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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흩다 Nov 20. 2015

구름 한 점

옅어지는 하루와 잊혀지지 않는 너.

   또 하루가 옅어진다    

니 생각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구름처럼 떠오르는 너의 생각 한 점이 뭉게뭉게 구름 비가 되어 나를 적시고 촉촉이

내 숨결에 스며들었구나.


비를 피하려 들어온 카페에서 마신 녹차라떼조차 달고도 쓴 너의 애정과 닮아 끝까지 입속에 머물고,

너의 향에 깊이 취해버린 듯 어질어질 비틀거려.


돌아선 우리 사이 담벼락 틈에서 조그맣게 피어나

여기저기 퍼진 개망초 한 송이처럼 내 마음도 어찌 주체할 수 없구나.

우리가 함께 걷던 길, 자주 가던 카페, 가로등 밑과 창문 틈 사이 까지도

너를 내 눈에 담았던 그 날 그 순간부터 퍼져버렸어 내 모든 곳에.


참 이뻐했었는데 우리 추억들이 만든 그 공간. 시간들

1년이 깃든 날들이 무색하게도 져버렸지만

그 꽃처럼 활짝 웃던 그 날의 네 모습은 아직도 내 맘 속엔 환히 보여.

외로움인지, 사랑인지, 미련인지 모를 닳고 헤진 내 마음이지만,

그 토록 좋아했던 만큼 여전히 넌 나에게 자리해있구나.


이 달이 지나고, 내년이 되고, 조금 더 지나 성숙해진 사람이 되었다고 느껴질 만큼 우리가 자라 있을 때.

지난날의 사랑을 오롯이 담아 추억이란 상자에 넣어두자.

그럴 수 있을  때쯤 서툴렀지만 순수했던, 지금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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