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어서야 ADHD 검사를 권한 의사 선생님이 원망스러웠다
10만 원이 넘는 뇌파 검사를 받고 ADHD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나름 멀쩡한 성과를 거둬왔던 내가 ADHD 치료제인 콘서타를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담당 선생님의 권유를 따라 약을 복용하기로 했다. 선생님이 처방해주신 약은 이전에도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었기에, 이번에도 믿어보기로 했다.
콘서타는 복용 후 효과가 금방 나타나 8~12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아침에 약을 복용하고 나서 나는 기뻐해야 할지, 좌절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내가 초반에 ADHD를 의심하며 검사를 권유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의 조심스러움을 이해했지만, 막상 약을 먹고 나니 그 효과가 너무 좋아서 의사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콘서타를 먹고 눈물을 흘렸다는 다른 ADHD 환자들의 말이 이해되었다. "이게 정상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었단 말인가?" 세상이 이렇게 차분하고 고요하다니 믿기 어려웠다.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다니,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생각을 억누르며 애써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니.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내가 겪었던 고통과 노력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콘서타의 부작용 중 하나인 각성 효과는 내게 오히려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 항우울제를 복용한 후로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늘 축 처지고 무기력하며 피로에 시달렸다.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채 낮 시간을 보내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이 약이 그런 무기력과 피로를 없애주니, 세상이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졌다.
효과가 너무 좋아서 점점 더 큰 기대를 품으며 복용량을 늘려갔다. 9mg씩 점진적으로 늘려 결국 36mg를 복용하게 되었을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동안 항우울제를 먹으면서 살이 급격히 찌거나 몸이 이상했던 적은 없었는데, 콘서타는 달랐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