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하차해서도 뒷짐지고 걸어가..사고 현장 도착시간도 조작 의혹’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5분경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서 뒷짐을 진 채 이태원파출소로 이동하는 모습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 전 서장은 당시 용산경찰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한 뒤 밤 9시 47분경 이태원파출소로 출발해 10시경 녹사평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 전 서장은 녹사평역에서 이태원파출소까지 약 900m 10분 거리임에도 도보 대신 경리단길이나 하얏트호텔 등 우회로를 이용해 관용차로 이태원파출소에 진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극심한 교통 정체속에서 관용차 이동을 고집해 현장 도착시간이 늦어졌다. 도보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뒷짐을 진채 걸어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전 서장은 당시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보고’를 받아 사태가 심각한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고를 제대로 못 받았다고 하기에는 용산경찰서의 사고 수습이 너무 안일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 전 서장이 뒷짐을 진채 이태원파출소로 걸어가는 모습이 CCTV 찍힌 10시 59분에는 이미 수십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동선 시각도 은폐 의혹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이 전 서장이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시각이 밤 10시 20분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청 특별감찰팀이 조사 결과 밤 11시 5분으로 확인됐다.
용산경찰서 또는 서울경찰청이 비난 여론을 의식해 도착 시간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용산경찰서 뿐 아니라 서울경찰청, 경찰청 모두 사태 수습에 안일한 대응이었다는 지적이 높다. 구조 신고가 빗발치던 시점에 경찰 수뇌부의 대응은 한마디로 ‘해이’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