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남성을 성평등 정책의 주체로"

교육·상담 기반 예방 강조… “남성도 성평등의 주체로 전환해야”

by 이영일
657381003_1458509678984187_8820012448071895542_n.jpg ▲26일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와 K-MEN(한국맨앤게이지네트워크), 정춘생 국회의원실이 주최한 '새로운 남성성 확산을 위한 제안'을 주제로 한 성평등 정책 토론회의 한 장면.

디지털 성범죄 증가와 청소년 젠더 갈등 심화에 대응해 소년과 남성을 성평등 정책의 주체로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교육·상담·연구 현장의 분석에 따르면,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는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 또래 문화와 온라인 환경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상담 사례를 보면 가해 청소년의 상당수가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거나 호기심과 충동을 이유로 행동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해자의 대다수가 남학생으로 나타나면서 남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과 인식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심으로 기존의 처벌 중심 접근이나 일부 집단 중심 정책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교육과 상담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상태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의 93.2%가 남학생..."처벌만으로 재발 막기 어렵고 성평등 교육과 상담을 통한 개입 병행돼야"


이같은 문제 제기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춘생 의원실, 한국맨엔게이지네트워크(K-MEN),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공동주최로 열린 성평등정책 국회토론회에서 본격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227207_229479_2047.jpg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의 93.2%가 남학생이었다. pixabay


이 토론회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의 93.2%가 남학생이었으며 가해 동기로는 “큰일이라 생각하지 못했다”(88.2%), “호기심”(76.5%), “충동”(58.8%) 등이 주요하게 나타났다.


한정민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상담사는 이러한 현상이 또래 압력과 인정 욕구, 정서적 고립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가해 청소년을 단순한 범죄자로 규정하기보다 일상적 환경 속에서 영향을 받는 ‘평범한 청소년’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처벌만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고 성평등 교육과 상담을 통한 개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


성평등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정책에서 남성은 주로 관리 대상이나 갈등 요인으로 다뤄져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남성과 소년을 변화의 대상이 아닌, 성평등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년과 남성을 변화의 주체로 포함하는 정책 전환과 함께 성교육과 상담의 공공 인프라를 국가 책임으로 강화해야


227207_229478_822.jpg ▲한정민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상담사는 가해 청소년 처벌만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고 성평등 교육과 상담을 통한 개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pixabay


또한 온라인 환경 역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일부 청소년들이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를 통해 혐오와 차별적 인식을 학습하고 이 과정에서 정서적 고립이 심화된다고 분석한다. 왜곡된 정보 환경 속에서 형성된 인식이 현실의 젠더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성교육 방식의 변화 필요성도 강조된다. 김연웅 남다른성교육연구소 총괄사업국장은 현재의 성교육이 금지와 규제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과 함께, 관계 형성, 감정 표현, 갈등 해결, 미디어 이해 역량 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청소년이 스스로 판단하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디지털 성범죄와 젠더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평등 기반 통합 성교육 강화 ▲남성 청소년 대상 교육 확대 ▲상담 중심 재발 방지 정책 ▲남성성에 대한 실태 조사 등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명화 한국청년성문화센터협의회 상임대표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디지털 성범죄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성평등 정책의 공백이 드러난 구조적 문제다. 이제는 소년과 남성을 변화의 주체로 포함하는 정책 전환과 함께 성교육과 상담의 공공 인프라를 국가 책임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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