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 변경시 고용승계 불가 "부당해고"... 서울시도 규정 폐지
민간위탁 법인 변경시 고용승계시 80% 이상을 고용승계해야 한다고 명시한 <서울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 관리지침>이 20%는 합법적으로 '자를 수 있다'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은 가운데 서울시가 이 고용 승계 비율 규정을 폐지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기자가 서울시 민간위탁 사무 예산·회계 및 인사·노무 매뉴얼 개정 계획을 입수해 살펴 본 결과 서울시는 지난 3월 23일 해당 규정을 폐지하고 그 이행 절차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도 1일 오후 기자와 한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법령이나 중앙 정부의 가이드라인이랑 정합성을 맞추기 위해서 이 조항뿐 아니라 다른 부분까지 손댄 부분들이 있다"라고 말해 고용 승계 비율 규정 폐지를 명확히 밝혔다.
80%는 고용승계해도 되고 20%는 고용승계 안해도 된다는 해고 명분으로 악용
정부는 지난 2021년 <위수탁 변경 시 정부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전 민간위탁 계약기간 중 위탁사무에 고용된 민간위탁 노동자를 우선고용함으로써 고용승계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었지만 서울시는 수탁업체의 자율성을 허용해 왔다.
그동안 서울시의 이같은 고용승계 비율 규정 때문에 80%는 고용승계해도 되고 나머지 20%는 고용승계를 안해도 된다는 해고 명분으로 악용되어 왔다.
실제 지난해 11월 1일부터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탁 운영에 들어간 강서대학교는 이 규정을 들어 이 센터 A 부장을 '관리자급'이라며 고용승계 불가 통보를 한 적이 있다
(관련기사 : 민간위탁 바뀌면 나가야 하나요? 청소년상담사들의 '호소' https://omn.kr/2g0v4).
하지만 취재 결과 지난 2월 3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같은 고용승계 불가에 대해 "용역업체(민간위탁 기관)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라며 부당해고 판결 및 원직 복직을 판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기네 사람 앉혀야 한다는 인식이 수탁시설 직원 부당 해고로
서울시의 이번 고용 승계 비율 규정 폐지는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의 애초 의도가 20%는 고용승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민간위탁 기관들이 이를 앞세워 소위 자기네 사람을 앉혀야 한다는 인식이 오랜기간 시설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작동돼 온 관행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분명히 밝힌 것.
일선 단체들은 자신들이 민간위탁을 맡는 시설에 한해서 "우리 사람을 앉히지 못하면 뭐하러 위탁을 하냐"는 인식이 존재한다. 이 부분에서는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단체들은 그 단체의 사업이나 활동이 대부분 민간위탁 시설을 늘리는데만 치우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박미진 전국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지부장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서울시의 조치는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라며 환영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규정 폐지만 가지고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 지부장은 "민간위탁 사무 전반에 대해 수탁기관 변경, 재위탁, 재계약, 운영 주체 변경시 종사자 전원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즉각 명문화하고 고용승계 회피, 선별 고용, 사실상 구조조정이 발생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단순 권고가 아니라 위탁심사·평가·재계약에서 불이익이 작동하는 실효적 제제 체계로 운영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서울시의 <서울시 민간위탁 사무 예산·회계 및 인사·노무 매뉴얼> 개정 계획에는 수탁기관장 고용보험 가능 명시화와 민간위탁사무 종사자 채용절차 개정, 선택적 복지비 과세대상 명시화 등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