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학교내 휴대전화 수거후 하교때 돌려주는 것은 인권침해.
지난 4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학교에서 아침 조례시간에 청소년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했다가 하교할 때 돌려주는 학생 생활규정은 헌법상 일반적 행동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고 이 규정을 개정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이같은 판단은 한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인권위에 진정을 낸 것에 출발합니다. 교사들이 교직원회의에서 이러한 방법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시행한 것도, 실제로 사용하는 휴대폰인지 교사와 선도부원이 개인 휴대폰을 켜 보는 것도 인권 침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휴대폰은 사실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분신처럼 자리매김해 있습니다. 이는 휴대폰의 진화에 따른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과 문화컨텐츠적 트랜드의 영향에 따른 시대적 흐름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청소년들에게 휴대폰은 그저 단순한 통신수단이 아니라는 뜻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청소년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안에서는 이러한 시대 환경의 욕구를 충족하거나 대리 만족할 수 있는 컨텐츠적 환경이 부족합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Two-way communication)의 자세와 그 질적, 양적인 모바일(Mobile) 교육이 학교에서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러니 휴대폰을 반강제적으로 수거 또는 압수했을 때 느끼는 청소년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욕구불만(Frustration)은 내 신체 일부를 저당하고 감금한다는 인권침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휴대폰 때문에 교실안에서 갈등이 유발되는 현상이 존재함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도대체 휴대폰 때문에 수업이 안 될 지경이라고 말하는 교사들도 상당수죠. 게다가 불법 촬영, 사이버 폭력, 휴대폰 중독 문제들도 간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단호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함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교사가 교권을 침해당하고 있으므로 학생의 인권과 충돌해 휴대폰을 사실상 빼앗는 규제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인권위의 이번 권고는 헌법상 행동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를 중점적으로 본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실 이러한 인권위 권고는 그전에도 계속 반복되어 왔죠. 이제는 디지털 시대의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겠다면서도 아날로그적 규제와 낡은 통제적 시스템을 존치하는 관행을 잘라내야 합니다. 휴대폰 수거가 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지 청소년을 통제하고자 하는 것인지에 따라 해법의 접근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참여와 자치가 중요한 시대에서 여건과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우리 청소년들은 수업시간을 저해하는 휴대폰 벨소리를 교사와 함께 환한 웃음소리로 바꿀 능력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휴대폰 관리의 방법을 정하도록 기회를 주고, 각종 휴대폰으로 인한 문제와 범죄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며, 학생인권의 정당성이 확보되도록 아이들의 시각에서 생각하고 사고하는 판단을 먼저 학교가, 교사가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실천하길 권합니다.
학교가 그럴 기회도 마련해 주지 않았으면서, 학교가 그런 노력도 하지 않았으면서 휴대폰 문제의 원인이 청소년들에게 있다고 단정하고 휴대폰을 학생들로부터 빼앗는 방법부터 강구하면서 휴대폰 소지 금지가 인권침해라는 청소년의 호소도, 인권위의 결정도 모두 무시한다면 우리 학교는 정말 휴대폰만도 못한 소통의 고장난 공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