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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쉐퍼드 Feb 23. 2018

프롤로그

-못 말리는 워킹맘 , 애 셋 데리고 미국 유학 떠나다

제가 미국 유학을 했던 것은 정확히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만 2년입니다.

유학을 갈 무렵 사립초등학교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던 저는 9-4로 일을 하면서,

(제가 학교에서 일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빠른 퇴근과 방학)

4학년 딸과 유치원생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이었습니다.


아침이면 세 아이를 준비시키고 아이들도 나가기 전에 먼저 집을 나서,

황정민의 FM대행진을 들으며 막히는 서울 한복판 길을 지나 운전을 해서

도착하면 내리 수업에 수업 준비, 각종 행정 및 행사 등등의 일을 하고

퇴근하면 곧장 그 시간까지 방과 후와 학원을 돌았던 큰 딸과 두 아들을 픽업해

집으로 가서 육아 및 가사노동 출근이 시작되었지요.

그 와중에 살림은? 외식도 많이 하고, 친정엄마가 반찬이며 김치며 다 날라주셨고,

그래도 나중에는 도와주시는 분까지 오셔야만 했지요.  

첫해에는 그렇게 헤매던 수업 스킬도 차츰 늘고

학생들과 관계도 좋아지는 법을 알아가니 일하는 재미도 있었고요.

나름 미미하나마 통장에 잔고가 늘어나는 재미도 있었고요.  

그 와중에 큰 애는 성적도 좋고, 쌍둥이 들도 천진난만 쑥쑥 잘 자라주었지요.

물론 비정규직 강사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일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일하면서 아이도 키우는 스스로가 대견했어요. "나니까 하는 거야" "난 대단해"

누군가 한두 번 던졌을지도 모를 이 말이 제 마음에 들어오며 저는 어느새 교만하게 변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일할 때 사진. 수업 준비할 땐 믹스커피가 진리


2013년은 많은 일들이 벌어졌어요.

딸이 미군부대 안에 있는 학교에서 리듬체조 공연을 해서 저는 미국 초등학교 비슷 한 것을 첨 봤고,

오래된 유학원의 메일에서 우연히 대학교의 교수가 학생 선발을 위해 한국에 온다는 것을 열어보았어요.

그리고 어느 날 근무하는 학교에서 회의 때 쭉 둘러보는데

정말 외국에 연수도 한번 안 갔던 강사는 저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사실 영어 지문이 문화적인 내용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그런 내용들이 나올 때마다

아무리 글로 배운다 해도 생생히 전해줄 수 없는문화에 대한 감이나

스스로 체험한 에피소드가 없어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기도 스스로 욕심이 나기도 했지요.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제 차를 타고 가시겠다고 선생님 한분이 카풀을 하셨는데

바로 제가 눈여겨 본 그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시고 온 거예요.

너무 좋고 아이들도 같이 가 키우면서 공부하기 안전한 곳이라며 강추! 하셨지요.

모든 일들이 그냥 새끼 꼬듯 줄줄 엮여서 제 앞길을 열어주는 것 같았어요.

그 이후의 서류 작업도 너무나 무사히, 비자 나오기 어렵다고 하던 시기에

애를 셋이나 데리고 남편 없이 가는데 비자도 오케이 (요기서 조금 문제의 복선이 있긴 했습니다.)

반대하고 걱정하는 남편도 설득해서 일사천리로

불과 몇 개월도 안돼 짐을 부치고 바리바리 싸들고 자신만만하게 유학길에 올랐지요.


그. 리. 고

2년 동안을 눈물 콧물 다 빼며 공부하고 육아하고 일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한국서 잘난척 하고 살던 교만함은 철저히 깨졌구요.

좋았냐고요? 괜히 다녀왔다 후회하냐고요?

다시 시간을 되돌려 선택하라면 돌아가겠냐고요?

글쎄요..

이 매거진을 다 끝날 때쯤 대답드려볼래요.

뭐 요즘에 젊은 세대들이야 많이들 하는 미국유학에 미국생활이지만,

다만 제 경험을 토대로 살면서 배울 수 있는 미국 문화에 대해 궁금하신 분이나,

혹시 늦은 나이에 유학을 가거나 혹은 공부를 하면 어떨까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게 여러가지 계기들이 모여 뜻이 이뤄졌듯이

작은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에 이 매거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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