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83의 <Hurry Up, We're Dreaming>
M83의 정규 5집 앨범 <Hurry Up, We're Dreaming>을 듣고 있노라면 2022년 7월에 읽었던 R.J.팔라시오의 소설 <원더>가 떠오른다. 안면 기형이 있는 '어거스트 풀먼'이 헬멧을 쓰고서는 세상 밖에 자신의 얼굴을 드러낼 수 있도록 소원을 비는 장면이 생각났던 것 같다. 게다가 음울하지 않고 밝은 편에 속하며 어기는 <스타워즈>나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하고 우주비행사를 꿈꾼다는 점이 앨범의 소재나 주제의식과 닮은 점이 있다. (M83이라는 아티스트명이 나에게는 <Minecraft - Volume Alpha>(2011)를 선보인 작곡가 C418과 가끔 헷갈리기도 하는데 짧은 분량의 앰비언트 트랙ㅡ'When Will You Come Home?', 'Soon, My Friend', 'Where the Boats Go', 'Train to Pluton', 'Another Wave From You' 등등ㅡ때문에 더욱 그렇다) 기적을 일으키는 열 살 소년의 특별함과 더불어 다양한 시점의 서술자가 형성하는 거대한 관계의 우주는 22곡이라는 방대함과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M83에 대해 Anthony Gonzalez는 "여러 사람이 모인 별자리"라며 "밴드라기보다는 커뮤니티에 가까운 대가족에 가깝다"고 말했는데(<webarchive>), 거대한 남쪽바람개비 은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M83은 원래 Nicolas Fromageau와 Anthony Gonzalez가 고향인 프랑스 앙티브에서 결성한 2인조 그룹이었지만 현재는 여러 회원들이 오고가며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Saturdays = Youth>에 참여했던 키보디스트 Morgan Kibby의 공동 작사와 더불어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연계하여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Phil Spector의 기법을 활용한 'Splendor'에서는 피아노와 더불어 Medicine 밴드 Brad Lener의 하모니가, 'Intro'에서는 싱어송라이터 Zola Jesus의 보컬이, 'OK Pal'이나 'Echoes of Mine'에서는 배우 Chelsea Alden이나 Lydie Benzakin의 독백이 돋보인다. 특히 'Splendor'의 경우 티플과 마르크소폰이 한데 모여 합창을 신비롭고 영험하게 다가온다.
<Hurry Up, We're Dreaming>은 어릴 적에 꿈꾸던 누군가의 순수한 꿈이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선언이다. Gonzalez는 "모든 것이 완벽했던 순수한 시절에 대한 헌정"이라며 자신에게 "상상의 세계는 현실보다 강력하기 때문에 현실에 방해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Pitchfork>) 앨범은 방대한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꿈'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황홀한 신스 오케스트라로 장대함을 연출하는데, Moog Music의 모듈형 시스템을 활용하였다. 이중에서도 카세트의 추억을 담은 'Raconte-moi une histoire'는 프로듀서 Justin Meldal-Johnsen의 딸인 Zelly가 꿨던 꿈을 내레이션으로 전달하는 게 참신하다(동음이의어). 'New Map'은 플루트를 섞어 안 그래도 밝고 가벼운 곡에 날개를 달았기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의지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돛대를 활짝 펼치는 순간이다. Gonzalez는 어릴 적에 봤던 <갤럭시 익스프레스>나 동생과의 관계 등을 염두하며 작곡했다. 30살이었던 Gonzalez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자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의지를 표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29년 동안 살았던 프랑스와는 다른 LA에서의 삶과 Smashin Pumpkins의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를 바이닐로 들었던 경험이 더블 앨범 기획이라는 '꿈'이 되고, The Killers and Kings Of Leon 밴드와 함께 투어를 돌었던 경험이 두려움을 깨부수는 그만의 '소원'이 되었다. 양극단의 어쿠스틱 트랙 'Wait'에서 "시간이 없다"며 외치는 단호한 보컬이나 누 디스코 트랙인 'Midnight City'에 삽입된 아웃트로의 색소폰 솔루 연주가 그 예시이다. "도시는 나의 교회야!" 이밖에도 독일 배우 Klaus Kinski나 60년대를 구가했던 미국의 명배우 Mcqueen에게 헌정하는 곡('Klaus I Love You', 'Steve Mcqueen')도 그의 바람을 성취한 셈이다.
1. Intro2. Midnight City
3. Reunion
4. Where the Boats Go
5. Wait
6. Raconte-Moi Une Histoire
7. Train to Pluton
8. Claudia Lewis
9. This Bright Flash
10. When Will You Come Home?
11. Soon, My Friend
1. My Tears Are Becoming a Sea
2. New Map
3. OK Pal
4. Another Wave from You
5. Splendor
6. Year One, One UFO
7. Fountains
8. Steve McQueen
9. Echoes of Mine
10. Klaus I Love You
11. Ou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