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럭이 들려주는 회사생활 이야기 : 디자인씽킹 편(1)
학창 시절 공대생이었던 나는 경영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경영학과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 수강했던 과목명이 "디자인 경영"이었는데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 단지 조동성 교수라는 당시 유명했던 경영학 교수의 강의여서 호기심에 수강 신청을 한 것이었다.
막상 들어보니 이론적으로 특별한 건 없었고, 조동성 교수의 인맥으로 특별강의를 했던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모습만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회사에 취직을 했고, 다시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디자인(Design)의 뜻은 "조형 작품이나 제품의 형태, 색상, 장식 등을 도안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경영학에서 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쉽게 이해가 안된다.
그런데 디자인의 어원을 찾아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디자인(design)은 표현하다·성취하다의 뜻을 가진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한 단어다. 이제부터 경영학에서 말하는 디자인에 대해, 디자인 씽킹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스티브잡스는 디자인을 이렇게 정의했다. "디자인이란 단지 외형적인 모습과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념을 뜻한다." 즉, 디자인이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말이다.
이번에는 씽킹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아인슈타인은 "만약 내게 문제를 풀기 위해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5분 동안 해결방법에 대해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그렇다면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은 무슨 말일까? 디자인 씽킹의 개념을 정립한 로저 마틴 토론토대학 경영학 교수는 "디자인 씽킹은 디자이너처럼 문제를 풀고 혁신하는 사고의 방식" 이라고 정의했다. (로저 마틴이 언급한 디자이너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상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정리하자면, 경영학에서 말하는 디자인은 "일하는 방식"을 뜻하며, 디자인씽킹은 "디자이너처럼 문제를 풀고 혁신하는 방식"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경영학에서 디자인의 개념이 지금처럼 일하는 방식으로 인식된 것은 1990년대 이후부터이다. 1960년대 이전의 디자인은 우리가 흔히 아는 디자인의 개념을 산업에 접목한 것이다. (산업디자인)
그리고 당시의 패러다임은 과학과 산업 중심이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1933년 시카고 엑스포 표어이다.
과학이 발견하면(Science Finds), 산업이 적용하고(Industy Applies), 인간이 적응한다(Human Confirms).
그러다가 1970년도에 개인용 컴퓨터(PC)가 등장하고 IT가 발전하면서 IT 중심의 산업이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산업/과학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사고가 성장하기 시작한다. 이후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인간 중심의 사고 개념은 급성장하게 되었다.
인간이 요구하면(People Propose), 과학이 연구하고(Science Studies), 기술이 적응한다(Technology Confirms)
이렇게 인간 중심 사고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을 촉진시킨 것이 바로 디자인 씽킹 이다.
다음 시간에는 디자인씽킹의 개념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데 공헌한 글로벌 디자인 회사 IDEO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