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숲을 건강한 참나무숲으로!"
산불 재난지역인 경북 청송군의 불탄 숲을 건강한 참나무숲으로 되살려 보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 청송군을 비롯해 안동·영양·영덕 등으로 번진 산불로 수십 명이 죽거나 다치고 10만 4천 헥타르에 달하는 산림과 마을이 초토화됐다. 청송군도 많은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청송군의 불탄 숲, 건강한 참나무숲으로 되살려 보자"···도토리 심기 생태복원 활동 전개
사단법인 산과자연의친구(구 우이령사람들)은 오는 13일 산불 재난지역인 경북 청송군에서 1차 도토리 심기 생태복원 활동을 진행한다. 청송군 진보면의 산림으로 그 면적은 22 헥타르인데 1차 파종할 곳은 2 헥타르 정도다. 전체 피해 면적에 비하면 적은 크기지만 복원에 엄두도 못냈던 사정에 비춰 보면 이제 막 한발 내딛는 의미를 지닌다.
산과자연의친구 외에도 현지 주민과 협력 단체인 60+기후행동이 함께 진행한다. 1차 식재는 12월 13일이며 2차 식재는 2026년 봄에 진행될 예정이다. 2026년 이후 조성될 참나무 숲의 보호·관리는 현지 주민과 협력해 추진한다.
산과자연의친구에 따르면 참나무(도토리 나무)는 대한민국 자생종으로 산불에 상대적으로 강한 내성을 가진 활엽수종이다. 산불에서 마을을 보호할 수도 있고 게다가 생태적 회복력도 우수하다. 산불 피해지에서도 어린 나무가 빨리 자라날 수 있으며 도토리는 야생동물의 주요 먹이가 되기도 해 야생동물들이 건강하게 서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포르투갈 산불 당시 유칼립투스와 소나무로 빽빽하게 들어찬 단순림은 모두 불탔다. 하지만 페라리아 데 상주앙(Ferraria de Sao Joao)이라는 작은 마을은 마을 둘레에 빼곡히 조성된 유럽 굴참나무숲 덕분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불탄 숲을 참나무숲으로 복원하는 것은 가장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원 전략"
이번 생태복원 활동에 사용될 도토리는 산불 피해지역 인근에 있는 문경 백두대간 하늘재 ‘국민의숲’에서 자연 채집한 건강한 도토리 종자다. 인공조림 과정에서 벌채와 중장비 투입으로 산림 지형에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도토리 직파라는 자연 복원 방법이 선택됐다.
산과자연의친구의 한 관계자는 “도토리 직파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건강한 활엽수림으로의 복원을 돕고자 진행되는 방식이다. 불탄 숲을 참나무숲으로 복원하는 것은 생태계 회복력과 산불 저감, 기후변화 대응을 모두 달성하는 가장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 단체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잘 알고 있고 그렇게 지켜질 자연을 보전하고자 한다”며 “경북 청송 산불피해 지역에 방문, 우리나라 산에 참나무숲을 더하는 첫걸음에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산불 소식에 마음 아파했던 시민들의 많은 참여 당부"
윤여창 사단법인 산과자연의친구 회장은 “산불 피해지의 불타 버린 산림이 우리나라의 자생적인 건강하고 우수한 산림으로 어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토리 심기 생태복원 사업을 준비했다”며 “산불 소식에 마음 아파했던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라며 이번 1차 활동이 아니더라도 향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1차 도토리 심기 생태복원 활동은 오는 13일 교대역에서 전세버스로 오전 7시에 출발하며 참가비는 5만원이다. 참가 시 장갑과 모종삽 또는 호미(가진 분만), 트레킹화, 개인 간식과 물을 준비해오면 된다. 참가 신청은 전화 (02) 743-2625로 가능하다.
한편 사단법인 산과자연의친구는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존 운동을 펼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1994년 북한산국립공원 고갯길 ‘우이령’ 확장과 포장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설립돼 지난 30년간 다양한 생태 보존운동과 생태학교,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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