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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독립운동 거점 '흥사단본부' 건물, 대한민국 품에

국가보훈처, 국외 독립운동사적지 보존 위한 해외 부동산 매입 첫 사례

by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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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개발회사가 인수해 철거 위기에 놓였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LA한인타운 인근 카탈리나길에 위치한 흥사단의 옛 본부 건물이 현지 한인사회와 단체,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게 됐다.


국가보훈처는 2일 “일제강점기,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재개발에 따른 철거를 막고, 독립운동사적지로서 보존하기 위해 지난 1월 31일(현지시각) 최종 매입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국외에 소재한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을 위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흥사단 발자취와 LA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의 역사


도산 안창호 선생은 민족의 자주독립과 부강한 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1913년 5월 13일, 한인 이민사회의 중심지 샌프란시스코에서 흥사단을 창립했다. 이후 12월에 흥사단 시카고지부 설립되고 하와이, 멕시코, 쿠바 등으로 조직이 확대되어 갔다.


1919년 3.1운동으로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1920년에는 상해에 흥사단원동위원부가 조직됐고, 이후 흥사단은 1945년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한 조직적 재정후원과 인재 양성 활동에 주력하며 현재까지 안창호(1962년,대한민국장), 송종익(1995년,독립장), 조병옥(1962년,독립장) 등 100명이 넘는 독립유공자를 배출했다.


1915년 샌스란시스코에서 LA로 이전하여 정착하게 된 흥사단은 노스 피게로아 거리(North Figueroa St.) 106번지의 미국인 소유 2층 목조건물을 세내어 약 14년간 사용한 뒤, 1929년 이번에 매입한 카탈리나 소재 건물로 이전했다. 노스 피게로아 거리의 흥사단 건물은 현재 다른 건물(콘도미니엄)이 들어서 있어 자취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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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은 1929년부터 이곳을 임대하여 사용하다 1932년 단우들이 어려운 형편에서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처음으로 단소(본부 건물)를 소유하게 됐다. 이곳은 1929년부터 1948년까지 흥사단 본부로 사용되다 광복 이후 본부가 한국으로 이전하면서 미주위원회로 개칭하고, 1979년까지 미국 내 한인들의 교육 및 사회활동과 권익 보호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철거 소식에서 최종 매입계약까지 숨가빴던 발걸음


1979년 연로한 단원들이 재정적으로 단소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자 매각하게 되었고, 이후 미국인 소유의 임대주택 등으로 이용됐다. 그러다 2020년 현지 중국계 부동산 개발회사가 재개발을 위해 매입, 2021년 철거 절차가 진행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외교부와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등 3개 부처가 합동으로 옛 흥사단 건물 보존 지원을 위해 힘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처음에 흥사단이 ‘민간단체’라는 이유로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옛 흥사단본부 건물이 가지는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로서의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LA 현지 독립운동 관련 단체인 흥사단, 도산 안창호 기념사업회,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등도 건물 보존 위원회를 구성했고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관리단(LA Conservancy), 아시아 태평양 섬 주민 역사보존협회(APIAHP, Asian&Pacific Islander Americans in Historic Preservaion)와 같은 역사보존 시민단체가 LA시의 역사․문화기념물(이하 사적지)로 신청하여 부동산회사의 건물 철거를 일시 정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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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흥사단 건물의 사적지 지정을 위한 1차 공청회(’21.7.15)와 2차 공청회(’21.11.4)에 한인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사적지 등록 권고’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사적지 등록 절차 진행으로 철거는 한시적으로 보류되었으나 건물의 온전한 보전 방안이 확보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소유자 측에서 흥사단 LA지부에 매각을 제의하자, 우리 정부는 소유자와 매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 흥사단 LA지부의 협조속에 최종 매입에 성공했다.


국내 흥사단 단우들 "흥사단의 뿌리가 보존 된것에 너무 기쁘다" 크게 환영


국가보훈처는 오랜 기간 공실로 비워져 있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 매입이 완료됨에 따라, 우선 내외부 안정화 작업을 실시한 뒤 연내에 건축물에 대한 기록화 작업 및 정밀 실측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관계 전문가와 한인사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건물 활용방안을 수립, 2025년 상반기까지 재단장(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한 후 2025년 8월 15일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LA시 사적지 지정이 완료되면 주(州) 및 연방 차원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해 우리의 독립운동자산이 미국의 문화유산으로도 보존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흥사단 단원들은 크게 고무된 반응이다. 흥사단 단원들의 단체톡방에서는 “흥사단의 뿌리(역사)가 보존 된것에 너무 기쁘다”, “흥사단 100주년 즈음하여 미국 방문시 먼발치에서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마음 놓고 들어가 볼 수도 있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성두 흥사단 이사장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보훈처의 이번 옛 흥사단본부 건물 매입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조만간 보훈처장님을 직접 찾아 뵙고 고마움을 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미주 독립운동 사적지를 잘 보존할 수 있도록 힘써준 흥사단 미주위원부와 LA지부, 그리고 미주 한인 단체 관계자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재단장이 완료되는 2025년 8월 즈음 또는 그 이전에 직접 미국을 방문해 개관이 차질없이 진핼ㅇ될 수 있도록 격려할 생각이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미주흥사단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http://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38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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