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보람초 6학년 18명, 10월 31일 교육부 앞 기자회견
“버려지는 펜이 환경과 건강을 위협하는 거대한 산이 돼요. 학교에서 친환경 문구 용품을 사주세요.”
지난 10월 31일, 교육부 앞에 초등학생들이 모여 “친환경 문구·교구를 우선 구매해 달라”며 손피켓을 들고 폐마카 700여 자루를 쌓아놓고 기자회견을 벌이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이들은 세종시 보람초등학교 6학년 라온반 18명의 어린이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세종시 관내 8곳의 초등학교에서 폐마카를 수거했다. 한달간 모인 폐마카는 무려 700여개였고 한 학교로 따지면 87~88개 분량이었다. 이를 초중고 11,835개교로 단순 환산하면 매년 약 1,200만개 이상의 폐마카가 소각·매립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구조는 대부분의 필기류도 동일하다.
어린이들이 이 폐마카를 조사하게 된 배경은 서울환경연합과 세종을바꾸는시민(세바시)팀이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 희망나누기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한 <플라스틱 어택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녹색제품 우선 구매해야 하는 학교에서 재활용 불가능한 일회용품 문구·교구 사용
세바시팀 최화영 교사는 “교실에서 보드마카를 버릴 때마다 아이들 앞에서 이렇게 플라스틱을 아무렇지 않게 버려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며 “이번 활동을 통해 교실 속 플라스틱 문제를 세상에 알려 학교 물품 조달 시스템이 보다 친환경적으로 바뀌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는 살아있는 환경 교육의 출발점이지만 정작 교실에서 사용되는 문구와 교구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보드마카, 유성펜, 수정테이프 등 복합재질 문구류는 분리배출이 불가능하다.
녹색제품 구매촉진에 관한 법률에는 공공기관의 장이 녹색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교육부는 학교의 친환경 문구·교구 구매 실적을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지침이나 평가 항목 또한 부재한 상태다.
초등학생의 일침 "학교에서부터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
교육부 앞에 모인 초등학생들은 교육부와 모나미에 작성한 편지를 낭독했다.
보람초 변지유 학생은 “모나미 펜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해 왔지만 그 뒤에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산이 있다. 더 많이 쓰는 제품이 아니라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정시아 학생도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은 102kg이며 한 학교에 1,000명이 있다면 그 양은 102,000kg에 달한다. 학교에서부터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환경연합과 세종환경운동연합, 그리고 세바시 팀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과 같은 개선을 요구했다.
▲ 각급 학교가 예산의 일정 비율을 친환경·리필형 문구 및 교구 구매에 사용하도록 세부 지침을 마련할 것 ▲ 학교별 구매 실적과 폐기량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교육기관 평가체계에 반영할 것 ▲ 문구·교구 제조기업에는 리필형, 재활용 가능한 제품 생산체계를 조속히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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