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할까”

여성계와 청소년계 모두 신임 잃은 여가부, 장관부터 경질해야

by 이영일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성인지 집단학습 기회"라는 발언을 내놓았었죠. 이 발언은 야당의 비판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시민단체와 여성단체의 강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결국 민주당 내부에서 여가부장관을 조속히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가부장관 경질은 그야말로 초읽기인 셈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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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는 그동안 부처의 존재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 끊임없는 논란을 야기해 왔습니다. 양성평등을 위한 부처인지 여성만을 위한 부처인지, 남성 역차별 논란을 끊임없이 반복해 왔고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보호도 적극적이지 않아 여성단체들로부터도 되려 손가릭질을 받는 처지에 놓여 왔습니다.


여가부는 청소년정책 부처이기도 한데 이미 청소년계에서는 여가부에서 청소년정책을 빼내야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가부에 대한 청소년계의 불만은 이미 불신을 넘은 상태라 보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6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 여가부의 명칭에 ‘청소년’을 넣어 ‘여성청소년가족부’로 명칭을 변경, 청소년 주무부처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하겠다던 여가부는 올 5월에 청소년 정책의 대전환을 괴하겠다며 '포용국가 청소년정책 방향'을 발표했지만 여기에서 명칭 변경은 쏙 빼놨습니다. 청소년계가 십수년동안 요구해 온 주장도 한순간에 묵살한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청소년정책에 대한 의지도 없는데다 청소년 현장과의 소통은 물론, 오히려 고압적이고 실적 위주의 전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가 여가부에 대해 사실상 기대를 포기한 주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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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여가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여가부 폐지론에 대해 지난 7월, 최성지 여성가족부 대변인은 그 이유를 "국민들이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사차원적인 발언을 내놓았고, 8월말에 이정옥 여가부장관은 ”국민들이 이해가 부족해서“라는 어이없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었습니다. 이제는 장관의 "성인지 집단학습 기회" 발언으로 그야말로 여가부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셈이 됐죠.


여가부가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은 부처의 성격이 모호해서입니다. 애당초부터 여성가족 업무에 청소년을 끼워넣은 것 자체부터가 문제입니다. 여가부장관이 8월 기자 간담회에서 ‘청소년 주무부서는 교육부’라는 어이없는 발언을 한 것도 여가부내에서 청소년정책이 얼마나 하찮은 업무로 취급되는지 단적으로 보여 줍니다.

여가부가 ‘양성평등 부처가 아니라 여성단체 아니냐’는 논란도 여가부 직원의 69%가 여성으로 채워져 있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여가부의 정체성은 이미 뒤죽박죽되어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여성, 가족, 청소년 분야에서 모두 질책을 받고 있는 여가부의 갈짓자 행보를 더 이상 보지 않길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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