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가치
글을 쓰는 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로 했다. 우선 커리어에서 벗어나는 일이지만 책을 많이 읽고 있다. '다독'이라는 것이 여러 책을 읽는 것이 아닌 여러 번 읽는 것임을 알고 있지만 남이 정해둔 '좋은 책'이 아닌 내가 좋은 책을 고르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책을 찾아내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투고를 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지만 쓰는 일보다 읽는 일이 많았던 탓에 글 쓰는 실력은 그렇게 늘지 않은 것 같다. 소설 같은 긴 플롯을 컨트롤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웹소설처럼 스펙터클 하고 다이네믹한 글을 쓰는 것도 아직 시기상조인 느낌이 든다. 연습하며 조금씩 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조금 더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은 분명 든다. 쓰고 고치고를 하다 보면 분명 좋아지겠지.
그래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내가 잘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박이라는 건 부지런히 사는 삶 속에 오는 하나의 행운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뭐든 세상에 던질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조금 마이너 하더라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많지 않더라도 그런 소소한 보상을 느끼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지르고 말았다. '환경은 의식을 지배한다'라는 말에 일부 동의한다. 의지는 생각보다 나약해서 하기로 했다면 생각 없이 할 수 있게 하거나 그게 아니면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만들었다. 일인 독립 출판. 지금 당장 출판할 뭔가가 있는 건 아니지만 나를 보채기에는 충분한 이벤트다.
구청에 두 번 들리고 세무서에 한 번 들려 고작 삼일 만에 출판사 대표가 되었다. (대표되기 참 쉽지요~)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인 출판업이라 쉽게 되었다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했던 삼일이었다. 마치 자격증을 받는 기분 이상의 뭔가가 있다.
조금 더 깊이 있는 독서를 지향하고 그것을 사람들이 읽기 편하게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해볼 생각이다. 물론 나의 개똥철학도 포함되겠지만 (그리고 그것이 응당 당연한 일고) 여러 책에 퍼져 있는 이야기를 한 곳에 묶음으로서 내 지식의 깊이를 더할 생각이다. 그것으로 기름값이라도 벌 수 있으면 감사한 일이다.
그렇다고 대단한 출판을 할 생각도 없다. 전문적인 편집을 필요로 하거나 여러 인프라를 이용해야 하는 일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독립 출판이지만 에세이나 소설과 같은 투고는 기존 전문 출판사에 할 생각이다. 그래서 ebook만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를 만들었다. 세금만 감당할 수 있으면 된다. 나에게 필요한 건 경험이니까.
당장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고, 글이 어느 정도 나오면 인-디자인과 같은 출판 관련 어플을 배워야 한다. 배우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라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미 목차를 만들기 시작했고 글을 적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번 이벤트가 성공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으로 나올 수 있도록 꾸준히 적어나가야겠다.
이제는 특허청으로 가자!! 상표권 등록하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