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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프러스 Mar 06. 2023

엄마 품에 안겨 울고 싶은 날

스스로 존중하기

벼랑

끝에

몰린 날


그런 날이 있죠?

 힘을 다해도 마음처럼 안 되는 날.

아무리 마음가짐을 다하고 좋은 글을 읽고 따뜻한 위로를 받아도 마음의 상처가 덧나는 날.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부모님 품이 그워지는 그런 .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크게 다쳐 돌아온 저를 꼭 안아주던 엄마, 그 품이 참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것 같은 그런 날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잘 지내냐"는 말엔 아무리 힘들어도 잘 지낸다고 밖에 대답할 수 없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혹여나 부모님이 걱정할까 힘든 모습을 보일 수 없는 나이가 되었어요. 오롯이 홀로 싸워야 하는 나이입니다.


그런 날은


사람의 인생은 참 신기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날이 있고, 어떤 위로로도 도저히 참아낼 수 없는 날이 있습니다. 조울증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 감정을 겪는 날이 있습니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사람이 야속한 말을 할 때도 있고, 믿었던 사람이 배신할 때도 있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도 버거운 날이 있죠. 보통 때면 긍정적으로 이겨내고 굳게 다짐도 해보고 툴툴 털고 일어날 텐데 도저히 그게 안 되는 날이 있습니다. 내 인생은 침전하는 것만 같고 더 이상은 길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거대한 벽에 막힌 기분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에도 '아 이건 내가 넘어야 할 산이구나, 어떻게든 이겨내 보자'이런 마음이 들 수는 없어요. 부정은 부정 낳고, 우울은 우울을 낳는 법이니까요.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사람이라도 무너지는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땐 너무 발버둥 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정도의 상태가 된다면 내가 도저히 제어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겁니다. 내가 자처해서 놓은 위기가 아니라 여러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려 이도저도 못한 상황이 된 거예요.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되는 문제도 있잖아요. 당장 스스로 나올 수 없는 상황도 있는데 거기서 발버둥 쳐서 나오려 한다면 결과는 참담할 거고 내 마음은 더 무너질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심리학자 로저스의 심리치료이론 중 내담자에 대한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이란 말이 있습니다. 내담자를 평가하지 않 한 사람, 그 자체로 인식하고 존중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네가 숙제를 잘해야 널 사랑할 거야"가 아니라 "네가 숙제를 하지 않아도 공부를 못해도 우린 너를 사랑한단다"와 같이 그 사람 존재 자체를 긍정하고 수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스스로 '나에 대한 수용'이 되길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행동하고, 누군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요. 내가 형편없어 보여도, 내 인생이 비참해 보여도, 내가 실수를 해도 스스로를 꼭 껴안아 주세요. 이렇게 힘이 든 날일수록 스스로를 격려해 주세요.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를 탓하지 마세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정적 상황에 놓였을 뿐입니다. '나'라는 사람의 존재 자체는 항상 긍정이길 바랍니다. 그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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