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스무 살의 기록
스무 살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돌아보니 스무 살의 나는 정말 스펙타클한 삶을 살아왔구나. 결국은 여러 갈림길을 돌아,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떠나게 되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그 길이 아무리 험해도 견딜 수 있다"라는 말이 이제야 이해된다. 가족의 보호 속에서 안정적이었던 과거보다, 열 배는 더 힘든 지금의 삶이 오히려 더 행복하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까. 기대감과 두려움이 함께 밀려온다.
내 대학 입시는 1지망 서강대와 6지망 광운대 중 하나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극과 극이었다. 6지망 대학에서는 전형 수석으로 최초 합격을 했고, 결국 6차 추합에서 1지망 대학에 합격했다.
1지망 학교에 합격했을 때 정말 기뻤다. 하지만 그 기쁨은 잠깐이었다. 현실적인 학비와 학업의 부담이 바로 찾아왔다. 그렇게 바라던 대학과 학과에 붙었어도, 내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우울하다. 매일 우울과 싸우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할지 막막하다. 그런데도 나보다 더 열심히 살고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을 보며 그냥 '다들 이렇게 사는 거구나' 싶다.
"우울증이 만성일 수도 있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이 우울은 너무 어릴 때부터, 만성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래도 스스로 그 심각성을 알고, 심리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우울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 삶을 잘 살아내고 싶다.
여전히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이유를 찾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눈앞에 있는 일들을 놓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매일 카페에서 내 할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채운다. 과거의 나는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내고 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삶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상, 작년 스무 살의 내가 연말에 썼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