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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파인 Sep 24. 2024

그래도 세상은 살만합니다

해외, 특히나 아프리카 르완다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안한 생활을 위해 의, 식, 주 중 무엇보다 주거가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저는 정말 좋은 집주인을 만나 지금 약 2년 반째 같은 집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첫 번째 집은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주인이 연락되지 않고, 방범창은 없고, 방충망이 뚫려있어 셀 수 없는 모기와 벌레, 바퀴벌레가 정말 많이 들어왔고, 1층이라 안전하지 않으면서도 외부인 출입이 잦았으며, 그 외부인들이 창문을 통해 우리 집을 보거나 집 앞에서 술파티를 하는 등등 여러 문제로 인해 6개월 만에 그 집을 나오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예산에 맞는 집이 없어 좌절을 겪었습니다.

그러다가, 현재 집주인이 제게 전화를 걸어왔고 예산도 딱 맞고, 집도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집으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가구를 재배치하는 것, 필요하지 물건을 정리해 주는 것과 같은 작은 대화에서부터 집값이 올라 다른 집주인들은 집값을 올려받음에도 우리에게는 큰 인상 없이 비슷한 가격에 계속 집을 살게 해 주는 등 그의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들이 많았습니다.

멀리 낯선 땅에서 살면서 본인의 자국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으리라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배려해 주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라 이내 감사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지방정부의 공권력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고위공무원이 직접 해결해 주거나 본인이 발 벗고 나서서 일의 과정에 참여할 때가 있습니다.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일의 진행과정을 잘 알기 때문에 이것이 더 쉬운 방법이고 옳은 방법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에는 더 많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하는, 그냥 신경 쓰지 않는 인간들) 하지만 이렇게 뜻이 통하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뛸 듯이 기쁩니다.

뭐, 이렇게 칭찬하다가도 집주인이나 정부관계자에게 속이 상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 사는데 희로애락은 당연하고, 나 자신도 뭔 생각하는지 모를 때가 있는데, 하물며 남, 그것도 언어, 인종, 문화 다 다른 사람과 내가 다른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외, 특히 개도국에 살다 보면,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런가보다..' 이러한 내적평화를 바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그리고 작은 것에 정말 소소한 것에 감사하고 기뻐할 줄 아는 것이 성장의 한 걸음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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