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사람들’주관으로 19일 군산 예술의전당에서 제11회 문화제 열려
'한국의 슈바이처'로 칭송받는 쌍천 이영춘(1903∼1980) 박사를 기리는 문화제가 지난 19일 군산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故 이영춘 박사는 한국 농촌의료봉사의 선각자다. 평안남도 출신인 이 박사는 한국인 최초의 의학박사이기도 하다. 1935년 33세의 나이에 군산에 거주하던 구마모토 농장 부설 의료원인 자혜진료소장으로 부임해 군산, 김제, 정읍지역 가난한 농민들을 대상으로 의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공중위생의 선구자이기도 한 이 박사는 학교 위생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 1939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양호실과 양호교사 제도를 개정보통학교에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1948년부터는 결핵, 매독, 기생충을 3대 민족의 독으로 규정하고 그 퇴치를 위해 한국농촌위생연구소를 설립했다.
해방 후 군산에 개정중앙병원을 설립하고 치료와 교육에 평생을 바쳤다. 1970년대 초에는 전북 옥구군 관내 2000여명을 대상으로 당시 50원씩 조합비를 내고 무료진료를 받는 우리나라 최초 민간의료보험제도를 실시한 인물이다.
쌍천(雙泉)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의 삶, 영혼과 육체를 살리는 우물이 되고 싶어 하는 이영춘 박사의 마음을 담은 호(號)다. 쌍천이 활동했던 군산 개정(開井)은 '우물이 열리다'라는 뜻을 가진 마을이기도 하다.
이번 문화제는 쌍천 이영춘 박사를 알리고 그 정신을 잇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서쪽사람들’이 주관해 열렸다.
전주 MBC의 다큐멘터리 ‘시대와 인물-농민의 성자, 쌍천 이영춘’감상을 시작으로 막을 연 이번 문화제에는 테너 최재영, 소프라노 정수희, 최은숙 전북도립국악원 단원, 군산간호대생과 졸업생들이 출연해 가곡과 연극, 부채 산조, 기록물 문화재 등록 소개 등으로 진행됐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이영춘 박사님은 의료인의 희생 각오를 다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몸소 실천하신 자랑스러운 분이시자 일제강점기 의료환경 아래 농민들의 보건과 위생을 위해 헌신적인 인술을 베푸신 한국의 슈바이처 같은 분이디”라며 자신도 이 박사의 뜻을 기려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공공의료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올해 이 박사가 직접 기록한 '자혜진료소 일지', '개정중앙병원 일지', '농촌위생연구소 일지' 등 관련 기록물 3건을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자혜진료소 일지’는 이 박사가 1935년 군산 자혜진료소 소장으로 부임한 뒤 농장 소작인 2만여명을 진료하면서 쓴 기록이다.
‘개정중앙병원 일지’는 개정중앙병원에서 작성한 진료 기록으로 당시 농촌 주민의 건강 상태와 의료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1948년 농촌위생연구소를 설립한 뒤 쓴 일지는 기생충, 결핵, 전염병 등으로부터 농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펼친 각종 농촌위생사업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