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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지기 Feb 07. 2024

첫겨울 방학, 첫 발자국

나와 내 아이의.

첫째 아이의 겨울 방학이 

무사히 지나가고 있다.

연체동물처럼 방안을 휘젓고 다니는 

첫째를 보며 동생들도 연체동물이 다 됐었는데,

나이 어린 미취학 동생들은

아직은 뛰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나도 분명 그랬던 것 같은데

(나는 더 심한 흐느적쟁이였었는데...)

엄마 입장이 되니 

그 모습이 보기 좋지만은 않았다.


'첫째야~ 엄마는 너의 척추가 너무 걱정돼~'

'온 방을 다 닦고 다니는구나'

'누워있고 싶으면 소파에 누워있어라~제발~'


하지만 첫째는 여전히 방을 닦으며 돌아다닌다.

흐느적흐느적


그래도!

방학 동안 스스로 여러 요리를 시도해보게 했다. 

다른 건 몰라도 

'간장계란밥'과 '라면'은 혼자 만들 수 있는 음식이라며 엄청 좋아한다. 


줄넘기 특강에 보냈더니

처음으로 이단 뛰기를 '한번' 성공했다며 기뻐한다.


1학년 1학기에 함께 샀던 문제집 1권을 방학에 마무리하고 책거리를 해줬다.

우리만의 파티를 진행했다. 


엄마는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아프다며

꼬시고 꼬셔서 

함께 산책로를 따라 운동을 한다.

(나는 뒤에서 뛴다.)

나의 국민학교 겨울 방학은 

뒹굴고 뒹굴다가 두꺼운 방학숙제(방학생활?)를 만들어 제출했었는데,

방학 숙제가 없는 우리 아이는

엄마가 숙제를 만들어서 하고 있다. 

(설마 2학년 올라가서도 숙제가 없는 건 아니겠죠?)


2월이 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계획을 세우고 함께 실랑이를 하다 보니, 

2월은 조금 내려놓고 즐겁게 보내기로 했다. 


느슨하지만 

단단했던 우리의 첫겨울방학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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