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방침이라며 8월 1일자 임용 대기자 24명 미발령 논란
고양시청소년재단(이하 청소년재단) 채용시험에 합격해 지난 8월 1일자로 출근할 예정이었던 예비 직원들이 2개월 넘게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고양시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청소년재단은 지난 5월 2일, 일반직 25명과 공무직 12명에 대한 채용 공고를 내고 이중 최종 24명에 대한 최종 합격자를 7월 19일 발표, 8월 1일자 임용을 앞두고 있었다. 이들에 대한 합격자 발표와 합격자 등록은 모두 마친 상태.
하지만 이들은 현재까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출근하지 못하고 대기 상태에 놓여있다. 이들이 출근할 자리에 있던 계약직 직원들은 대부분 공백 상태라 청소년재단은 현재 심각한 업무 차질을 불러오고 있는 상태다.
이들이 출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 이동환 고양시장이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이 청소년재단의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데 이 시장이 2개월이 넘도록 임용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고양시는 이동환 시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출자출연기관 인력 채용을 1년에 1~2회 정도 통합채용으로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재단에 인력 공백이 발생해도 아무 때나 신규 인력 채용을 할 수 없다는 뜻. 이런 관계로 청소년재단은 늘 인력 부족 상태를 겪으며 최근에는 심지어 시설 운영시간을 단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격자 미발령 대기는 고양시장 때문이 아니라 행안부 방침 때문이라는 고양시
이에 대해 고양시의 한 관계자는 “시장님이 자의적으로 승인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7월말에 행정안전부로부터 ‘새 정부 지방 공공혁신방안’에 따라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 자율책임 역량강화, 공공서비스의 질 개선을 추진하고 지방 공공기관까지 이를 확산하라는 방침이 내려와 부득이 하게 채용을 승인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새정부 지방 공공혁신방안’은 지난 7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의결된 방침이다. △기능 △조직·인력 △예산 △자산 △복리후생에 걸친 혁신 방침으로 전국 350개 공공기관이 적용 대상이다.
하지만 청소년재단 합격자 발표는 7월 19일이고 행안부 공문은 열흘이 지난 후에 고양시에 내려왔다. 합격자 24명에게 이런 배경 때문에 채용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은 안내되지 않았다. 청소년재단 관계자도 “왜 채용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지는 소상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합격자 24명은 8월부터 지금까지 마냥 속을 끓으며 기다리고 있는 상태. 고양시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고양시는 현재 이 방침에 따라 공공기관 경영합리화를 위해 조직 진단과 인력 재배치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 조직 진단이 완료되야 24명의 정식 발령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시 관계자도 “갑자기 정부 방침이 변경되어 혁신을 하라고 하니 자신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빨리 이들이 정식 뱔령을 받을 수 있도록 조직 진단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 10월말안에 끝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혁신’한다며 청소년재단 업무 차질 야기에 채용자 대상 무책임한 ‘비혁신’행정 비판 고조
하지만 조직 진단이 10월안에 끝나도 고양시 예산담당관이랑 협의해야 하는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서 현재로서는 언제 정식 발령이 날지 오리무중인 상태.
고양시측은 “조직 진단이 종료되었다 해서 이 24명중에 탈락하는 사람은 없고 전부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합격자 24명이 5월부터 7개월 이상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발목이 잡혀 무작정 기다리는 상태에 놓인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익명을 요구한 청소년재단의 한 직원에 따르면 “1년만에 진행된 통합채용에 합격된 직원들이 2개월 넘게 시장의 승인이 없어 채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업무 공백은 말로 못할 정도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혁신을 한다면서 이미 합격자 등록까지 마친 구직자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기다리게 하고 청소년재단에는 공백 상태를 장기화하게 하는 고양시 행정 처리가 비혁신 아니냐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고양시청소년재단은 2022년 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과 기관장 평가 모두 A등급을 받은 기관으로 그 산하에 마두·토당·일산서구청소년수련관과 성사·탄현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진로센터, 주교·화정·행신 청소년 자유공간을 운영하는 고양시의 대표적 청소년재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