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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흩다 Nov 20. 2015

계절마저 거짓 같던 그때와 그대,

시월의 마지막


떠나가는 가을을 차

또렷하게 볼 수 없어 눈을 감았다.


따뜻했던 온기는 어디에 갔는

싸늘한 바람 한 번에,

스쳐가는 소낙비에 맥 없이

무너져 내릴 마음이었다면


알록달록하게 스민 저 단풍들을 보고

설레어했던 계절조차 거짓이었을.


붙잡지 못하고, 그럴 엄두조차 나지 않던

그날의 그대와 오늘의 계절은

눈부시게 닮았고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그렇게 서글픔이 짙어지는 낮

끝내 고운 단풍이 되진 못하였 나.


그대의 처음과 끝이 맞닿은 거리에

애써 외면하려  할수록, 그럼에도 당연하게

부드러웠던 그대 품과 같았던

가을에 물들여져 서글피 울어버렸다.


그대가 없는, 그대의 계절이

그리워 원망스레 바라 본 거리에

소복한 추억처럼 쌓인 낙엽이 아린다.


고운 단풍이 되지도,

색을 바래 지도 못하고 저버려

울긋불긋 고르지도 않은 저 잎들은


아프않을까, 밉진 않을까

바랄 수 없는 사랑이 고프지도 않을까.

그래서 난 서글퍼지나 보다


너의 빈 자리를 느껴버린 순간.

'언제부터 나도 저들과 같은 운명이었을까'라며

한참을 떠도는 바람을 물끄러미 보다가

나도 그들에게 물들어버렸다. 울긋불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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