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시민의 힘이 원동력”

창립 31주년 맞는 참여연대 이지현 사무처장과의 대담

by 이영일
3.jpg ▲ 'NGO피플'이 참여연대 이지현 사무처장을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 만나 그간 참여연대의 발걸음을 들어봤다. [이영일 기자]

“참여연대를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권력에 대한 감시와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를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입니다”


올해 창립 31주년을 맞는 참여연대.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시민이라면 이 ‘참여연대’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시민운동을 주도해 왔다.


권력감시를 자임하며 광범위한 시민들의 적극적 지지와 참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순을 개선하고 각종 비리를 타파하기 위해 31년째 발로 뛰고 있는 참여연대를 실무적으로 지휘, 관리하고 있는 참여연대 이지현 사무처장을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 만나 그간 참여연대의 발걸음을 들어봤다.


참여연대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고 어떤 활동을 펼쳐왔나요?


“오는 9월 10일이 참여연대 창립 31주년이 됩니다. 민주화 이전에는 거리에서 투쟁으로 그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했다면 군부독재 시절이 지나가고 문민정부가 막 들어섰을 시기에는 권력이 작동하는 그 날마다의 과정들을 감시하는 것이 주권자의 몫이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것을 하겠노라라고 자임을 한거죠”


TEHETH.jpg ▲참여연대는 지난 1994년 9월 10일 창립됐다. 올해로 창립 31주년을 맞는다. [참여연대 제공]


처음 참여연대 태동기에는 전문가 그룹과 법조인 그룹, 운동을 해왔던 청년학도들과 재야운동가 세 그룹이 주축이 됐다. 참여연대는 창립때부터 우리나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국가 권력에 대한 감시운동이 한 축이고 복지나 민생 같은 시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사회 경제적인 개선운동이 또 한 축이다. 또 한 축은 평화군축센터의 국방 영역이다. 국방이나 안보 같은 분야도 시민의 감시가 있어야 된다는 취지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를 시민의 목소리로 활동하고 있는 것.


“저희 참여연대는 권력 감시를 스스로 자임했기 때문에 우리가 감시하는 권력으로부터 지원금도 받지 않았고 경제 권력 감시운동을 같이 해 왔기에 재벌 대기업의 후원도 받지 않아요. 소액 다수의 시민 후원이나 회비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사단법인은 아니고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이 되어 있다. 사무처장을 비롯해 총 45명이 상근 활동가로 참여연대를 가동하고 있다.


이지현 사무처장은 정당으로 치면 권리당원 같은 회비를 내는 회원이 2만여명이 넘는다고 소개했다.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회원이라는 개념은 원래 없다고 한다. 그 외에도 참여연대 활동 참여 등으로 연결돼 지속적으로 소통이 온라인상으로라도 가능한 분들은 약 18만명에 이른다. 이 외에도 각각 활동과 일시 후원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5.jpg ▲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건물 전경. [이영일 기자]


이지현 사무처장과 참여연대와의 인연


이지현 사무처장은 대학 졸업 이후 2000년도 초에 마침 낙천낙선운동을 준비하던 총선시민연대와 연결이 되어 4~5개월 정도를 당시 안국동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밤낮없이 총선연대 활동에 집중했다. 그것이 인연이 또 되어 참여연대 간사로 2001년부터 참여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이전부터 참여연대와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었다.


“총선시민연대에서 거의 후보자 자료조사의 기초 작업을 맡아 밤세며 일했어요. 학생운동 마치고 사회에 나오면서 우연한 기회에 총선시민연대에 인연이 닿았지만 사회운동을 진로로 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 1년여간 어떻게 살까 고민하다가 결국 시민운동을 택했어요. 2001년 초에 참여연대에서 정기채용이 있었는데 낙천낙선운동 이후에 참여연대의 활약을 지켜보다가 지원을 했습니다”


참여연대도 시민운동단체이면서 또 노동자로서 일하는 일터라서 정관이 있는데 여기에 사무처장은 임원에 속한다. 모든 임원의 임기는 2년인데 연임이 가능하다. 이 사무처장은 4년차 임원인 셈.


“참여연대가 했던 운동들 중에서 낙천낙선운동과 소액주주 운동 등 기념비적인 활동은 굉장히 많다고 할 수 있는데요, 참여연대 독자 활동은 아니지만 지난 박근혜 정부 말미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지만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권력자로 인한 국정 농단과 국헌 문란으로 큰 위기에 처했을 때 참여연대의 주특기인 권력 감시운동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합니다”


45명의 상근활동가와 230명의 전문 자원활동가들, 그리고 수많은 자원활동가들


4.jpg ▲이지현 사무처장이 참여연대가 구축한 권력 감시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영일 기자]


이 사무처장은 기자에게 참여연대가 구축한 검사 등 법조인과 국회의원들처럼 참여연대가 감시하는 대상의 개별 개인들의 파일을 구축한 사이트를 노트북으로 소개해 줬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의 경우 한명의 의원이 어떤 법안에 관심을 가졌는지, 대표 발의한 것은 무엇인지, 상임위 활동은 어땠으며, 출석은 어땠고 어떤 회의에 어떻게 들어갔고 현장에 있었나 없었나 등 세부적인 데이터가 19대 국회때부터 세밀히 구축되어 있었다.


“이런 자료들은 참여연대 활동가들이 직접 수집합니다. ‘그사건 그검사’ DB사이트의 경우 참여연대가 매년 발간하는 ‘검찰보고서’와 연계되어 있어요. 언론 기사도 보고 공소장도 구해보고 법원 판결이 나면 판결문도 수집해서 개요와 주요내용, 평가를 정리해 둡니다. 이런 권력 감시의 기초와 토대를 갖추고 이것을 주권자인 시민들이 직접 확인을 해서 볼 수 있게끔 하는 활동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전문성을 갖춘 참여연대의 상근활동가, 즉 간사들을 선발하는 기준은 무얼까? 이 사무처장은 이를 “정말 시민운동을 하고자 하는가”라고 단호히 말했다.


“채용과정에서 논술도 보고 필기 시험도 있지만 가장 우선해서 보는 것은 시민운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있는가, 정말 참여연대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것이 얼마나 진심인가가 가장 1순위인 것 같아요”


이 사무처장은 상근활동가 외에도 사실상 자원활동가라고 호칭하는 비상근 전문가 임원들과 시민 자원활동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비상근 전문가 임원들의 경우, 활동비나 교통비도 받지 않는데도 일종의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연대와 함께 한다.


전문가 임원들은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각각의 실행위원회 회의에 참여하고 일상적으로도 소통하면서 해당 분야의 입장이 나가야할 때 함께 준비하고 기획한다. 이런 인원이 230여명에 이른다. 이 사무처장은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견인하는 참여연대의 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일상의 제약으로 인해 내가 일상적으로 직접 나서서 하기는 어렵지만 나를 대신해서 참여연대가 앞장서 주는 운동을 지지한다는 공감이 참여연대 회원들한테는 매우 큽니다. 참여연대가 어떤 눈치도 보지 않고 해야 될 이야기를 할 때 소수의 목소리라 할지라도 정당한 목소리를 낼 때, 더 힘을 주시는 것 같아요”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지만"...내가 가야 할 길은 '시민운동'이다.


1.jpg ▲이지현 사무처장은 2001년 참여연대 간사를 시작으로 활동해 온 24년차 참여연대 활동가다. [이영일 기자]


이런 시민의 격려와 힘, 지지속에서도 이 사무처장도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다고 한다. ‘정말 계속 운동을 해야 될까’라는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는 그 무렵이었다고 한다.


“무언가 뭔가 문제가 있는 후보가 ‘한반도 대운하’라는 공약을 내놓고 ‘다스의 주인이 누구냐’ 이런 것도 규명이 돼야 되는 과정이었는데 그때 정당한 평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그렇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우리가 무엇을 바꿔가고 있는 거 맞나,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는건가 이런 생각을 좀 많이 하면서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그때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을 좀 했었고 지치는 시기였어요”


슬럼프가 찾아온 이 사무처장은 한달 정도 쉬면서 여행도 하고 때로는 혼자 멍하니 있는 시간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선배, 동기, 친구들하고 많이 얘기를 나누면서 결국은 다시 마음을 돌아보니 너무 너무 힘들었는데 ‘나는 계속 이 운동을 하고 싶은거다’라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여전히 변함없이 시민들의 동지로 함께 서겠습니다”


1시간 가량의 대담을 나눈 후 기자가 이 사무처장에게 ‘시민들에게 당부 또는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사무처장은 갑자기 30주년 초청장을, 31주년 초청장을 보내면서 본인이 썼던 글이 갑자기 생각났나며 소개해 줬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에도 창립 31주년 준비하면서 정말 새삼스럽게 광장에서 날마다 벅차 올랐던 그 순간들이 생각 났어요. 사실 참여연대가 했던 일은 그중에 아주 일부분이고 대부분의 것들을 시민들이 해내신 거죠. 우리가 시민들을 끌고 온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저희를 끌고 갔던 것 같아요. 과거의 운동은 운동이 앞서고 뒤에 따라오는 운동이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고 시민들이 정말 여러 역사적 경험을 통해 많이 자력화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또 다른 언덕에 올라야 되는 시간이 된 것 같은데 그 길에서도 여전히 변함없이 시민들의 동지로 함께 서겠습니다”


KakaoTalk_20250829_191338199_08.jpg ▲우리가 시민들을 끌고 온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저희를 끌고 갔던 것 같다는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영일 기자]


이 사무처장은 광장에서 외쳤던 사회대개혁,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참여연대가 지금보다 더 열심히 뛰겠다’며 참여연대를 비롯해서 시민운동에 많이 관심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어떤 권력이라도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한다는 것이 참 진리 같고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힘이 참여연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듯 참여연대의 주인이 바로 시민이라는 이 사무처장의 말속에서 왜 참여연대의 활동이 강하고 자신있게 전개되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본 기자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세상의 바른 가치를 세우고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하는 모든 참여연대의 활동가분들과 바쁜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지현 사무처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12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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