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앞에서 '투쟁' 외친 경찰들

윤석열 정부에서 부활한 기동순찰대 효율성 논란

by 이영일
1.jpg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6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동순찰대는 처음부터 실패한 조직"이라며 해체를 촉구했다. ⓒ 이영일


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 평소보다 많은 경찰관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여는 단체들을 경비 또는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피켓을 들고 현수막을 펼치고 경찰 수뇌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하러 온 여러 사람들이 이 보기 드문 광경을 보며 신기한 듯 바라봤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아래 경찰직협)은 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동순찰대는 처음부터 실패한 조직"이라며 해체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7월 29일에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때 기동순찰대 부활...경찰 내부에서 효율성 없다 주장 나와


기동순찰대는 우리가 흔히 들어 온 오토바이 순찰대가 아니라 강력 사건, 이상 동기 범죄를 예방한다는 취지로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해 2월 2600여 명 규모로 신설된 조직이다. 원래 존재했던 조직이지만 2016년 사라졌는데 윤석열 정부 때 부활한 것.


기동순찰대 부활은 2023년 7월에 발생한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8월에 발생한 분당 최원종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계기가 됐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범인은 (사망) 2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최원종은 차를 몰고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인근 인도로 돌진해 백화점 안으로 들어간 후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전국 시도경찰청에 산하에 조직된 기동순찰대는 경찰서 강력팀에서 인원을 차출해 취약 지역 집중 순찰활동에 투입되고 있다. 그런데 이 기동순찰대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IE003506233_STD.jpg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소속 한 경찰관이 경찰 수뇌부를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 ⓒ 이영일


경찰직협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청 지휘부가 현장의 반대에도 정치적 기획으로 강행했다. 현장 반대에도 근거 없는 공포 마케팅으로 장갑차까지 동원하며 이를 강행했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현장 경찰이 감당하고 있다. 자원 없이는 근무도 어렵고 불의의 피습을 대비한 2인 1조 근무 원칙은 무의미해졌다. 야간 근무 뒤엔 쉬지도 못한 채 교육에 끌려가는 현실, 이것이 지금 경찰 조직의 민낯"이라며 강하게 지휘부를 비판했다(관련기사: 길거리에 장갑차 등장한 한국이 우려되는 이유 https://omn.kr/253dc).


"지구대 인력 쪼개 보고와 홍보에만 집중, 즉시 해체해야"


노규택 경찰직협 사무총장은 기자에게 이 기동순찰대가 사실상 '비합법적' 조치라 설명했다. 기동순찰대가 실적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지구대와 파출소 인력의 업무 부담만 가중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


노 총장은 "형사를 기동대로 돌리고 지구대 인력을 쪼개 쓰며 오직 보고와 홍보에만 집중했다. 이건 정책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 범죄다. 심지어 비판을 막기 위해 지휘부가 전국경찰직장협의회를 탄압했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연합협의회 대표를 부정하고 내부망 게시판 계정까지 강제 폐쇄해 언로도 막아 버렸다. 이것은 단순한 내부 다툼이 아니다. 현장을 무시한 권력 남용이며 공직 내 민주주의의 붕괴"라고 성토했다.


경찰직협은 경찰청 지휘부를 향해 ▲ 기동순찰대 즉시 해체 ▲ 형사기동대 폐지 및 광역수사대 체계로 복원 ▲ 조직 개편은 위에서가 아닌 현장에서 시작할 것 ▲ 경찰직협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기동순찰대 인력을 축소해 스토킹·보이스피싱 등 민생 수사 인력으로 충원하는 방향의 조직 개편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기동순찰대 인력을 330명 줄이고 수사과와 형사과 인력을 각각 422명, 75명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https://omn.kr/2eu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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