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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프러스 Feb 23. 2023

현실에 찌든 직장인도 몽글몽글한 꿈을 가져야하는 이유

나에 의해서 나를 위한 인생 만들기

내가

원하는 것 빼고

다 되는 세상


저는 첫 직장에서 5년을 일했습니다. 일을 사랑하는 상위 1%의 워커홀릭이 아니기에 답답한 회사, 상사, 쥐꼬리만 한 월급, 지겨운 야근, 쳇바퀴 굴리는 듯한 삶이 싫었습니다. 빨리 여기를 벗어나서 더 좋은 곳, 사람들이 알아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죠. '회사 망해라, 교통사고 나서 안 갔으면 좋겠다..' 다들 너무 힘들 때는 이런 생각 많이 하죠? (회사 망해라는 지금도 매일 하고 있습니다)


정말 안 되겠다 싶어 이직을 위해 상담심리대학원을 다녔습니다. 저에겐 다 계획이 있었거든요. 당시 직장에서 학위를 이용해 부서를 옮기고 상담 경력을 쌓아 개인 상담소를 차리는 그런 원대한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사 내가 원하는 것 빼고는 다 되잖아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노를 힘껏 저었지만 저의 조그만 돛단배는 급류에 휩쓸리더라고요. 그래서 계획을 재수정했습니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 이딴 회사 때려치우고 더 좋은 곳으로 가겠다고.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른 살이 넘은 나이에 공부를 또 시작했습니다. 1년 반 동안 기억력감퇴병을 이겨내 가며 준비한 끝에 부모님이 좋아할 만한 그런 회사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회사는 힙하진 않겠다란 생각이 드시죠?)


그런데 말입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이전 회사에서 도망친 곳 어쨌든 회사였고 똑같더라고요. 욕하는 내용이 업무에 따라 달라졌을 뿐, 욕은 똑같고 신세한탄도 똑같고 사람 사는 건 어디든 똑같았습니다. '이놈의 회사 빨리 돈 벌어서 그만두고 싶다.'이 마음만 더 커졌죠.


이직에

실패했을까


1년 반을 준비해서 다시 신입이 되어 들어갔는데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나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게 갈망해서 간 회사인데 왜 매일 망하라고 굿을 하는 건지.


그건 제가 회사의 네임밸처럼 외적인 것에 치우쳐 이직을 했기 때문입니다. 회사 이름 하나 보고 선택했으니까요. 그 회사를 제 뒷배경으로 갖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누가 보면 번쩍번쩍한 회사인가 싶겠지만 그건 아닙니다. 후광이 비치는 반사판 같은 회사는 아닙니다만 눈비정도는 막아주는 회사이기에 저는 제 회사 이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회사란 본디 돈을 벌러 가는 곳이잖아요? 우리는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되죠. 그래서 "무슨 회사를 자아성찰 하러 가나요, 돈 벌러 가는 거지!!"라는 말에는 적극 동의합니다. 00전자, 00공단 여기에 자아실현욕구 채우러 가겠습니까? 대기업, 신의 직장.. 다들 월급이든 워라밸이든 뭐든 목적하는 바가 있는 거지요. 배가 부르니까 '자아성찰' 이런 얘기가 나오고, '내가 하고 싶은 일, 원하는 일을 찾자' 이러지 당장 생활이 막막하면 노동청에 고발된 회사라도 다녀야겠죠. 그게 현실세계니까요.


그런데, 그래도 말이죠.

그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저는 원하는 일,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를 바랍니다. 물론 현실과 땅따먹기는 해야겠지만요. 저는 5년 전으로 돌아가면 제 자신에게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 뭔지 집중해 보라고 할 겁니다. 이런 대참사가 벌어지기 전에요.


얼어 죽을

나의

꿈?


이직 후 3년이 지났습니다. 정말 치열하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봤어요. 정말 사업을 해서 불꽃을 튀어볼까, 공부를 더해볼까, 유학을 가볼까 오만생각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가정이 있는 저로서는 새로운 시도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지금 직장을 떠나면 다신 돌아오지 못하고 실패를 견디고 다시 무언가 시도하기가 물리적 한계가 크기 때문이죠. 왜 20대 때 많은 경험을 하라는 건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은 평생직장이란 말이 사라진다고 하지만 공들여 들어간 회사에서 퇴사하기란 쉽지 않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사와 이직은 점점 멀어집니다.


 "안되면 딴 거하면 되지!" 이 말이 모든 연령대에 적용되는 말이 아니니까요. 공무원이 되려 해도 최소 1~2년 돈을 벌지 않고 먹고살 돈이 필요하고, 실패했을 때 리스크를 감당해야 해요. 새로운 회사에 이력서를 내려해도 30대, 40대가 관련 경력 없이 신입으로 들어가긴 별 따기 수준입니다. 그래서 나와 맞지 않은 회사라 해도 결국 남을 수밖에 없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기회가 줄어들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생각하다 보면 늘 이렇게 결론지어집니다. 그냥 잡생각 말고 회사나 다니자. 이게 사장님이 좋아할 마인드죠. 규격화된 공교육을 받고 자라 창의적인 도전과는 거리가 먼 현대인의 모습이 돼버립니다.


-ing

인생


먹고살려면 돈을 벌어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라도요. 그게 내 적성에 잘 맞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안 맞으면요? 오랜 시간이 걸려도 맞는 걸 찾아 나서야 합니다. 하루 온종일 일하는데 매일을 쳇바퀴 굴리 듯 살 수는 없잖아요. 10년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살다 가느니, 9년 생각해서 1년 원하는 것을 하게 되더라고 후자를 택하고 싶어요.


왜냐면 인생은 죽기 직전까지는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진행 중이에요. 아무것도 결론 난 것 없습니다. 아무도 멈춰 세우지 않았는데 스스로 발전과 행복을 멈추게 할 필요 없어요.


내면에 집중하고 내 심장이 뛰는 일을 찾기를 바랍니다.  나이, 환경 이런 외적인 것에 구애되어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시간을 쓰지 마세요. 나에 의해서, 나를 위한 인생을 만들어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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