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7세 고시는 아동권리 박탈 행위'

인권위, 교육부에 극단적 선행 사교육 해소 필요 의견 표명

by 이영일
7세고시인권위제소기자회견 (43).jpg ▲아동학대 7세 고시 고발단이 지난 4월 16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세 고시’가 아이의 유아기를 강제로 뺏는 반인권적, 반교육적 아동학대이자 심각한 범죄행위"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교육부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7세 고시'가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지난 14일 '7세 고시' 등 조기 사교육 해소와 모든 아동이 건강권과 발달권을 누릴 수 있는 사회 조성을 위해 교육부에 관련 법령과 지침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 유아기 사교육 실태조사 및 정보공개 의무화 ▲ 영유아 대상 과도한 수준의 레벨테스트 및 시험 기반 유아교육기관 규제 방안 마련 ▲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극단적 선행학습 형태의 외국어 읽기·쓰기 교육이 성행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법령이나 지침 마련 ▲ 외국어 교육 숙달을 목표로 영유아에게 별도의 외국어 학습이 과도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예방할 조치 마련 ▲ 놀이·탐색 중심의 영유아기 교육 강화 등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같은 인권위의 의견 표명은 지난 4월 '아동학대 7세 고시 국민고발단' 826명이 "극단적 선행 사교육의 형태가 아동 기본 권리인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제기한 진정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61283_41923_4753.jpg ▲지난 4월 16일, 7세 고시 인권위 진정에 참여한 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진정서를 직접 인권위에 접수하고 있다. ⓒ 이영일


인권위는 '7세 고시' 등 극단적 선행학습 형태의 조기 사교육이 아동이 누려야 할 놀이·휴식·자기표현의 시간을 박탈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러한 사교육 행태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교육권 및 아동복지법을 비롯해 유엔 아동권리에 관한 협약이 규정하는 휴식, 여가, 놀이, 오락 활동, 문화생활 및 예술에 대한 아동의 권리 등에 명백히 반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아동학대 7세 고시 국민고발단'이 진정과 함께 제기한 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7세 고시'를 시행하는 민간 학원이 인권위의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이에 대해 국민고발단은 아쉬움을 표하고 "국회, 인권위, 교육부, 교육청은 과도한 선행학습에 대해 서로 책임을 미루며 폭탄 돌리기를 할 것이 아니라 관리 감독권을 강화해 마케팅 광고 조사, 원가를 조사하고 과도한 이윤을 착취하는 유아영어학원에 대한 점검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국민고발단은 또 "세무조사, 감사원 고발 등 단호한 수사를 촉구하며 취학전 1년 의무교육도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구조적이고 근본적 과제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인권위의 의견 표명에 대해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아래 유치원교사노조)도 환영 입장을 표했다.

61283_41924_4828.jpg ▲서울특별시 강남3구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유치원 현황. ⓒ 국회의원 강경숙 2024 국정감사 자료집


유치원교사노조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인권위 의견에 깊이 공감하며 이번 의견 표명이 실질적인 조기 유아 사교육 경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과제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관련 기사 : 커지는 '7세 고시'논란...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변경해야", https://omn.kr/2cx3n)

유치원교사노조는 또 "단순한 규제와 관리·감독만으로 편법적 사교육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교육당국이 조속히 실질적인 조기 유아 사교육 경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할 것과, 구체적으로 국가 책임 아래 보조인력의 안정적 배치, 학급당 유아 수 감축, 보건인력과 전담교사 확보, 유치원 교육시설 개선, 단계적 유아 의무교육 추진을 요구했다.


한편, 아동 인권침해를 멈춰야 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표명하기로 결정한 권리위원 중에 여성가족부장관으로 지명된 원민경 변호사가 포함돼 있어 주목을 끌었다.

https://omn.kr/2f2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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