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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형목수 Jan 16. 2023

수평선

경계가 물과 하늘을 가르고

  

      수평선


무엇을 가르는가

저 아득한 경계는


직선과 곡선으로

무한하게 휘어지는

위와 아래


무와 유의 경계

공과 색의 경계


그 위에 있는 것도 없고

그 아래에 없는 것도 없다


하늘과 바다

그 사이를 비틀고

무한이 반복되는 해탈의 세계


삶과 죽음의 경계도

의미 없는 혼돈의 윤회


삶의 집착은 저 경계에서

서성이며

두리번거리며

머물고 있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다. 바다의 색깔은 구름의 그늘을 받아 자기의 색깔을 잃고 회색과 푸른색이 뒤섞여 끊임없이 몸을 뒤척이고 있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는 무너져 하늘인 듯 바다인 듯 경계는 모호하다.


경계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울타리, 담장, 육지와 바다, 하늘과 땅, 그리고 삶과 죽음.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보이지 않은 경계가 영혼을 가른다.


모호한 경계와 뚜렷한 경계, 그러나 보이는 것은 의미 없다. 다만 존재한다는 사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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