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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숲삭임

숲을 보며 우리를 생각한다

한 여름 뜨거운 날씨, 자연이 주는 청량감을 느끼고, 숲이 뿜어내는 특유의 향기로 몸과 마음을 치유받기 위해 숲길을 걸 었다.이 숲의 주인은 누가일까, 숲의 생태계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이 안고 걸었다. 빼곡히 들어찬 나무와 풀들, 평온한 듯하지만 햇빛을 향한 키재기와 영양분을 향한 뿌리들의 치열한 공간이 바로 숲이다. 우리 인간이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모습과 보기만 다를 뿐 그 치열함은 똑같다.

출처:픽사베이

우리나라 초기 산은 빗물에 의해 많은 양분이 씻겨 내려가고 땔감으로 쓰기 위해 많은 나무와 낙엽이 사라지면서 산림의 토양은 대부분 산성이다. 흙 자체가 화강암이다 보니 산성인데다, 낙엽 같은 유기물이 없다 보니 산이 산성화된 것이다. 예전 석탄이나 도시가스가 들어오기 전에는 밥을 짓거나 겨울을 나는 방법은 나무를 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나무들이 베어졌다.


민둥산과 같은 벌거숭이 산에는 영양분이 거의 없는 척박한 상태이기 때문에 1~2년생 풀들이 먼저 터전을 잡는다. 이후 작은 키의 관목과 큰 키의 교목이 자라면서 숲이 형성된다. 초기 산성 토양에서는 무기 양분이 많이 없어도 잘 자라는 진달래나 소나무가 자리를 잡는다. 지금도 산에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시간이 흘러 낙엽이 쌓이고, 유기물이 집적되면서 결국에는 신갈나무 등 참나무와 같이 잎이 크고 햇빛 경쟁에서 유리한 식물이 최종 승자가 된다. 이런 구조의 숲의 마지막 단계를 극상림(Climax Forest, 極相林)이라고 한다.


경쟁하는 나무, 공생하는 나무

출처:픽사베이

나무들은 자기 밑에서 경쟁 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테라핀을 방출한다. 주변에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생화학적 물질을 분비하여 주변의 다른 생물체의 생존을 막거나 성장을 저해하는데, 이를 타감작용(他感作用)이라 부른다. 예를 들면 소나무는 주위에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도록 테라핀이라는 물질을 방출한다.

그러나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나무가 있다. 신갈나무 같은 잎이 넓은 나무다. 잎을 키워 광합성량을 늘리고 영양분을 많이 흡수하면서 소나무가 내뿜은 독을 이겨낸다. 결국 소나무는 이런 잎이 넓은 식물에 둘러싸이고 햇빛 경쟁에서 밀려 나중에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 숲의 생태계다.


그러나 우리 주위 숲을 보면 많은 소나무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소나무가 눈에 많이 띄는 이유는 인간의 힘에 의해 가꾸어진 영향이 크다. 소나무는 아기가 태어나면 대문에 소나무 가지를 두른 줄을 쳐서 나쁜 기운을 쫓았고,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다고 하여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무다.


고려시대에는 배를 만드는 재료로 활용하기 위해 소나무를 베는 것을 금지했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국가 정책적으로 소나무를 벨 수 없도록 ‘송목금벌지법’을 시행했다. 소나무를 건축 재료로 확보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곤장을 치는 벌로 다스렸다. 한편 조선시대에는 궁궐이나 전투용 배 건조 등에 필요한 목재를 공급하기 위한 용도로 소나무의 벌목을 금지시켰다.


특히 속이 누런빛을 띠는 질 좋은 소나무인 황장목(黃腸木)은 보호하기 위해 일정 지역을 황장봉산(黃腸封山)이라 정하고 백성들의 출입을 금했다. 처음에는 관을 짜기 위해서, 그다음은 궁궐을 짓기 위해 소나무를 보호한 결과, 아직까지 산에는 많은 소나무가 살아남은 것이다.


한편 숲은 탄소흡수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삶의 터전이다.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면 잎, 줄기, 뿌리 등에 공생하던 다양한 생물들의 터전이 없어진다. 코로나 바이러스 등 야생동물에서 인간에게로 옮겨진 이유는 숲에 살던 바이러스가 동물로 옮겨지고, 다시 사람에게 옮겨지는 과정에서 항체가 없는 인간에게 큰 피해를 입힌 것이다. 숲이 망가지면 곧 사람도 그 피해를 직접 입게 된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숲이지만, 우리는 숲에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숲에 살아가는 많은 생물들은 척박한 땅을 원망하지 않는다. 마냥 그 상태로 적응하고 비옥해지기를 기다린다. 처음부터 좋은 토양은 없다. 자연은 말없이 그 자리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내고, 열매를 맺는다. 춥다고 그늘진다고 원망하지 않는다. 요즘은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건강한 농산물은 좋은 토양에서 오기 때문에 인근 산에 있는 흙을 밭의 토양에 옮겨 지력을 높여 농사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숲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수목치료기술, 조경, 숲 해설까지 다양한 숲에 대한 지식을 얻으면서 알게 된 것은 숲이 예전과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다. 유홍준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다르리라”라고 했던 그 마음이다. 마음에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

숲은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먹이를 찾으며 살아남은 식물과 동물이 주인공이다. 늘 숲에 갈 때면 자연에 대한 경외를 갖고 가야 한다. 윤동주 시인의 시구처럼 바람이 불기 때문에 나무가 흔들리지만,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는 것일 수도 있다. 죽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숲을 보며 우리 모습을 생각한다. 사람도 외부의 환경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흔들려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가 숲에 갈 때 마음가짐


숲으로 갈 때 우리는 숲을 위한 작은 선물을 가져간다고 여겨도 좋다. 자연이 주는 산소로 우리는 호흡을 하고, 숲은 우리가 주는 이산화탄소를 자양분 삼아 열매를 맺고 성장한다. 결국 서로를 위한 공생의 관계에 놓인다. 지구라는 집에서 인간과 자연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자연을 보호되어야 하고, 사라져 가는 자연에 측은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숲이 파괴되고 있다. 프랑스 현상학적 철학자, 메를로 퐁티의 말처럼 이같은 폭력은 불가피한 것일까.


“우리는 순진무구함과 폭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가 신체를 가지고 있는 한 폭력은 불필불가결한 것이다.”-메를로 퐁티

우리가 육체를 가지고 있는 한 생존을 위해 다른 생명을 필연적으로 해쳐야 한다. 우리가 생각 없이 내뱉는 수많은 말들의 성찬이 다른 이들의 마음을 때리는 무기이고, 사랑한다는 말이 오히려 집착이라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봤다. 주위에 조경용으로 심어진 나무에 묶인 지주목이 오히려 나무에 상처를 주고, 숲속 나무의 뿌리가 등산으로 드러나고, 꺾인 나무나 등산로 표시에 나무의 목을 조으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오늘도 숲은 속삭이고 있다. 숲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농협 안성교육원 부원장 임창덕


강연문의 : 010-8949-4937

이메일 : limcd2002@naver.com


강사소개


상담학박사, 숲생태심리학자, 키친가든 작가, 스토리 마이너, 국가기술자격(수목치료기술자, 조경기능사, 이용사), 숲해설가, 숲사랑지도원, 직업상담사(실기 진행중), 도시농업관리사, 공인중개사, 사회복지사(1급), 요양보호사(1급), 바리스타, 부동산공경매사, 청소년지도사, 심리상담사, 노인심리상담사, 긍정심리학전문강사, 재무설계사(AFPK), 펀드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여신심사역, 신용관리사(국가공인), 경영지도사(마케팅), TOEIC 885점, 평생교육사, 창업지도사(삼일회계법인),매일경제, 동아일보 등 200여 편 기고, 저서(SNS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성공을 부르는 SNS 마케팅, 단 하나의 질문,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팬데믹 시대, 멈춰진 시간들의 의미)등


강의분야


경영학개론/조직심리학/심리학개론/마케팅원론/ 소비자행동론/귀농귀촌의 이해/농업법률/실전 농지 & 농가 구입 실패 사례/ 로컬푸드와 생명으로 돌아가기/숲치유/산림치유/ 농촌관광/MZ세대 슬기로운 직장생활/은퇴 후 자아 통합감 찾기/퍼스널 브랜딩/브랜드 정체성과 조직시민행동/협동조합 이해와 정체성/사회적 경제의 이해/청소년 진로탐색/앱을 활용한 스마트 워킹/SNS 홍보 마케팅/바로 써먹는 심리학/ 노인심리상담의 이해/부동산 재테크(실천)/부동산 공경매/ 농업세무/재무설계/공무원 및 일반인 은퇴설계/써드 에이지 노후 준비/재미있는 나무 이야기/숲해설 기법/화가 고흐 인문학/식탁위의 인문학/음식과건강/숲해설 방법 등


강사약력


농식품부 귀농귀촌전문강사, 농식품교육문화정보원 영농네비게이터, 의왕시 바르게살기협의회 부회장, 現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연구교수, 現 강원종합뉴스 논설위원,現 한국키르기스스탄 협력위원회 농림분과 위원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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