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착했다
나는 어떤 친구랑 친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유치원 다닐 때도 학창 시절에도 나는 착한 친구를 좋아했다. 친구의 가정환경 같은 배경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나한테 못됐게 굴지 않으면 친구라고 생각했다.
해외에 살다 보면 다양한 아이들을 만난다. 집이 넉넉한 친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고, 아버지가 주재원으로 발령 난 친구도 있지만 아버지가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도 있다. 그런 걸로 친구를 가르진 않았다. 내가 가를 수 없는 환경이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초등학생 때 가장 친했던 친구는 집이 엄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 집에 대한 소문이 많았는데 사실 확인도 안 된 이야기를 왜 말하냐고 친구들에게 화를 낸 적이 있다. 친구가 들으면 속상할 이야기였는데 그걸 또 뒤에서 수군대는 게 이상했다.
친구는 학교 옆에 살아서 학교까지 걸어 다녔고 나는 스쿨버스로 통학했다. 둘이 친하다는 것을 양쪽 부모님들도 다 아셨다. 친구가 우리 집에 온 적은 많지 않은데 내가 친구 집에는 꽤 갔다. 아무래도 학교랑 가까이 사니까 방과 후에 종종 갔던 것 같다. 친구 집에 갈 때마다 친구 아버지께서 간식을 챙겨주시면서 잘 지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백일장 주제를 고민하다가 친구에 대한 글을 썼다. 친구가 얼마나 착하고 나한테 잘해주고 나랑 잘 맞는지, 친구를 생각하며 썼는데, 입상했다. 친구에 대한 애정이 잘 느껴지는 글이라서 입상했다고 들었다.
친구는 5학년 1학기를 마치고 귀국했다. 그 후로 연락이 닿지 않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쯤 극적으로 연락이 닿았다. 초등학교 당시 친구들끼리 유행처럼 만들었던 한메일 주소를 기억하고 연락했던 것 같다. 20대 중반까지도 연락했지만 현재는 연락이 끊겼다. 초등학생 때도, 고등학생 때도, 20대 때도 나는 쭉 그 친구가 잘됐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