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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창덕의 숲의 시선 Dec 03. 2023

보이지 않는 가슴, 그린케어 농업

공감의 법칙으로 주목받는 보이지 않는 가슴

출처:pixabay


자연과의 접촉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웰빙을 증진하는 다양한 활동을 그린케어 농업(Green Care in Agriculture; GCA)이라고 한다. 신체 및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해 농장과 농업적 경관을 활용하는 등 자연 기반 솔루션의 맥락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린케어의 범주로는 사회적 & 원예 치유 등 치유농업(Agro-healing, 프랑스와 아일랜드는 Therapeutic Farming이라 함), 돌봄농업(Care Farming), 환경치유(Echo Therapy), 동물 매개 치유(Animal Assisted Therapy), 자연에서 신체활동을 의미하는 녹색활동(Green Exercise), 그리고 전원치유(Wilderness Therapy) 등이 있다.


그리고 그린케어 농업은 녹색농업(Green Agriculture), 건강농업(Farming for Health), 녹색돌봄농업(GreenCare Farming)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넓게는 사회적농업(Social Farming), 농업ᐧ농촌 자원을 활용한 교육농장(Education Farm)도 그린케어 농업의 한 분야라 할 수 있다. 그린케어 농업의 활동으로는 치유농업, 산림치유, 해양치유, 정원치유, 웰니스(치유관광) 등이 있다.


우리나라 농업 환경과 유럽 국가들의 농업 환경을 비교해 보면, 한국은 농가 평균 경지 면적이 1.5㏊ 정도로, 경지면적이 1㏊ 미만인 소농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구조다. 반면에 유럽 국가들은 덴마크와 프랑스 등 북부 국가는 가구당 평균 경지 면적이 크게 나타나는데, 덴마크는 60ha, 프랑스는 56ha 정도다. 그나마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이 호당 10ha 내외인데, 우리나라와 비교해 면적이 큰 편이며, 그린케어를 산업화하기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그린케어를 활용한 치유에는 동물을 활용한 활동이 필요하지만, 동물 사육에 대한 규제가 심한 우리나라는 유럽과 비교해 그린케어 농업을 하기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출처:pixabay

나라별 그린케어 활동으로 먼저 우리나라 치유농업(Agro Healing)을 들 수 있다. 치유농업이라는 용어는 2013년에 처음 사용되었으며, 1980년대부터 원예치유, 1990년대부터 산림치유와 동물교감치유가 주목받았다. 치유농장은 치유농업 시설의 한 유형으로, 농장형, 마을형, 기관형 등의 형태로 운영된다.


치유농업은 유ᐧ아동, 청소년, 노인 등 예방형 대상과 지체장애 등 신체적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약물 등 중독자 등 특수 목적 대상으로 구분되며, 운영 형태는 치유농장형, 치유마을형, 보건의료, 사회복지, 재활기관 등 치유기관형으로 나눌 수 있다.


앞으로 치유농장은 차별화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주변을 보면 많은 카페가 생기고 폐업한다. 치유농장도 특화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형태의 치유농장이 생겨 입지부터 운영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는 형태도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24년 6월 21일부터 우수 치유농업시설에 대한 품질인증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며, 품질인증과 관련하여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도 1차인 농업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치유농장도 일정부문 농업소득의 비율을 제한한 필요가 있다.


아래에 언급하겠지만 이탈리아의 '사회적농업법'은 돌봄이나 노동통합에 관련된 사업을 사회적 농업의 범주 안에서 위탁받아 수행할 수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인정요건으로 ‘수입의 30% 이상이 농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정하는 등 농산물의 제조나 가공, 유통에 앞서 기본적으로 농업의 영위에 방점을 두고 있다.


다음은 이탈리아 ‘사회적농업(Social Farming)’이다. 사회적농업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사회적농업의 주체로는 사회적협동조합이 40%, 농가가 31% 정도다. 사회적농장은 지역 복지 기관이 인정한 취약 집단에 속하는 다양한 주체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며, 이는 사회적, 직업적 통합, 교육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를 지원하는 사회적인 실천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이탈리아의 사회적농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는 공공, 민간, 비영리 부문이며, 특히 사회적협동조합과 치료공동체 등 제3부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은 두 가지 주요 형태로 나눌 수 있다. A형 또는 서비스 협동조합은 복지, 건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며, B형 또는 노동통합협동조합은 장기실업자, 중독자, 발달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노동 통합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조합들은 사회적농업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과 노동시장 참여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사회적농업이 발달하게 된 배경은 1978년에 정신병원 폐쇄를 위한 ‘바살리아법’ 이 제정돼 공공 정신질환자 수용시설이 문을 닫게 됨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사회 재활을 위한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료진과 농촌 지역에서 영농하는 협동조합 사이의 협력이 이루어졌고, 농민, 정신질환자, 의사, 간호사 등 여러 집단이 협동조합을 설립함으로써 조직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또한 1970년대에 시작된 지방분권화로 국가의 정부 행정 기능을 주에 이양하는 시행 세칙을 규정하여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보건 및 복지 분야의 권한이 대폭 지방정부로 이양되었다. 그리고 1991년에 사회적협동조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탈리아에서 협동조합은 1942년 이래로 훌륭한 비영리 단체(Nonprofit Association)로서 조직 특성상 이윤 극대화보다는 지역 공동체 통합과 지역에서 공동의 필요를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흔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계기는 여러 주에서 사회적농업 관련 입법을 진행하는 가운데 2015년 8월 이탈리아 연방정부 차원의 「사회적농업법」이 제정되어 이를 토대로 사회적농업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탈리아의 '사회적농업법'은 돌봄이나 노동통합에 관련된 사업을 사회적농업의 범주 안에서 위탁받아 수행할 수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요건으로 ‘수입의 30% 이상이 농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탈리아 사회적농업은 농업활동을 통해 국민의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돌봄,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며, 사회적 약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증진 및 사회적 역할 수행을 돕고, 지역의 다양한 주체 간 네트워크 형식으로 농촌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다음으로 프랑스는 ‘교육농장(Education Farm)’이다.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1970년대에 시작된 교육농장 모델이 이미 보편화돼 있었다. 그중에 프랑스에서 교육농장이 활발하게 운영됐다. 각 국가에서는 이미 교육농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으며,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등 체계적으로 교육농장을 운영해 왔다.


프랑스는 1990년대에 다원적 농업 기능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면서 농업기본법을 제정하였으며, 이를 통해 농업경영의 다각화를 촉진하고 농촌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노력을 조직적으로 진행해왔다.


프랑스의 농업계는 농업회의소를 중심으로 농업과 농촌을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일어났다. 전국적으로 1,600개 이상의 교육농장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교육농장은 안정된 법적 지위와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다.


정부 부처, 지역교육청, 학부모 단체, 환경단체 등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교육농장은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 교육농장이라는 개념이 소개된 것은 2005년으로, 당시 교육농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정부와 산하기관, 현장 전문가의 협력을 통해 농촌진흥청이 교육농장 사업을 시작했다. 2006년에는 최초로 8개 농가가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되었으며, 교육농장 품질 인증제를 통해 체계적인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다음은 네덜란드의 ‘돌봄농업(Care Farming)’이다. 돌봄농업은 말 그대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업 형태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장을 돌봄농장(Care Farm)이라고 한다. 네덜란드는 1970년대부터 돌봄농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여, 1990년대에 이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1995년에는 돌봄농장이 40개 정도였으나, 이후 농장의 수가 증가해 지금은 1600여 개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핵가족과 산업화로 인해 가족 중심의 돌봄이 약해지면서 국가나 기관 중심의 돌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돌봄농업은 사회적인 변화와 가족 구조의 변화에 적응하며, 동시에 농업 활동과 돌봄 서비스를 융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활동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치유농업(치유농장)의 형태는 발달장애인 활동지원사업 등 사회서비스를 수행하면서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등 돌봄농업(돌봄농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네덜란드는 1999년에 국가지원센터(National Support Center)를 통해 본격적으로 돌봄농업이 발전했다. 농업과 돌봄의 결합은 네덜란드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90년대 말부터 돌봄이나 사회적 지원 제공을 위해 농장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되었다. 한때는 돌봄농장의 약 50%가 돌봄 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연간 수입이 농업 수입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네덜란드가 돌봄, 건강에 중점을 둔 돌봄농장이라면, 이탈리아는 노동, 고용에 중점을 둔 사회적농장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농장은 농촌에 있는 농장이 지역 내에서 사회적 역할(돌봄, 공동체 활동, 교육, 창업 지원 등)을 수행하는 것을 주요한 이미지고 갖고 있다.


지금까지 치유농업(치유농장), 사회적농업(사회적농장), 교육농장, 돌봄농업(돌봄농장)을 살펴봤다. 이러한 그린케어 활동은 일자리 창출, 실업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통합과 사회돌봄 등을 목적으로 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4》는 내년도 트렌드 키워드로 돌봄경제(Care Economy)를 선정했다.


돌봄경제는 배려 돌봄, 정서 돌봄, 관계 돌봄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으며, 돌봄은 생산이 아닌 재생산에 주력하는 활동이라 했다. 자본주의 진전에 따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원 배분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재생산하는 공감의 법칙으로 보이지 않는 가슴(Invisible Heart)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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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문의 : 010-8949-4937

이메일 : limcd2002@naver.com

강사소개

상담학박사, 숲생태심리학자, 스토리 마이너, 국가기술자격(수목치료기술자, 조경기능사, 이용사), 숲해설가, 숲사랑지도원, 식물보호산업기사(2차 진행중), 직업상담사(2차 진행중), 도시농업관리사, 공인중개사, 사회복지사(1급), 요양보호사(1급), 바리스타, 부동산공경매사, 청소년지도사, 심리상담사, 노인심리상담사, 한국어교원, 긍정심리학전문강사, 재무설계사(AFPK), 펀드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여신심사역, 신용관리사(국가공인), 경영지도사(마케팅), TOEIC 885점, 평생교육사, 창업지도사(삼일회계법인),매일경제, 동아일보 등 200여 편 기고, 저서(SNS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성공을 부르는 SNS 마케팅, 단 하나의 질문,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팬데믹 시대, 멈춰진 시간들의 의미)등

강의분야

경영학개론/조직심리학/심리학개론/마케팅원론/ 소비자행동론/귀농귀촌의 이해/농업법률/실전 농지 & 농가 구입 실패 사례/ 로컬푸드와 생명으로 돌아가기/숲치유/산림치유/ 농촌관광/MZ세대 슬기로운 직장생활/은퇴 후 자아 통합감 찾기/퍼스널 브랜딩/브랜드 정체성과 조직시민행동/협동조합 이해와 정체성/사회적 경제의 이해/청소년 진로탐색/앱을 활용한 스마트 워킹/SNS 홍보 마케팅/바로 써먹는 심리학/ 노인심리상담의 이해/부동산 재테크(실천)/부동산 공경매/ 농업세무/재무설계/공무원 및 일반인 은퇴설계/써드 에이지 노후 준비/재미있는 나무 이야기/숲해설 기법/화가 고흐 인문학/식탁위의 인문학/음식과건강/숲해설 방법 등

강사약력

농식품부 귀농귀촌전문강사, 농식품교육문화정보원 영농네비게이터, 의왕시 바르게살기협의회 부회장, 現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연구교수, 現 강원종합뉴스 논설위원,現 한국키르기스스탄 협력위원회 농림분과 위원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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