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미앤다오, 용침방, 베이징루, 만링광장, 타오타오쥐 방문
광저우 여행 이튿날이 시작되었습니다. 호텔에서 부지런히 일어나 광저우 샤미앤다오 스타벅스에 가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려고 디디를 호출하여 이동합니다.
광저우의 샤미앤다오는 단순히 아름다운 섬이 아니라,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한 살아있는 박물관과도 같은 곳입니다. 19세기 말 서양 열강의 조계지로 지정되며 형성된 이곳에는 당시의 건축물과 거리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옛 건물에 머무르지 않고, 카페와 갤러리, 디자인 스튜디오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는 한적한 골목길을 거닐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동서양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가, 음악가 등 재밌는 동상들이 샤미앤다오 거리에 많이 있어서 포토스팟 천지였네요.
광저우 샤미앤다오의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숍이 아닌, 19세기 영국풍 고택을 개조해 만든 공간입니다. 과거 조계지 시대의 역사적 흔적과 현대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장소입니다. 티파니 블루 색이 돋보이는 고풍스러운 아치와 스테인드글라스 창 너머로 라떼를 마시는 경험은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 중 하나로도 꼽힌다고 하네요.
샤미앤다오의 스타벅스가 입주한 건물은 19세기 후반 영국 조계지 시절에 지어진 네오클래식 양식의 건물로, 과거에는 영국계 상업은행이나 무역회사 사무소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정확한 연혁은 찾기 힘드네요. 샤미앤다오는 19세기 중반 제2차 아편전쟁 이후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 조계지로 설정되었으며, 전체 면적의 약 3/5이 영국, 2/5이 프랑스에 할당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섬 전체에 다양한 유럽식 건축물이 혼재되어 있어서 그걸 감안하고 보면 재밌는 곳입니다.
샤미앤다오 스벅은 리저브라서 드립 코너가 따로 있어요. 점원이 중국어로 뭔가 자세하게 설명하길래 얼떨결에 리저브 시켜서 먹었어요. 맛은 아쉽게도 아주 특별하진 않았네요
스벅 머그컵들도 뽐뿌가 많이 왔지만 이제 집에 둘 곳이 없어서 꾹 참아봅니다.
바이올린 든 선생님 따라가는 꼬맹이들 귀엽지 않나요 ㅋㅋ 저희 애도 키가 비슷할 때라 사진 찍으니 진짜 웃겼어요 ㅋㅋㅋ
예술의 거리처럼 많은 동상들이 인상적인 샤미앤다오입니다.
중국은 시내에서 저렇게 관광지 특징과 캐릭터를 살린 아이스크림을 많이 팔더라구요. 매번 아이가 사달라고 해서 진땀 뺐어요.
한개에 20~25위안, 우리돈 사오천원이라서 생각보다 부담이 큰 금액입니다;;
섬 곳곳에 나이가 거진 2백살에 다가가는 멋진 고목들이 많았어요. 조계지 건물들과 함께 멋을 돋우는 요소입니다.
조계지 옛 건물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열심인 중국 현지인 분들이 많았어요.
샤미앤다오에 있는 성당은 섬의 고요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곳은 대표적으로 루르드 성모 교회(露德圣母堂)가 있는데, 고딕 양식의 흰색 외벽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인상적인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성당 내부는 소박하지만 정갈하게 꾸며져 있으며,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따뜻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이 성당은 일요일마다 미사가 열려 현지 신자들과 여행객 모두가 함께하는 종교 문화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上天之门(하늘로 가는 문)"이라는 문구가 황금색 십자가 아래 아치 형태로 새겨진 철제 문틀에 표시되어 있으며, 그 아래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그린 고전적 회화와 함께 붉은 천으로 된 전시물이 걸려 있습니다.
전시물의 문구는 중국어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오른쪽 세로줄: 「耶稣基督为生前三言受难」(예수께서 세 마디 말씀을 남기시며 고난을 받으셨다)
왼쪽 세로줄: 「死后复活享光荣」(죽은 뒤 부활하셔서 영광을 누리셨다)
이 설치물은 성주간 또는 부활절 전후 시기에 자주 볼 수 있는 형식으로, 신자들이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하며 묵상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입니다.
이제 샤미앤다오 구경을 얼추 끝내고 초입에서 디디 앱을 호출해봅니다.
그 다음 도착한 곳은 용침방(龙津坊, 룽진팡)입니다. 걸어서 가기엔 은근 걸리고 디디로 10분 정도 걸리더라구요. 세련된 인사동 같은 곳입니다.
용침방은 광저우의 옛 정취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대표적인 전통 마을 골목입니다. 샤미앤다오의 유럽풍 정원을 걷고 난 뒤,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의 결이 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이어지는 회색 벽돌 건물과 붉은 대문들, 곳곳에 걸린 붉은 등롱과 오래된 간판들이 한때 번화했던 상업 중심지의 흔적을 말없이 보여줍니다. 용침방은 청나라와 민국 시기의 생활문화와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광저우의 '로컬'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여행자들에게는 숨은 보석 같은 공간입니다.
개성 있는 캐릭터샵도 많은 동네에요.
최근에는 문화예술 공간과 카페, 소규모 갤러리들이 생기면서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어, 산책하며 찬찬히 둘러보기 좋은 동네입니다. 샤미앤다오의 서양식 풍경과 용침방의 중국 전통이 이어지는 흐름이, 광저우의 깊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진짜 언뜻 보면 인사동 느낌이죠?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레몬티 캐릭터들이 귀여워서 찍어봤어요
용침방 내 서점에 들어가서 한 컷. 미국과 경제 전쟁 중이라 더 미국을 잘 알아야 겠다는 열정이 느껴지는 책 코너.
닭요리 아저씨 캐릭터도 귀여워서 한 컷 찍어봅니다.
건물 외벽에 아름답게 장식된 용침방 글자와 나무 부조에요. 색감이 진짜 실물이 이뻤어요. 냉장고 마그넷도 그렇고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광저우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이 열일하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용침방은 정말 곳곳이 포토 스팟이에요.
용침방을 가로지르는 소운하 풍경도 볼만 하구요.
기념품샵에 있는 온갖 드립 마그넷 보고 빵터졌어요. 铲屎官 (CAT TOILET OPERATOR)
직역하면 고양이 화장실 청소 담당관인데, 고양이 집사를 일컫는 표현이라네요 ㅋㅋ
사진 속 파란 간판에 쓰인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我在广州没空想你" (Wǒ zài Guǎngzhōu méi kòng xiǎng nǐ)
"나는 광저우에 있어서 너를 그리워할 시간이 없어."
길 걷다가 스케치 잘 하시는 분 있길래 흑백 그림 부탁해 봅니다. 아이도 생각보다 고분고분 가만 앉아서 그림 그려주는 걸 기다립니다. 결과물도 맘에 들었어요 가격은 28위안 대략 5,500원.
이 분은 길거리 아티스트 이신 건지 아니면 가게 홍보하는 재주꾼이신건지 ㅋㅋㅋ 닭 복장을 하고 피리를 부시는데 아이가 정말 좋아했어요
용침방 지도. 화장실도 생각보다 무료로 청소도 잘 되어 있고 돌아다니기 쾌적했어요 (물론 사람은 많았습니다만...) 대략 거진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용침방 내에 이소룡 생가도 있었는데 재정비 중이라서 아쉽게 못 들어갔어요. 저처럼 아쉬웠던 분이 앞 간판에서 사진 찍고 가시기도 하네요 ㅎㅎ
그 다음 점심 먹으려고 들어간 쇼핑몰은 광저우 Link Plaza (广州天河领展广场) 였습니다. 들어가자 마자 대형 샤오미 매장이 ㅎㅎ 전기차 구경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실제 도로에서도 몇 번 샤오미 차 봤는데 예쁘더라구요.
캐릭터샵 TOP TOY 구경할게 많았어요. 미니소에도 납품해서 파는 귀여운 피겨들 많죠
아내가 짱구 좋아해서 선물로도 몇 개 샀어요 ㅋㅋ
일본 여행 다녀와서 울트라맨에 푹 빠진 만3.5세 아이 ㅋㅋㅋ 중국에 신기하게 완구점에 울트라맨 장난감들이 많더라구요. 대륙인들의 정서를 자극하나봐요
대륙의 레고들. 오리지널 레고에서는 절대 내지 않는 밀리터리 장난감들 많죠. 초등학생 이상 되면 엄청 사달라고 조를거 같아요 ㅎㅎ
AI 학습지? 비슷한 매장도 신기해서 찍어 봅니다.
쇼핑몰 나오면서 입구 한 컷. 저녁을 헤비하게 먹고 싶어서 점심은 일부러 간단히 맥날에서 해결했는데 사람이 정말 바글바글해서 다른 가족과 합석해서 먹었어요 ㅋㅋㅋㅋㅋ
오후 3시쯤 되어 체력 방전이 되었습니다... 용침방과 링크플라자 사이에 타이 마사지 샵이 있어서 아이와 같이 들어가서 마사지 1시간 받으니 좀 살겠더라구요. 허접한 샵이 아니라 1시간 250위안 정도로 꽤 가격 있는 곳이라 그런지 손님이 저희 밖에 없었습니당.
마사지 받고 나서 아이가 좋아할만한 곳으로 만링광장(万菱广场, Wàn líng guǎng chǎng)으로 향합니다. 이곳은 다양한 장난감, 문구류, 선물용품 등을 취급하는 대형 도매 시장으로, 광저우의 주요 장난감 도매 중심지 중 하나라고 합니다. 디디 타고 가는 길에 광저우에서 유명한 성당도 지나갔는데 시간 상 못 들러서 아쉽네요. 5초 노트르담 성당 느낌 ㅋㅋ
1층부터 4층까지 장난감 가게로 가득한 만링광장몰이에요.
갖가지 장난감으로 가득~ 정찰제가 아니기 때문에 흥정을 잘 해야 합니다. 도매 몰인거 생각해서 상인이 부르는 값에서 최소 50% 이상은 깎으셔야 해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불렀을 때 상인이 새로운 가격을 제시 안 하고 휙 돌아서면 진짜 어려운 가격이고... 조금씩 맞춰보려는 시도가 있으면 그 언저리에서 네고해 보세요 ㅎㅎ
울트라맨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비눗방울 총 구입! 이것도 처음에 상인이 70위안 부를 걸 30위안에 샀네요 ㅎㅎ 대체적으로 오리지널 캐릭터 인증 받은 상품들은 아무리 깎아도 다이소 상품들보단 비싼 느낌...
셀린 가방을 맨 곰돌이 ㅋㅋㅋㅋㅋㅋ 귀여워서 2개 사면서 묶음으로 25위안에 구매.
울트라맨 장난감들만 모아서 파는 신기한 가게도 있었어요. 중국에서 인기가 많나봐요 ㄷㄷㄷ
엄청 큰 몬스터 트럭도 탐났지만.. 저건 한국 가져가기 너무 힘드니 패스...
아기자기한 액세서리 샵도 많았어요. 캐릭터 정품 OEM 아닌 상품들은 네고할 때 엄청 깎으세요. 일반 열쇠고리 키링 등은 비싸야 10위안입니다 ㅎㅎ
장난감 구경 삼매경에 빠졌다가 너무 목이 말라서 1층 루이싱 커피에서 커피 수혈해봅니다. 예전 분식 회계로 어렵다고 들었던거 같은데 지금은 다 회복하고 잘 나가나 봐요
대략 3천원 정도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기대보다 맛있어서 깜놀.
울트라맨 비눗방울 총만 사주고 끝내려 했는데 아이의 눈에 띄어버린 옥토넛 @_@ 이것도 150위안 (3만원) 부르던걸 70위안까지 10분 넘게 흥정해서 사는데 성공했어요
만링광장 나와서 저녁 먹으러 베이징루로 걸어서 이동해 봅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두리안.
가장 번화가인 베이징루에 도착했어요. 광저우의 명동?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규모도 엄청 크고,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그래도 연휴 인파 치고는 감내할만한 수준이었던거 같아요.
광저우의 베이징루(北京路, Běijīng Lù)는 약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고대 도로입니다. 그 기원은 남한(南汉, 10세기경)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송, 명,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중국 남부 상업과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현재 베이징루는 현대적인 쇼핑 거리로 탈바꿈했지만, 도로 아래 유리 바닥을 통해 고대 석도로 유적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구조로 보존되어 있어, 단순한 쇼핑 거리 그 이상으로 역사 탐방로로도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베이징루 초콜릿 가게도 구경하구요, 스케일도 크고 종류도 정말 다양하고요~ 초콜릿으로 만든 조긱이 시선 강탈입니다.
초콜릿 사자상 과 광저우 글자 앞에서 사진 한 컷!
늦은 저녁 먹으로 도착한 톈허청 몰입니다. 바이두 지도에 있는 타오타오쥐 위치가 여기로 바뀌었는데 반영이 안 되어 있어서 한참 찾았어요
광저우 타오타오쥐의 명물 얼음탕수육이에요. 왜 익힌 음식을 다시 얼음에 먹지? 의아했는데 먹고 나서 감탄. 탕수육 튀김 안 내용물이 차가운 온도 덕에 탱글탱글 식감이 너무 좋았어요. 뜨겁지 않으니 어린 아이도 어렵지 않게 맛있게 얌냠.
전날 점도덕에서 먹었던 창펀을 여기서도 먹어봅니다. 붉은 색의 찹쌀피 안에는 바삭하게 튀긴 유탸오(중국식 튀김빵)와 새우, 채소 등이 속재료로 들어 있어 식감과 풍미가 조화를 이룹니다. 옆에 곁들여진 땅콩소스에 찍어 먹으면 고소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습니다. 딤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리로, 시각적으로도 강렬해 많은 손님들의 사진 속 단골 메뉴죠 ㅎㅎ
탱글탱글 샤오마이도 맛있구요
타오타오쥐에서 나오면서 한 컷. 광저우에서 유명한 명소들을 돌아본 알찬 하루였네요.
아이는 당연히 장난감 몰인 만링광장이 너무 재밌었대요. 다음 중국 여행 때도 이런 몰들 찾아봐야 겠어요.
다음날은 침롱 사파리파크에 다녀왔는데 3부로 이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