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찾은 공존의 방법
현대 사회의 조직을 이루는 많은 단체들 안에는 더 많은 각자의 개인이 있다. 이러한 개인들은 각자의 인생이 있어왔고 동시에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 때문에 어떠한 목표를 이루는 데에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할 수 있다. 그 가운데에 옳은 길을 판단하는 기준은 매우 중요하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맞이한 '어벤져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는 그간 히어로물에서 제외되었던 제3자의 관찰자 입장에 불과하였던 일반 시민들을 영화에 갈등을 유발시키는 중요한 작용점으로 설정하였다. 단지 영화에서 수동적인 역할만 해오던 시민들을 영화 내용의 중심으로 끌어당기면서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던 어벤져스는 갈등에 빠지게 된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둘의 방법은 상반되었는데, 아이언맨은 어벤져스에게 큰 힘을 갖고 있는 조직인만큼 눈총을 받는 상황에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캡틴은 그러한 규제는 조직의 자립성을 잃고 외압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된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에서 조직이 완성되기에 필요한 것이 규제인지 자유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조직에 있어서 규제의 역할은 단순히 그들을 옥죄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조직의 움직임에 대한 행동반경을 설정하고, 후차적인 결과물에 대한 책임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역할이다. 영화에서는 UN이 어벤져스에게 체결하고 싶어 하는 소코비아 협정이 이에 해당된다. 소코비아 협정은 그들에게 족쇄와 같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사회에서는 경계의 대상이 되기 마련인데, 특히 영화에서 보여주는 어벤져스의 영향은 단순 사상적인 부분뿐만이 아닌 물리적, 물질적 피해를 넘어서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상황이었다. 대의를 위해 개인이 희생돼도 괜찮다는 개념은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의 주축이 되었던 히틀러가 주장하던 전체주의(全體主義)와 다를 바 없는 개념이다. 이러한 관점은 모든 스토리를 알고 있는 히어로와 관객들 사이에 있는 단순히 사건들의 겉모습만 볼 수 있는 영화 내의 일반 시민들에게서는 충분히 오해에서 비롯돼 생길 수 있는 것들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개인의 영웅적인 스토리나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보상이다. 때문에 규제는 앞으로의 어벤져스의 존속에 이러한 부차적인 피해상황을 보상하고 책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꼭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캡틴은 그러지 않았다.
세상은 항상 평화를 바라고 올바른 방향만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없다. 때문에 그러한 규제가 항상 조직을 옳은 방향으로만 사용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러한 규제와 법망에는 허점이 존재하고, 사회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들이 규제에 의해 시행되지 못하거나 아니면 그 법망 사이에 허점을 이용하여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은 단지 영화 내에서만 나올법한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의 뉴스에서 보이는 많은 일들에도 이러한 상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캡틴이 우려한 것은 바로 이러한 것들이었다. 높은 건물이 거센 풍파에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외부적인 바람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오히려 단단하게 건물을 옥죈다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렇게 어벤져스내에서는 두개의 가치관이 서로 '양립(兩立)'되어 어벤져스의 사실상의 해체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여기서 영화는 이러한 상황에서 '공존(共存)'할 수 있도록 하는 해결책을 내세운다. 그것은 바로 서로의 신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캡틴은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행동들에 용서를 구하고 토니 스타크의 신념을 존중한다는 뜻을 표한다. 토니 스타크 역시 캡틴이 교도소에서 '전' 어벤져스의 멤버들을 탈출시키는 소식을 듣고도 시큰둥한 반응으로 무시해 버리며, 캡틴의 신념을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 캡틴은 아이언맨에게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달려가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뜻을 전했다. 마지막 장면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어벤져스는 이로써 결국 해체되었다. 하지만 어벤져스는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막고 있던 허울을 벗어던져 버린 것뿐이다. 이렇듯 양립과 공존이라는 두 단어의 경계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안에서 결정되고, 이것이 공존이 되었을 때 결과적으로 서로를 더욱 결속력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을 살펴 볼 수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3의 세계관의 첫 영화인 만큼 앞으로의 내용 진행에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영화였다. 단순 악인들과 싸우며 영웅적인 면모를 과시하던 여느 히어로물과는 다르게, 그 안에서 간과되었던 무고한 희생과 각 영웅들의 개성과 각자의 가치관들을 부각시키며 영화 속에 잘 녹여냈다. 이러한 영화가 보여준 신선함은 앞으로 어벤져스의 행보의 귀추가 주목되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보여준 서로의 신념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인한 공존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 무척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