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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프러스 Mar 02. 2023

직장상사, 슬기롭게 대처하기

상사는 공자도 맹자도 아닙니다.

갑질상사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몇 개월간 회사에서 '아.. 이런 걸 두고 갑질이라고 하는구나'라고 느끼는 일이 참 많아졌습니다. 갑자기 화내고 소리 지르는 갑질 상사라면 기본으로 갖춰야 할 소양 중 하나고요. 퇴근 후 저녁시간에 술 마시러 나오라고 전화하거나,  인사고과를 잡고 흔드는 것도 기본템이죠.  나이나 직급고하에 상관없이 버럭버럭하고, 특히 이번해에 승진이 걸려있는 사람들은 더 중점적으로 이용을 당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갑작스레 이런 일을 당하면 정말 '공격'을 당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고 나면 불안과 우울이 한껏 저를 휘감아버리죠.


그런데 여기에 "우리 상사는 이 정도 레벨입니다!!"하고 에피소드를 꺼내놓으려고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을 갑질 상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말하고 싶었어요. 왜냐면 이직이나 부서이동, 고충처리 등등으로 당장 이 사람에게서 벗어날 순 있겠죠. 그런데 이 상사를 피해도 또 다른 상사가 생깁니다. 직장에 계속 다닌다면요. 그때마다 도망갈 순 없잖아요. 

 

상사라는

어려움


 '상사'라는 이름이 참 어려운 위치입니다. 원들을 다 챙겨야 하고, 부서 성과도 내야 하고, 자신보다 어린 윗상사의 비위도 맞추고 싫은 소리도 참아야 하죠. 원들은 나잇대도 성향도 다 제각각입니다. 그들을 조화롭게 하는 것도 역할입니다. 일의 범위도 광범위하고 민감한 일도 많죠. 중간책임자로서 위-아래를 잘 조율해야 하고 막중한 책임감도 있을 겁니다. 개인적인 승진이나 각종 문제도 있을 거고 책임질 가정도 있겠죠. 또 '팀장, 상사'라는 자리만으로 부하직원들이 욕하기도 하고, 싫어하는 경우도 있고요. 여러모로 어렵고 힘든 자리임은 확실하죠. 그런 무게감을 지닌 것을 알기에 무조건 상사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린 상사에게 갑질한다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그만큼 부하직원들의 고충도 큰 거죠.


예를 들어 주변에서 상사들은 대체로 집에서는 회사에서처럼 대우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어느 집에서 자식들이 "아버님, 어머님 오셨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앉아계십시오." 하지는 않죠. 그래서 주말에도 회사에 나오는 분들이 많죠. 대우를 받고 싶어서요. 물론 이건 제가 겪거나 보고 들은 상사 한정입니다. 일반화처럼 무서운 것은 없으니 모든 상사가 그렇다고 하지는 않 겁니다.


어쨌거나 저는 이걸 일종의 '우월감'이라고 봅니다. 힘을 가진 사람에게 복종할 수밖에 사회에서 '힘을 가진 '가 된 겁니다. 그 팀에서만큼은 최강자입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허가가 있어야 하고 자신의 눈치를 살피고 있으니까요.


참 재밌는 것은요. 이런 부류의 상사들은 "갑질'을 모든 대상에게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닌 것은 아니다고 표현하고, 갑질에는 강력대응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저런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갑질신고가 들어가는 순간 상사가 약자가 되잖아요. 그런데 보통은 그렇게 신고를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 이미지, 승진, 인사이동 등등 불이익을 먼저 생각하게 되니까 그냥 좀 참고말지라고 보통 생각하죠. 그걸 참 잘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고통에

추첨 맞추지 말기

러려니


한참 힘들 때 타 부서 선배가 이런 말을 해준 적 있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작은 거에도 서운하고 삐지게 돼. 대접받고 싶어 하고. 너네 상사 성격도 세고 고집도 세서 버럭버럭하긴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해라. 또 난리구나 생각하고 말아"


그냥 그러려니 해라.

이 별것도 아니고 명언도 아닌 말이 정답이더라고요. 그러려니 대충 무시하고 넘기는 겁니다. 상사한테 집중했던 내 눈을 돌리자는 겁니다. 상사가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한마디, 화풀이 식으로 던지는 한마디에 타들어가는 속을 부여잡고 있지 말고 최대한 '그러려니', '또 저러는구나'하고 넘기자는 말이에요. 그 사람은 원래가 그런 성격인 겁니다. 제가 제 성격도 못 바꾸는데 누구 성격을 바꾸겠어요.


저 사람 왜 저래? "왜"저러면 어떻습니까. 제가 그런 몹쓸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 인생인데요. 망하든 어쩌든 그 사람 몫이죠. 우린 평생 함께  것도 아니고 함께하는 것이 길어봐야 몇 년도 안 될 겁니다. 그런 사람이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에 전전긍긍하고 초조해하고 내 인생까지 돌아볼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런 말과 행동은 마치 매연 같은 거예요. 우리 삶에 필수로 차가 필요하지만 차는 꼭 매연을 만들잖아요. 우리 삶에 상사라는 존재는 항상 있지만 때때론 매연을 만들고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것처럼요.


그런 갑질에 제 기분이상하고 자존감도 상할 때가 있지만 그냥 '또 헛소리 하는구나', '오늘은 또 뭐가 저렇게 서운할까.' 이런 식으로 넘기니 한결 마음이 수월해졌습니다. 오늘의 타깃은 나였구나, 저런 일로도 화낼 수 있구나 한번 감탄해 주고 제 일을 하니 화는 나지만 금방 풀어졌습니다. 아예 평정 상태일 수는 없겠죠. 하지만 상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초점을 맞춰 사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제정신건강에 훨씬 낫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괴로운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자고요.


상사를

대하는

태도


는 상사를 대할 때 예의를 다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대한 예의, 선배에 대한 예의로 말이에요. 그리고 이건 반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흰 양반과 노비가 아닙니다. 자기 기분대로 행동해도 되고 감정을 집어던져도 되는 상대도 아닙니다. 제 상사는 "내가 이 나이에 어린것들 눈치나 봐야 하냐"라고 말하지만, 회사에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려고 눈치를 보는 게 당연한 겁니다. 후배들을 편하게 대할 수는 있지만 함부로 대하 안 되죠. 저희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인데요.


참 회사에 많은 걸 바란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돈이나 벌면 되지 상사 감정까지 생각하고 인간관계까지 생각하면 넌 대체 일을 언제 하니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죠. 그런데 회사 단순히 돈을 벌러 가는 곳이 아니라 하루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언제 혼날지 늘 노심초사하고 심장이 두근대고 상사 목소리조차 듣는 게 힘들다면 어떻게 버텨나갈 수 있겠어요.


감정조절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어요. 상사도 나보다 인생을 더 산 선배지만 공자나 맹자 같은 성인은 아니잖아요. 오늘은 듬직한 선배 같은 모습일 수도 있고, 내일은 가족같이 챙겨줄 수도 있고, 또 어떤 날은 극도로 예민할 수도 있어요. 누구나 그럴 수 있듯이요. 그러니 너무 상사라는 존재에 나의 모든 관심을 쏟지 말고 내 인생에서 중요한 영역을 내주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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