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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정 Sep 12. 2016

'가능성'이라는 '마술'

영화 '나우 유 씨미2'에서 찾은 '백지'속 '가능성'

마술


'속임수를 이용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보이게 하는 것'인 마술은 사람들의 눈을 속여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현혹시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곤 한다. 단어에 들어있는 '술(術)'에서 알 수 있듯이 마술은 '마법'과 같은 이세계의 특별한 능력이 아닌, '술수'나 '기술'과 같이 재빠른 손놀림이나 눈속임을 통해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마술'은 엄연히 따지자면 '가짜'이다.


하지만 이러한 마술은 가짜임을 알더라도 신비로움을 갖고 있기 마련이고, 속임수가 밝혀지기 전까지 그것은 언제나 '진짜'인 것처럼 행동할 수 있고 증명되지 못하는 마술은 사람들에게 '마법'과 의미를 같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때문에 이러한 '마술'은 '가짜'임이 분명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2016년에 이러한 '마술'을 이용해 '진실'을 밝히는 한 집단이 있다. 영화 '존 추'감독의 '나우 유 씨 미 2'에서는 '가짜'인 '마술'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한 집단이 나온다. '포 호스맨'이란 그룹은 '디 아이'라는 의적의 일을 하는 집단과 뜻을 함께하며, 그들의 이상을 실현해나간다. 그들이 바라고 있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며, 그리고 그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여러분 생각대로 이들이 진실될까요?
아니면 이들의 마술에 현혹된 걸까요?


FBI 소속의 '딜런 로즈(마크 러팔로 분)'는 '포 호스맨'을 만든 장본인이자, 마술을 이용하여 '의로운 일'을 하는 의적과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행하는 일은 법의 선을 지키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고, 드러내지 못하고 숨어서 활동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또 한 번 '의로운 일'을 위해 모였으나, 계획은 누군가의 훼방으로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 생각대로 이들이 진실될까요? 아니면 이들의 마술에 현혹된 걸까요?'


인간이 의심을 하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자신의 것에 대한 보호본능과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 등 여러 복합적인 감정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때문에 의심은 본능적인 것이며, 의심을 하였다 하여 비판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현대의 세상은 의심 없이 살아가기엔 힘들어진 듯이 보이기도 한다. 쏟아져 내려 나오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옳은 것'을 고르기는 매우 힘든 일이고 '선동', '날조'와 같은 단어들이 그 정보라는 거대한 바닷속에서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끝없는 의심을 하여, 어떠한 제대로 된 정보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결국, 우리는 끝없는 의심을 통해 아무것도 쉽게 쓰이지 않은 '백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바보'에 영화는 새로운 뜻을 보여준다.


왜 '바보'가 가장 강력한 카드인 줄 알아?
바보인 건 백지와 같아서이고, 다시 말해 무엇이든 될 수 있지.


'포 호스맨'을 위기에 빠뜨린 악인으로부터 간신히 목숨만을 건진 채 아무것도 없는 듯이 보인 '포 호스맨'에게 '디 아이'의 역할을 해온 '부부(저 우차 이친 분)'는 '바보'카드가 왜 강한지 설명하며, 그들이 현재 갖고 있는 것보단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전에 영화 속 인물의 대사인 '마술사의 위대한 힘은 빈 주먹에서 나온다.'를 통해, 앞으로 그들이 해나갈 것은 '빈 주먹' 그리고 '바보'와 같은 '무(無)'에서부터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보이지 않기에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 이는 물리적인 과학적 이론의 시각이 아닌 사람의 심리에 범위를 둘 때 해당되는 말이다. 흔히들 말하는 '사랑', '행복'과 같은 정신적 가치들이 이에 해당된다. 그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은 추상적인 개념들이지만 그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현재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들이 사람에게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들은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무(無)'의 모습은 그것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되고, 바꿔 생각해본다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그들은 '가능성'의 이름을 빌려 그것에 무한한 힘을 부여할 수 있는 의미를 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이 원하는 세상은 거대한 이상향이 아니다. 다만 '인간다움'에 뜻을 두었을 뿐이었다.


네 어미가 누군지 몰랐어
단지 내겐 데이터 속 숫자에 불과했으니까.


그들을 위험에 빠뜨린 악인인 '아서 트레슬러(마이클 케인 분)'은 갑부이다. 하지만 그가 많은 돈을 번 것에는 수많은 힘없는 사람들의 돈들을 반강제적으로 뺏은 것들이 있었다. 약자를 이용하고 이기적인 모습으로 단지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것 같은 그는, 딜런에게 그의 어머니가 '데이터 속 숫자'에 불과했다며 고객이나 사람들을 단지 '돈벌이'로만 보는 모습이 나온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결코 영화 속 모습이 아니다. 현실의 많은 힘없는 사람들이 데이터 속 숫자 취급을 당하며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기업'이란 존재가 '영리를 위한 조직'이라는 것에 뜻을 두었다고 해도, 그것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라는 숨겨진 수식어가 숨겨져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흔히 등장하는 '대기업의 횡포'나 '비정규직 문제'와 같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때론 냉혹한 현실이란 단어를 빌려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곤 한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옳지 않다.


언제나 '인간'은 최소한 '인간다움'을 보장받아야 한다. 현실의 울타리 안에서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숫자'로만 보곤 민감한 문제로 다루지 않곤 한다. '구의역 사고'가 그랬고 '에어컨 기사 추락 사고'가 그러했다. 그들은 그들을 한 명의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어쩌면 하나의 '소모품'으로 밖에 여기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한다. 분명 '돈'으로 인해 상하관계가 나눠지기 마련이지만, 그 가운데 '인간'이란 단어를 지워버린다면 그 미래는 분명 밝지만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포 호스맨'은 이러한 진실을 드러내고자 '마술'을 이용해 자신들의 진가를 드러낸다.


'눈'에는 '눈'


결국 악인들의 악행들은 드러나고, 그들은 또 한 번 진실을 밝혀내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들이 찾아간 곳에서 '태디어스 브래들리'는 '눈에는 눈'이라는 단어를 믿는다며, 그들을 격려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포 호스맨'은 그들이 만든 '가짜'인 '마술'을 이용해 진실을 감춰낸 '거짓'과 싸웠다. 즉, 그들은 '눈에는 눈'의 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이용한 '마술'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진실'을 드러날 수 있게 한 '마술'은 분명 존재했고, 그것이 뜻을 갖게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백지'상태였던 그들이었다.

결국 그들은 '가능성'을 발휘해 그들의 '마술'이 '진실'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바보'인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많은 거짓들이 만연해있고, 그것들은 '진실'을 헤치고 자신들이 옳은 것인 양 행동하곤 한다. 그 가운데 우리는 어느 하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백지'와 같은 모습으로 '바보' 취급을 받으며, 현실 속 많은 거짓들과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를 뒤덮으려는 거짓들에게 결코 굴복될 수는 없다. 우리가 행해야 할 진실을 드러내는 것은 그것이 결과가 될 때까지는 '가짜'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들의 '마술'이 '진실'이 된 것처럼, 우리 또한 보이지 않는 '가능성'의 힘을 믿는다면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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