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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리 Jun 04. 2023

다정함이 우릴 구해줄 거야

직관적 영화 리뷰1 -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개봉 : 2023.03.01.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액션, 코미디

국가 : 미국

러닝타임 : 150분

배급 : 워터홀컴퍼니(주)

줄거리 : 미국에 이민 와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네이버 영화-




마침내 이제야 뒤늦게, 이 영화를 보았다.

[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엣원스 ]


영화도, 야구도 시들해진 지 좀 됐고, 이 모든건 코로나 탓이거나 혹은 노화 탓. 책과 영화가 있어 이만치나마 고뇌하고 공감하고 위로하고 위로받는 사람이 되었는데. 둠칫둠칫, 간만에 심장이 뛰었다.


만화경(kaleidoscope) 같은 총천연색 겹겹의 세계를 여행하고 온 느낌. 정신없이 흔들어대는데 그 중심에서 철학을 만나고 본질을 만난다. 이 천재감독들(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은 짖궂고 얄궂고 영민하고 다정하다. 백지 위에 컬러풀한 물감 방울을 마구 흩뿌려놓은 듯 자유분방한 상상력은 질투가 날 지경. 나의 세계는 골방에 불과하구나.




삶의 길에서 무언가 하나씩 선택할 때마다 새로운 우주가 하나씩 분열된다 했지. 존재 하나에 겹겹의 우주. 미숙함으로 가득찬 나지만 에브리띵, 에브리웨어에 멀티 '내'가 있고. 그것이 한꺼번에(올앳원스) 하나의 본질로 합쳐질 때 우린 생각지 못한 기적을 만들 지도.


이따금 내가 가진 겹겹의 감정 레이어들을 겹겹의 우주처럼 생각한 적이 있었다. 겹겹의 감정 한가운데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 있길 바라나. 혹시나, 돌멩이.

'돌멩이' 장면에서 눈물이 빵 터졌다. 차라리 돌멩이가 되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니까. (드라마 '삼순이'에서도 심장이 돌멩이가 됐음 좋겠다고, 그녀가 말했는데....  그때도 함께 엉엉 울었더랬다.)

영화의 돌멩이 장면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하게 눈물을 터뜨렸던 이라고.

.

.

가벼움이 무거움으로 닿고, B급 정서가 본질에 닿는다.

'멀티버스'는 결국 우리 개개인의 모든 우주.

우리는 모두 겹겹을 산다.

무수히 많은 개개인의 무수히 많은 겹겹이 충돌하지 않으려면,

결국은 다정함. 


다정함이 우릴 구해 줄거야. 연대. 

우린 모두 연결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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