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약 790건에서 2024년 기준 2,445건으로 3배 중가
최근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 한 학교에서 300명 이상의 아동과 교직원이 집단 납치됐다는 소식이 큰 우려를 줬다. 케비(Kebbi)주의 기숙학교에서도 20여명의 여학생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5일부터 이틀 일정(현지 시간)으로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5차 '안전한 학교 선언(Safe Schools Declaration)' 국제회의와 맞물려 UN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수치를 26일 공개했다.
'안전한 학교 선언'은 분쟁 상황에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에게 교육 시설에 대한 군사 행동 금지를 요구하는 글로벌 활동이다. 2015년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공표됐는데 전쟁중에도 학생, 교사, 학교를 보호하고 교육을 지속하며 학교 내 군사 행동 단절을 촉구하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다.
전 세계 121개국이 서명한 안전한 학교 선언 있지만...되려 학교 공격은 더 늘어나
그런데 학교를 표적으로 삼고 아동을 전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주의법에 어긋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그 배경이지만 실상 효력이 먹히지 않는 양상이다.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학교를 겨냥한 공격이 지난 2020년 약 790건에서 2024년 기준 2,445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력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병원이건 학교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비인도적인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는 증거다.
인도적 위기 확산이 아동의 안전한 교육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 교육권도 교육권이지만 이는 생명과도 직결돼 그 심각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보고된 학교에 대한 공격은 교사·학생에 대한 살해와 납치, 학교 공습, 무장 세력의 학교 점령, 교육시설 내 성폭력 등 더 잔혹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간 정치적 합의인 '안전한 학교 선언'에 121개국이 서명했지만 되려 학교에 대한 공격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휴전국가 대한민국은 왜 '안전한 학교 선언'에 참여하지 않는 걸까
그런데 교육언론[창]취재 결과 우리나라는 이 서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등만 참여하고 동북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참여가 적지만 우리나라는 엄연히 전쟁이 잠시 중단된 휴전국이다.
여하튼 세이브더칠드런이 공개한 현실을 보면 참담하기 이를데 없다. 수단은 2023년 4월 분쟁 발발 이후 대부분의 학교가 문을 닫아 1,700만 명의 학령기 아동 중 4분의 3 이상이 교육 기회를 잃었고 11년째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예멘에서도 아동 3명 중 1명인 약 320만 명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으며 최소 2,400개 학교가 파손되거나 실향민 거처로 사용되고 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5차 '안전한 학교 선언' 국제회의가 그래서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세계 각국이 선언을 실제로 이행하고 책임을 다해 아이들이 배움과 생존 중 선택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도 이 '안전한 학교 선언' 국제회의에 참가해 학교를 전쟁과 무력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6년 넘게 계속돼 오고 있다. 대힌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지금, 우리 학교뿐 아니라 전 세계 학교가 공격당해서는 안된다는 우리 정부의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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