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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파인 Dec 16. 2021

아프리카?
기린, 사자, 코끼리를 자주 보나요?

아프리카는 국가명이 아니에요!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종종 받는 질문들이 있다.


-아프리카는 정말 많이 덥지요?

-기린이나 사자를 자주 보나요?

-흑인들은 모두 힘도 세고 빠르지요?

-길거리에 아이들이 많이 굶어 죽나요?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굉장한 인종차별을 느낀다. 누군가 우리에게 중국인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한국사람은 다소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다. 같은 동북아시아권에서 거주하므로 생김새가 비슷하더라도, 문화와 기후, 생활환경 등 국가마다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과 중국인은 엄연히 다르다. 비슷한 문화도 있겠지만, 싸잡아서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비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잘 모르면서, 아프리카를 하나의 국가처럼 대할 때가 굉장히 많다. 위와 같은 질문도 그러한 생각에서 나온 질문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크기는 중국, 미국, 인도 등 면적이 큰 국가를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 실제로 아프리카 연합(AU)에서 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55개국이므로, 이 큰 대륙에 여러 나라가 모여 살고 있으니 다양한 인종과 다채로운 생활 문화가 존재한다.


아프리카 대륙이 적도 부근에 위치하기 때문에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에는 덥다. 때로는 정말 타버릴 듯한 뜨거움이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우기 때나 새벽/밤 시간 때는 시원하고 때로는 추위를 느낄 때도 있다. 특히 르완다는 내륙 국가에 언덕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연중 16~26도 사이의 기온을 유지한다. 시원한 가을 날씨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기린이나 사자, 코끼리 등 야생 동물은 보통 케냐, 탄자니아의 사파리 투어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도심 지역에서는 이러한 야생동물을 만나기 어렵고, 만약 나타난다면 해외 토픽감이 될 것이다.


흑인들이 모두 민첩하고 힘이 세고 흥이 많을까? 이것도 고정관념에 의한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많은 흑인들이 힘이 세고, 유쾌한 성격을 지닌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내가 아는 르완다인들 모두에게 MBTI 검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I형(내향형)인 사람도 있고, 운동을 잘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종종 어린아이들이 돈을 달라며 구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정말 돈이 없고 먹을 게 없어서 구걸한다기보다는, 외국인이 돈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종종 외국인들이 불쌍해서 돈을 주기 때문에 구걸을 재미 삼아한다. 르완다 경찰은 이렇게 구걸하는 아이들을 훈계할 때도 있고, 허가받지 않은 판매자나 노점상들을 체포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개발도상국에 여행을 가서 어린아이가 구걸을 한다고 해서 돈을 준다면, 그건 결코 그 아이를 위하는 행동이 아닌 자기 스스로가 '착한 일'을 했다는 위안을 위해 돈을 주는 것일 것이다.


한국 내에서도 아프리카 지역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인식개선 프로그램과 활동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비록 이러한 활동들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흘러가기까지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작은 움직임이 세계인들을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의 장으로 변화되길 바란다. 그러니 제발, '아프리카 = 불쌍한 곳'이라는 아프리카 비하는 이제 멈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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