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 초등학교 : 친구의 기준

내 친구는 착했다

by 결이

나는 어떤 친구랑 친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유치원 다닐 때도 학창 시절에도 나는 착한 친구를 좋아했다. 친구의 가정환경 같은 배경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나한테 못됐게 굴지 않으면 친구라고 생각했다.


해외에 살다 보면 다양한 아이들을 만난다. 집이 넉넉한 친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고, 아버지가 주재원으로 발령 난 친구도 있지만 아버지가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도 있다. 그런 걸로 친구를 가르진 않았다. 내가 가를 수 없는 환경이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초등학생 때 가장 친했던 친구는 집이 엄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 집에 대한 소문이 많았는데 사실 확인도 안 된 이야기를 왜 말하냐고 친구들에게 화를 낸 적이 있다. 친구가 들으면 속상할 이야기였는데 그걸 또 뒤에서 수군대는 게 이상했다.


친구는 학교 옆에 살아서 학교까지 걸어 다녔고 나는 스쿨버스로 통학했다. 둘이 친하다는 것을 양쪽 부모님들도 다 아셨다. 친구가 우리 집에 온 적은 많지 않은데 내가 친구 집에는 꽤 갔다. 아무래도 학교랑 가까이 사니까 방과 후에 종종 갔던 것 같다. 친구 집에 갈 때마다 친구 아버지께서 간식을 챙겨주시면서 잘 지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백일장 주제를 고민하다가 친구에 대한 글을 썼다. 친구가 얼마나 착하고 나한테 잘해주고 나랑 잘 맞는지, 친구를 생각하며 썼는데, 입상했다. 친구에 대한 애정이 잘 느껴지는 글이라서 입상했다고 들었다.


친구는 5학년 1학기를 마치고 귀국했다. 그 후로 연락이 닿지 않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쯤 극적으로 연락이 닿았다. 초등학교 당시 친구들끼리 유행처럼 만들었던 한메일 주소를 기억하고 연락했던 것 같다. 20대 중반까지도 연락했지만 현재는 연락이 끊겼다. 초등학생 때도, 고등학생 때도, 20대 때도 나는 쭉 그 친구가 잘됐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016 초등학교 : 일기장이 데스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