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란 이사장 "그 무엇보다 사랑의힘이 제일 큽니다"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감과 연대를 이끌어 나가는 '사랑의힘'

by 이영일

지난 2007년부터 고위험군과 위기 청소년을 위해 힘써오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이 있다. 그 어느 힘보다도 사랑의 힘이 가장 우리 청소년들을 위하는데 가장 큰 무기라는 이 사회복지법인의 이름은 바로 ‘사랑의힘’이다.


'사랑의힘'은 지난 1989년부터 우리 사회 소외된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선의의 사람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그 태동이 시작됐다. 초기에는 철거민들과 함께 무학동 빈민센터 세입자대책위 활동으로 시작했고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CLC이주민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는 빈곤의 대물림을 끊는다는 목표하에 돌봄+교육의 비전으로 사회복지법인 '사랑의힘'을 설립하고 CLC지역아동센터와 CLC다문화지역아동센터 등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후 18년간 취약계층 아동, 청소년의 돌봄과 교육에 위한 청소년 전문 법인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한국NGO신문>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랑의힘' 사무실에서 최혜란 이사장을 만나 '사랑의힘'의 역사와 발걸음에 대해 들어봤다.


CLC에서 시작된 고위험군과 취약계층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랑의힘'

216675_217973_487.jpg ▲ 사랑의힘 태동기 역사. [사랑의힘 홈페이지]


'사랑의힘'은 2007년 설립됐지만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CLC(Christian Life Community)를 논하게 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바탕으로 이냐시오 영성을 살아가는 국제 가톨릭 평신도 공동체로서 교황청 평신도 협의회 구성원이라는 뜻을 가진 CLC는 우리나라에서 1989년에 시작됐다.


“처음에는 철거민촌에 들어가 공부방도 하고 직접 거기서 살면서 활동을 하신 분들도 계시고요. IMF 시기에는 실직노숙자 신문 ‘더불어한길’을 내기도 했죠. 새만금 살리기 운동도 하고 국회의원 낙천낙선운동에 참여하기도 천주교 안에서 영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 참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천주교 시민학교 같은 것도 열었던 적도 있고 2002년에는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CLC이주민센터를 열기도 했습니다”


최 이사장은 이렇게 활동하던 중 가톨릭의 범위를 좀 벗어나서 사회적으로 공신력을 가지고 투명하게 세상 속에서 이런 활동들을 제대로 해보자는 사람들이 생겨났는데, 한 축은 CLC 회원들이고 한 축은 이 뜻에 공감하는 일반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기금을 모아서 만든 것이 사회복지법인 '사랑의힘'이라고 설명했다.


'사랑의힘'이라는 사회복지법인을 한마디로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냐는 질문에 최 이사장은 “고위험군과 취약계층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감과 연대를 이끌어 나가는 그런 활동을 하는 사회복지법인”이라고 설명한다.


선택과 집중 통해 '청소년'들만을 위한 사회복지법인으로 항해를 시작하다

216675_217975_5151.jpg ▲사랑의힘 운영 기관. [사랑의힘 홈페이지]


2007년 설립 이후 최 이사장은 사랑의 힘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설립 초기부터 CLC지역아동센터와 2009 CLC다문화지역아동센터가 만들어지고 2012년부터 CLC희망학교 금천, CLC희망학교 용인, CLC희망학교 부산 등이 하나씩 만들어졌는데 '사랑의힘'이 산하기관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실제로는 CLC에서 운영을 하다가 2018년도에 법인으로 일원화되는데 그 과정에서 '사랑의힘'에 합류하게 된 것.


“처음에는 지역아동센터 초등생을 만났습니다. 이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입시제도 속으로 급속하게 빨려 들어가더라구요. 초등학생까지는 상대적으로 줄을 세우지는 않지만 중학교에 딱 가면 성적 순으로 줄을 세우면서 정서적인 문제가 사춘기하고 맞물려서 화산 폭발하듯이 막 일어납니다. 이 시기가 성인이 되기 바로 직전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데 밀착해서 돌보는 데가 거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초등학생은 다른 분들이 하도록 하고 우리는 청소년을 만나자라고 결정을 한 거죠”


현재 '사랑의힘'은 청소년을 만나는 희망학교 세 곳과 테크놀로지 미디어 기술과 아트가 결합된 융합형 교육학교인 꿈이룸학교, 영등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영등포 교육복지센터를 직영 또는 위탁으로 운영중이다. 한두명밖에 없었던 직원이 지금은 다 합쳐 56명으로 커졌고 연간 12만여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청소년들을 만나다보니 '청년'이 보였다!

216675_217978_579.jpg ▲ 2023년 6월 8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문을 연 '모락모락' 개소식 모습. [이영일 기자]


2년전에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3천원으로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는 ‘모락모락’도 열었다.


청소년들을 만나다 보니 청년이 된 그들이 자신의 학업이나 진로뿐 아니라 가족의 빚이나 부모님의 질병 등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점점 고립되고 주변에 조력자나 지지자가 없이 사회관계망으로부터 소외되는 현상들을 보며, 청년들도 동반해야 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모락모락’의 문을 열게 된 배경이 됐다.


“단순히 밥만 파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 같이 공동체를 이루고 그 다음에 그 청년들끼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지역에서 청년들이 중심이 된 공동체가 점점 커져서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싶은거죠. 그런데 마을공동체를 저희가 참여해 보면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소외돼요. 먹고 살만한 사람들, 시간 있는 사람들이 보통 하시고 가난한 사람들은 외곽으로 다 밀려 나는거죠”


최 이사장은 단순히 기관 몇 개를 운영하고자 법인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그 네트워크 안에서 만나는 다른 단체나 또 선의의 사람들을 통해 여러 목소리를 세상에 내는 것이 '사랑의힘'의 근본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공감과 연대의 플랫폼을 만든다고 보면 될 듯 하다.


어떻게 살 것인 뒤늦게 고민하다 CLC와 만나며 사회복지의 길에 나선 동시 통역사

216675_217979_112.jpg ▲ 최혜란 이사장은 2005년 우연히 한 성당에서 CLC의 영성 강좌에 대한 조그만 포스터를 보았는데 그 ‘어떻게 살 것인가’가 그렇게 크게 다가왔다고 말한다. [이영일 기자]


최 이사장은 독일어 동시 통역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독문학을 전공하고 통역사의 길을 걷다가 결혼 후 캐나다와 일본에서 거주하던 최 이사장은 2004년 경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어떻게 살아야 되고 내가 무엇을 목표를 두고 살아야 되는지 삶의 목적에 대해서 근원적 질문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2005년 우연히 한 성당에서 CLC의 영성 강좌에 대한 조그만 포스터를 보았는데 그 ‘어떻게 살 것인가’가 그렇게 크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때 제 모든 의문이 해결됐어요. 제가 막 힘들어하던 일들이 나에게 미션이라고 깨닫게 된 거죠. 미션이 개인적인 미션도 있고 사회적으로 가난한 사람들 돌보는 것도 미션인데, 그냥 하고 살아야 되는 일들이구나 그게 내 삶 자체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고민이 풀린거죠. 내 주변의 일에만 관심을 갖던 내 과거의 삶에서 이제는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한 계기가 된 거예요”


최 이사장은 '사랑의힘' 이사로 파견돼 참여하면서 거의 2주에 한번씩 회의를 하고 실제 사무국에서 처리해야 될 일들을 이사진에서 많이 논의를 했다고 한다. 남들이 보면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회의도 너무 오래 하고 ‘회의하다가 죽겠다, 회의가 많은 기관은 망한다’ 이런 말까지 듣기도 했을만큼 산적한 일이 많았다.


'사랑의힘'이 설립된 것은 2007년이지만 13년이 지난 후인 2020년까지도 재정적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나름 안착한 상태이지만 늘 재정의 열악함이 힘든 문제이기는 마찬가지.


"우리 사회 안으로 좀 더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고 싶다"

216675_217980_530.jpg ▲ 꿈이룸-희망학교 창의일터프로그램 한 장면. [사랑의힘 제공]


최 이사장은 이사로 있을 때도 물론 재정 걱정을 했지만 최종 책임지는 것이 아니여서인지 좀 안이한 생각이 솔직히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사장이 되고 나서는 이렇게까지 돈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돈을 만들어야만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후원자들을 더 모으고 좋은 사업들을 따내고 할까 이런 고민들을 늘 한다는 것. 최 이사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서 우리 사회 안으로 좀 더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고 싶은 꿈이 있다고 했다.


“단순히 학교를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를 넘어 청소년의 어려움에 대해서 세상 속에 목소리를 내고 관심을 끌어들이고 청소년을 대변해서 크게 스피커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굉장히 미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활동 위주인데 그런 활동들을 넘어서서 그다음 단계로 목소리를 내는 그런 일들을 좀 더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재정이 부족해서 그런데 전문가들을 초대해서 연구소도 만들고 싶어요. 전문가들이 모여서 정책 제안 같은 것도 하고 싶은데, 제가 언제까지 이사장으로 있을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기반 위에 올려놓고 물러날 수 있으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진짜, 진심으로 합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216675_217981_84.jpg ▲ 최혜란 이사장은 시민들에게 '사랑의 힘'에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했다. [이영일 기자]


최 이사장은 시민들에게도 사랑의 힘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청소년들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 있건 편견을 버리고 선입견을 버리고 사랑으로 감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랑의 힘은 그런 일들을 하는 데 있어서 ‘진짜’ 합니다. 그냥 사회복지법인이기 때문에 복지 차원에서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합니다. 후원도 많이 필요합니다. 허튼 데 쓰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변치 않을 것을 약속드려요.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재정적 후원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사회에 가난하고 어려운 자, 고민과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어떤 힘이 필요할까?


시민의 힘도 필요하고 정치의 힘도 필요하고 제도의 힘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바로 사랑의 힘이 그 모든 힘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16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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