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목의 꿈, 소덕동 팽나무만이 아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소재로 등장한 소덕동 팽나무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실재 존재하는 이 팽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제사를 지내는 마을의 당산목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새와 곤충의 쉼터로, 마을의 안녕을 말없이 지켜봐 왔다. 이 팽나무가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두고 조사를 받는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다.


이렇게 한 번 내린 뿌리를 온전히 땅에 두고 고목으로 크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이러저러한 이유로 훼손되는 나무도 많다.


한때 서초구 반포의 한 아파트에 수령이 1000여 년 넘은 느티나무를 아파트의 조경수로 심었다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자리에 있었으면 신목(神木)이 되는 것인데,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한낱 정원의 오브제(objet)로 전락한 것이다.


주위를 보면 각종 재개발,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를 하는 현장을 많이 목격한다.


수십 년 자란 나무를 한순간에 그냥 베어버리는 것이 비인간적인 행위이기도 하지만, 희귀하고 보존 가치가 있는 나무, 흔하지만 거목으로 커져 유일무이한 나무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면적에서 건축할 때는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문화재뿐만 아니라 개발지역 내 보존할 가치가 있는 나무 등 식물 조사도 의무화해야 한다.


현재는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으면 행위 제한 등 보호조치를 내리기 어렵다. 지자체에서는 오래된 나무, 노거수에 대한 정비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여 다행스러울 따름이다. 도심에서 자라는 나무가 소덕동 팽나무처럼 고목으로 자라지 말라는 법은 없다.


어제는 너무 이르고, 내일은 너무 늦다. 유일한 순간은 오늘이라는 말처럼 지금이라도 주위의 무관심 속에 사라져갈 나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랠프 월도 에머슨은 '자기신뢰'라는 책에서 "자연은 인간에게 이해(understanding)와 이성(reason)을 동시에 훈련하는 학습장"이라고 했다. 이처럼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의식하게 한다.


이번 드라마가 만들어낸 한 나무에 대한 관심이 일회성이 아닌, 주위에 있는 자연을 좀 더 잘 탐색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자연에 가해지는 비인간적인 행위는 우리 안의 인간성을 파괴할 뿐이다.


[임창덕 한국열린사이버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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