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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정 Jul 05. 2016

꿈을 향한 '채찍질(Whiplash)'

영화 <위플래시>에서 찾은 '꿈'을 향한 길


꿈이란 것은 잠을 자면서 꾸는 것과 동시에, 사람이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 모습을 간절히 원하는 것을 뜻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고, 그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온전히 우리가 꿈만을 향하도록 두지 않는다. 현실과 직결되는 생계의 문제나, 자신의 재능, 그리고 주변 환경까지 모든 것들이 꿈이란 것의 방해물로 작용될 수 있다. 때문에 누구나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주저할 수 있고, 이것은 결코 용기나 절실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때론 자신이 품은 꿈 앞에서 무력해질 수도 있다.


2015년 3월 이러한 꿈을 가진 한 소년이 등장하는 영화가 개봉했다. '데이미언 채즐'감독의 <위플래시>는 드럼이라는 소재와 함께, 이러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주인공 '엔드류 네이먼(마일스 텔러 분)'은 일류 드러머라는 꿈을 안고 셰이퍼 음악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는 '테렌스 플레쳐(J.K. 시몬스 분)'의 눈에 띄어 그가 지휘하는 밴드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앤드류의 꿈을 향한 도전기를 보여준다.


난 화가 난다!


그는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정예 밴드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의 배경에는 작가를 겸하는 고등학교 선생님인 그의 아버지와, 어릴 때 떠나버린 그의 어머니가 있었다. 즉 그에겐 어느 음악적 재능이 제공되는 환경이 없었으며, 그의 드럼에 대한 열정만이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는 연습실 벽에 자신이 존경하는 드러머의 사진을 붙여놓고 땀 흘리며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열정을 보여준다.


이처럼 꿈이란 것은 결코 필연적인 것만은 아니다. 물론, 환경적인 요인이 도움이 되어 꿈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이 갖고 있는 꿈이 항상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한 번쯤은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길지라도, 자신 스스로의 재능과 주변 환경을 돌아보며 당연히 할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이내 지워버리곤 한다. 하지만 꿈이란 것은 언제나 무(無)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꿈이란 것은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과정의 끝에 놓여있는 것이다. 따라서 꿈을 향한 과정은 불완전한 모습이 대부분이 되고 처음부터 단념하지 않아도 된다. 그 시작점에서 필요한 것은 재능이나 환경이 아닌 바로 열정뿐이다.


영화에서 앤드류는 자신의 재능을 의심받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그것에 대해 '화가 난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열정이 그가 가진 재능 위에 있음을 보여주고 그것으로부터 재능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자극 덕분에 그는 열정에 떠밀려 문자 그대로 피나는 연습을 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그를 가로막는 건 이러한 재능이나 주변 환경뿐만이 아니다.


그것이 성공 기준이냐?


그는 가족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자신의 꿈에 대한 사람들의 보통적인 시선을 여과 없이 느껴버린다. 그가 지향하는 음악가는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단순히 가난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그들이 말하는 성공과 거리가 먼 하나의 직업일뿐이다. 앤드류는 그것에 대해 '20세기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음악가가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성공이겠죠.'라고 말하며 자신의 성공에 대한 기준을 말한다.


현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성공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을 마음대로 정해놓고, 다른 이들의 꿈을 하찮은 것으로 여겨버리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의 기준은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단순히 현실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치는 돈을 기준으로 성공이란 단어를 정의 내려버리는 것은 자신 스스로를 돈의 노예로 만들어버리며, 앞으로 돈에 얽매여 사는 삶을 살다 죽을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말하는 것과 같다. 사람이 살아가는 길은 사람의 수만큼 있다. 때문에 성공의 기준 또한 어느 하나로 정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앤드류 또한 '가장 위대한 음악가'를 자신의 기준으로 삼으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이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뿐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의 길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그를 향한 채찍질(Whiplash)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다.

 

신호 줄게요.


꿈을 향한 그의 열정은 결국 그를 망치게 만들었다. 자신과 사귀던 여자친구를 매몰차게 차 버리고, 드럼을 맨손으로 찢기도 하며 자기 스스로를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이러한 데에는 플레쳐의 영향이 컸다. 그는 앤드류를 자극하고 더욱 매몰차게 몰아붙이면서 앤드류가 한계를 딛고 성장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앤드류는 그의 채찍질에 이성을 잃어버리고 결국 그것은 그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실패를 하게 되는 위기에 빠지게 된다.


우리 또한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이러한 실패를 맛볼 수 있다. 그것은 앤드류에게 작용됐던 악운과 같은 우연적인 요소들 뿐만 아니라, 플레쳐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앤드류 또한 그 앞에서 꿈을 포기하기도 하고, 공연 도중에 도망치려고 하기도 했다. 우리 또한 절망감 앞에 빛이 바래가는 꿈을 손아귀에서 서서히 놓아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앤드류는 그것의 끝자락을 더욱 단단히 움켜잡았다.


그는 실패에 굴복하지 않았다. 맞서 싸우기로 정하고 다시 무대로 향했고, 결국 무대를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를 위기에 빠뜨린 장본인인 플레쳐 또한 결국 앤드류의 열정을 갖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인정하게 되고, 앤드류가 주는 신호에 맞춰 미소와 함께 그의 꿈을 완성시키며 영화는 끝난다.




현실 속에서 꿈을 향한 길에는 영화에서 보여준 것보다도 더 많은 실패들이 놓여있을 수 있다. 이러한 실패앞에서 사람들은 꿈이 점점 멀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꿈은 멀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이루고 싶어 하는 그 꿈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 넘어지기도 하고, 때론 꿈과는 다른 방향의 길로 나아갈 수도 있고 아픈 채찍질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라는 것을 통해 꿈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언젠가 그 꿈을 이루게 되었을 때 꿈은 우리를 향해 '지금까지 네가 걸어온 길들 모두 제각기 제대로 된 답이었다고 생각해.'라고 말해주며 우리를 위로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꿈을 갖고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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