규 5집으로 돌아오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관련 홍보로 꾸며져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인 그룹 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도심이 들썩이는 가운데 공연 여파가 직장인들의 노동권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공연 당일 영업 중단이나 건물 통제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반차 사용’을 강요했다는 상담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는 “회사 근처에서 BTS 공연이 열린다며 금요일 오후 전 직원 반차 사용을 지시받았다”는 등의 제보가 연이어 접수됐다. 공연으로 인한 혼잡과 안전 문제를 이유로 사실상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노동자들이 원치 않는 연차를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차는 노동자 권리”…일괄 강요는 위법 소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법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연차휴가는 원칙적으로 노동자가 원하는 시기에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회사 사정을 이유로 특정 날짜에 연차 사용을 일괄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직원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연차 신청서를 먼저 제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역시 문제로 꼽힌다. 이미 신청·승인된 연차는 철회가 쉽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갑질119는 “연차 사용 의사가 없다면 이를 명확히 밝히고 회사의 공식 지시를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26483_228671_5241.jpg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나흘 앞둔 17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본사 사옥 외벽에 BTS의 메시지가 담긴 문구가 걸려있다. 연합뉴스


공연 영향 휴업…“임금 70% 보장해야”


공연 당일 영업을 중단하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노동자들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되지만, 사용자 책임으로 휴업이 결정된 만큼 보상 문제가 발생한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의 사정으로 휴업할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연으로 인한 교통 혼잡이나 안전 우려 역시 경영상 판단에 따른 휴업으로 볼 수 있어, 노동자에게 수당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모든 노동자가 이러한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이나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관련 규정이 계약에 명시되지 않으면 연차나 휴업수당을 요구하기 어렵다.


결국 대형 공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노동 취약계층에 더 집중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자연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BTS 공연으로 전 세계가 축제 분위기지만 그 이면에서 연차 강요나 휴업수당 미지급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축제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한복판을 뜨겁게 달굴 BTS 공연이 도시의 활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노동 현장의 균열까지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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