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부검으로 청소년자살 숨은 신호 찾는다

교육부-성평등가족부-보건복지부-경찰청 청소년 심리부검 업무협약

by 이영일
654421205_26258080893878060_5986389812901846064_n.jpg ▲교육부와 성평등가족부, 보건복지부, 경찰청은 20일 오후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교육부

교육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관계 부처가 청소년 자살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심리부검’ 사업 확대에 나섰다.


교육부(장관 최교진),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 성평등가족부(장관 원민경), 경찰청(청장 직무대행 유재성)은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성인 중심으로 운영되던 심리부검 청소년까지 확대해 자살 예방 정책 근거 강화


이번 협약은 그동안 성인 중심으로 운영되던 심리부검을 청소년까지 확대해 자살 예방 정책의 근거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단순한 사후 조사에 머물지 않고 남겨진 기록과 주변인의 기억을 통해 위기 신호를 복원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정책적 전환의 의미가 주목된다.


심리부검은 자살로 숨진 사람의 유족과 지인을 면담하고 상담 기록 등을 분석해 생전의 심리 상태와 행동 변화를 추적하는 과학적 조사 방식이다. 개인의 마지막 선택을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접근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정책 설계의 핵심 도구로 활용돼 왔다. 실제 핀란드는 전국 단위 심리부검을 통해 자살률을 크게 낮춘 사례로 꼽힌다.


226676_228879_4440.jpg ▲보건복지부가 사업 총괄과 분석 체계를 맡고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자료와 참여를 지원한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협업이다. 보건복지부가 사업 총괄과 분석 체계를 맡고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자료와 참여를 지원한다. 성평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 관련 데이터를 보완하고 경찰청은 사건 관련 기초 정보를 제공한다. 그동안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정보와 접근 권한을 하나의 체계로 묶겠다는 시도다.


교육부-성평등가족부-보건복지부-경찰청 청소년 심리부검 업무협약


참여 기관들의 발언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최교진 교육부장관은 심리부검을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하고 싶었던 말을 다시 듣는 과정”으로 규정하며 단순한 원인 규명을 넘어 놓친 경고 신호를 찾아내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는 현장 교사와 유족의 참여를 단순 협조가 아닌 핵심 데이터로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청소년 자살을 개인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이는 정책 책임의 범위를 개인에서 사회로 확장하는 인식 변화로 심리부검 결과가 복지·교육·지역사회 정책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226676_228880_4615.jpg ▲청소년 심리부검 추진체계. 교육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경은 특히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함된 점을 중요한 진전으로 짚었다. 기존 정책이 학교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발생했던 사각지대를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역시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를 공유하겠다고 밝히며 사건 이후 단절됐던 정보 흐름을 연결하는 역할을 자임했다.


이러한 발언들을 종합하면 이번 협약의 긍정적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자살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구조적 문제로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둘째, 부처 간 데이터와 역할을 통합해 ‘근거 기반 정책’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다. 셋째, 학교 안팎을 아우르는 대상 확대로 정책 사각지대를 줄이려 했다는 점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심리부검은 유족과 주변인의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심리적 부담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관건이다. 또한 수집된 데이터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기록에 그치는 조사로 머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이번 협약은 청소년 자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사후 대응에서 원인 분석과 예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겨진 기록과 목소리를 통해 보이지 않던 신호를 드러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신호가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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