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흥사단간 청소년수련원 민간위탁 부실 논란

이상한 보성군청의 심사과정, 그리고 계약 만료 하루전 뒤바뀐 심사결과

by 이영일

전남 보성군이 설립하고 사단법인 흥사단 광주지부(아래 흥사단)가 3년 계약의 위탁운영을 맡아 지난 2017년 11월 1일부터 운영중인 보성군청소년수련원(아래 수련원)의 위탁 만료가 10월 31일로 종료되는 것과 관련, 새로운 민간 위탁단체 선정과정 결과를 두고 흥사단측이 심사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강력 반발, 그동안 재심사를 요구해 왔습니다.


보성군청은 계약 만료가 도래함에 따라 지난 9월 9일 수련원 민간위탁 사업자 모집을 공고, 3개 단체가 응모했고 흥사단은 탈락했는데요.


보성군청과 흥사단간 위탁협약에 따르면 최소 6월 30일 이전에 민간위탁 모집 공고를 냈어야 하는데 보성군청은 계약 만료 1개월전에 새로운 위탁단체 모집 공고를 낸 것이죠. 흥사단은 이를 두고 민간위탁 협약을 위반했고 심사도 졸속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20201030_165412.jpg

보성군청 "공고 기일 못 지켰지만 수시로 진행상황 공유"


이에 대해 보성군청측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12일 이미 민간위탁 사업자 모집 계획을 수립해 결재까지 받았으나 '보성군 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조례'상 의회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임시회가 계속 열리지 않아 공고를 하지 못했고 9월 8일 임시회가 열려 9월 9일 공고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상황을 흥사단이 임명한 수련원 원장에게 미리 충분히 설명했다고 강조했었습니다.


보성군청 주민복지과 임 모 계장도 "6월초 수련원을 직영할 것인지 다시 위탁할 것인지에 대해 군수께 보고후 민간위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한 결정 내용과 의회에서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음을 수련원에 직접 방문해 전달했다"고 입장을 밝한 바 있습니다. 임 모 계장은 "이후에도 수시로 진행상황을 공유했지만 의회 일정이 잡히지 않아 바로 공고를 못했을뿐 사전에 설명없이 갑자기 1개월전에 공고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었습니다.


여가부 지침과 보성군 조례 중 어느 것이 우선인가?


흥사단은 또 수련원 위탁운영기관 심사위원회 구성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2020년 여성가족부 청소년수련시설 관리 운영지침'과 '보성군청소년수련시설 설치 및 운영조례'에는 위촉 위원을 청소년 전문가 중 3명으로 구성하되 특정 성별이 위촉직 위원 수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죠. 흥사단은 심사위원장을 외부위원중에 호선하지 않고 부군수가 맡은 것도 여성가족부 청소년수련시설 관리 운영지침을 어긴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보성군청 관계자도 여성위원을 심사위원으로 배정하지 못한 것을 실수라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위촉직 위원은 전부 청소년 분야 전문가로 위촉했고 사업자 선정 심사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흥사단 주장을 반박해 왔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심사위원회에는 보성군 부군수, 보성군 자치행정국장, 보성군 주민복지과장, 보성군의회 모 의원, 순천제일대 모 교수, 보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등 6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의회 행정자치위원과 경찰관을 청소년 전문가로 볼 수 있는지는 생각해 볼 거리입니다.


심사위원장을 외부위원 중에서 호선하지 않고 부군수가 맡은 것에 대해서도 보성군청측은 '보성군청소년수련시설 설치 및 운영조례' 제8조에 심사위원장을 부군수로 하도록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보성군 조례상으로만 보면 위법은 아니지만 보성군청이 조례를 제정할 때 심사위원장을 외부위원 중에서 호선하라는 여성가족부 지침을 반영하지 않는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보성군청, 새로 선정된 위탁운영단체 조사 필요


새로 선정된 단체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었는데요.


20201029_094014.jpg

이번 공모에 응모한 단체는 흥사단, 청소년현장교육원, 남호청소년회 3개 단체. 이번에 보성군이 새로 선정한 단체는 청소년현장교육원으로, 흥사단은 이 단체가 지난 2014년 (사)남도청소년문화진흥원이라는 명칭으로 남도국제교육원을 위탁 운영할 당시 무자격자 경력 위조로 대표자를 선임하고 영양사와 청소년지도자가 없음에도 허위로 불법 운영해 논란을 야기하고 폐업했던 단체라고 주장, 비위 사실과 운영부실 전력이 있는 단체를 선정한 것은 명백한 부실 심사이며 위탁신청기관간 유착관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성군청 주민복지과 임 모 계장은 "흥사단이 주장하는 2014년도 당시 문제가 됐던 단체와 이번에 응모한 청소년현장교육원은 명칭과 대표자가 달라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후, 하지만 청소년현장교육원의 자격 조건에 문제가 없는지는 현재 조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소년현장교육원은 홈페이지가 없고 인터넷상 연락처를 찾을 수 없어 입장을 듣지 못했답니다.


흥사단은 이번 민간위탁 대상자 선정심사가 부실 심사로 얼룩졌다며 비위 전력이 있는 위탁운영기관 지정을 취소하고 재심사할 것을 촉구하며 지난 10월 14일 보성군청에 심사자료 일체와 심사결과표, 심사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일체의 자료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향후 법적 대응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었습니다.

하지만 보성군 관계자는 "공정한 심사 결과에 따른 조치로 재심사는 없을 것"이라 강조했는데요, 반전이 일어 났습니다.


보성군청소년수련원 민간위탁 결과, 계약만료 하루전 뒤바껴”


계약만료 하루전인 10월 30일, 보성군청이 흥사단측에 기존 선정자가 신청 자격에 결격사유가 있다며 흥사단으로 위탁자를 재선정했다는 공문을 발송한 것입니다.


1.jpg

흥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월 30일, 보성군청이 흥사단측에 아무 설명이나 전화도 없이 공문 한 장을 보내 흥사단을 위탁자로 선정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흥사단의 한 관계자는 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여러 문제점을 지적해 왔으나 공정심사를 했기 때문에 재심사는 없다던 보성군청이 계약 만료 하루전에 별다른 설명도 없이 공문 한 장만 달랑 보내왔다”며 이미 여러 집기를 이전하는 등 정신적, 물리적 피해가 크다며보성군청의 무성의와 안일한 심사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한편 보성군 관계자는 “신규 민간위탁 선정단체인 청소년현장교육원의 자격 요건을 추가로 확인하던 중 다른 문제는 없으나 국공립 청소년시설 위탁운영 경력이 없어 이를 해당 단체에 통보했고 청소년현장교육원측도 이에 동의해 선정자를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보성군청과 흥사단간 심사과정 논란은 결과적으로 흥사단측 승리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보성군청과 흥사단간의 감정 앙금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흥사단측은 여전히 심사과정에 유착관계 의심이 존재하고 군청측이 제대로 된 검증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보성군청측이 민간위탁 계약 공고를 좀 더 신경써 계약기일을 지키고 흥사단이 문제가 있다는 선정단체에 대해 좀더 빠르게 조사했다면 이런 논란은 붉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청소년계의 중론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보성군과 흥사단간의 문제는 아닙니다. 청소년계가 유심히 이 과정을 관심있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본에게는 항의하면서 우리는 외국 학생 차별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