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청소년 20명, 제주도 188km 도전하다"

서울 마포청소년문화의집, 서대문청소년센터, 서대문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by 이영일
KakaoTalk_20251105_163920749.jpg ▲이들의 발걸음은 ‘도전’ 그 자체였다. ⓒ 마포청소년문화의집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했다. 걷기에 이처럼 좋은 길이 없었다. 걸으면서 이 청소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20명의 서울시교육청 지정 대안학교 및 학교 밖 청소년들은 지난 10월 23일, 제주도 188km 도보여행에 도전했다. 서울에서 22일 출정식을 연 청소년들은 제주로 날아가 23일 제주 애월을 출발해 함덕까지 이어지는 해안 도로를 걸었다. 하루 약 25km씩 일주일 일정의 여정이었다.


대안학교 및 학교 밖 청소년 20명, 제주도 188km 도보여행에 도전하다


서울의 마포청소년문화의집, 서대문청소년센터, 서대문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소속 청소년지도사들은 이 특별한 도보 여행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답사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3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제주도에 내려가 먹고 잘 곳을 찾았다.


서울시교육청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 비전학교 담임을 맡고 있는 구립마포청소년문화의집 김혜은 청소년지도사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를 잘 적응하지 못하는 대안학교 학생들이 개인적 시간은 잘 보내는데 관계적 어려움이 많다. 이들에게 그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걷는 것이 공동체 활동에 도움이 되고 그 도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사회친구 관계를 맺어가도록 돕는 것이 이 도전의 시작점이었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51105_163920749_02.jpg ▲청소년들은 함께 팀을 이뤄 걷고 또 걸었다. 서로의 속도에 맞춰 걷고 함께 목표를 향해 서로를 격려했다. 함께 걸으니 걸을 수 있었다. ⓒ 마포청소년문화의집


이들의 발걸음은 ‘도전’ 그 자체였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 도전, 세상에 도전 – 제주 188km’라는 슬로건처럼 이들의 발걸음은 세상을 향한 후련한 외침이었다.


청소년들은 함께 팀을 이뤄 걷고 또 걸었다. 발목에 통증도 오고 온 몸이 천근 같았다고 한다. 하지만 서로의 속도에 맞춰 걷고 함께 목표를 향해 서로를 격려했다. 함께 걸으니 걸을 수 있었다. 순간순간 지나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도 마음을 때렸다.


그냥 내리줄창 걷지만은 않았다. 4일차에는 제주를 각자의 마음과 눈에 담는 체험활동과 미션도 주어졌다. 청소년들의 마음에 담긴 것은 제주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과 친구와의 따뜻한 ‘관계’였다.


"왜 우리는 함께 걸을까, 왜 함께 살아가야만 할까, 진짜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구립마포청소년문화의집을 통해 전달받은 유 아무개(18) 청소년의 소감을 보면 이런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알 수 있다.


KakaoTalk_20251105_122017712.jpg ▲한 참가 청소년은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이 경험을 떠올리며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 마포청소년문화의집


"도보여행을 통해 나도 몰랐던 나의 장점과 단점을 마주보게 되었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친구들의 응원과 내면의 의지가 있었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고,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이 경험을 떠올리며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정 아무개(19) 청소년은 이번 도보여행을 통해 새로운 관계에 대한 도전을 가장 큰 경험으로 꼽았다.


"출발 지점부터 마지막 함덕 해수욕장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친구들과 하나 되어 걸었어요. 왜 우리는 함께 걸을까, 왜 함께 살아가야만 할까, 진짜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정 아무개 청소년은 몸과 마음에 물집이 잡혀도 계속 걸을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함께 걸어야 했던 이유를 아직은 다 알 수 없지만 책이나 어른들의 말이 아닌 나만의 답을 찾아가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도전에 성공해 완주한 20명 청소년들의 또다른 미래 '도전'을 응원해 본다.

http://www.civilreport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0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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