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환경단체들, 대통령실 서면 브리핑에 반발, 비난 성명 발표
낙동강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대구지역 환경단체들의 발표를 보도한 대구MBC가 4대강국민연합의 고발된 가운데, 대통령실도 지난 18일(금) 낙동강 수돗물 남세균 검출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자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출근길에 MBC의 보도등을 “악의적 가짜뉴스”라고 말하자 MBC 기자가 “뭐가 악의적이냐”며 반문한 것이 발단이 됐다.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MBC기자가 언쟁을 벌이자 대통령실이 “이게 악의적”이라며 10가지 이유를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 MBC의 가짜뉴스는 끝이 없습니다. 광우병 괴담 조작방송을 시작으로 조국수호 집회 ‘딱 보니 100만 명’ 허위 보도에 이어 최근에도 월성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줄줄 샌다느니, 낙동강 수돗물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느니 국민 불안을 자극하는 내용들을 보도했지만 모두 가짜뉴스였습니다. 이러고도 악의적이지 아닙니까”라며 낙동강 남세균 검출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단정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대구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 8월, 낙동강 전체에서 간 독성, 생식 독성 유발 마이크로시스틴(조류독소)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표는 대구MBC가 연속으로 방송했다.
그러자 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구MBC의 보도가 가짜뉴스라며 이승준 부경대 교수,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신재호 경북대 교수, 심병철 대구MBC 기자, 양관희 대구MBC 기자 등 모두 5명을 대구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대통령실이 이에 합세, 이를 가짜뉴스라고 비난하고 나서자 낙동강네트워크,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 문제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 / 환경운동연합이 20일 성명을 내고 “낙동강 녹조 대란 사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다. 윤석열 정부는 이 문제를 정쟁의 대상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로 봐야 한다. 그래야 진실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낙동강 수돗물에서 남세균이 검출된 것은 팩트고 남세균뿐만 아니라 남세균이 뿜어내는 독성물질까지 수돗물에서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 팩트”라고 주장했다.
녹조는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에 의한 현상으로 남세균은 세균이면서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며 짙은 청록색을 띄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조는 남세균이 급격히 증식하는 것을 말한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낙동강 오염은 이 나라 국립대학 연구자들에서 의해서 밝혀진 사실이다. 미국의 EPA(환경보호청)가 공인한 방법이자 미국에서 지금 행해지고 있는 조사방식 그대로 조사한 결과인데도 환경부는 민간에서 어렵게 조사한 결과를 팩트 그대로 받아들여 대책과 대안을 찾기는 커녕 민간 연구결과는 부정하고 축소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 국장은 “대통령실도 진실을 가짜뉴스라고 이야기하는 지경이니 환경부가 제대로 된 진실을 그대로 인정할 리 없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전혀 정치논리가 아니고 정쟁의 대상은 더욱 아니다. 어디까지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로 낙동강 녹조 문제를 봐주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200배 이상의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2022년 낙동강 녹조는 낙동강 물에서 최대 8600ppb(창원 본포)로 검출됐고 이는 미국 물놀이 기준 1075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렇게 심각한 낙동강 녹조물을 상수원수나 농업용수로 쓰고 있으니 물고기는 물론 수돗물이나 농산물에서도 녹조 독소가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식탁이 위험에 처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