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레토, 그래프, 아카아마, 블루커피, 센세이션 로스터스 등
안녕하세요 해리포털입니다.
치앙마이 여행에서 즐거웠던 것은 인테리어도 감각적이고, 커피도 맛있고 직원도 친절한 카페들이 많아서 였는데요.
왜 그렇게 치앙마이에 좋은 카페들이 많은가 봤더니, 치앙마이는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원두 생산지와 대도시가 인접한 지역이라고 하네요. 70~80년대 양귀비 재배를 근절하기 위해서 고산 지대 농가들로 하여금 커피를 생산하게 한 태국 왕실의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차로 1~2시간 거리인 도이인타논, 도이창 등에서 갓 수확한 생두가 바로 도심 로스터리로 공급되는데요, 유통 비용이 낮고 신선도가 압도적이라 저렴한 가격에 수준 높은 커피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암동에 있는 도이창 커피를 좋아해서 자주 갔었는데 산지가 이 근처라니 감개무량한 마음.
이번 여행에서 치앙마이에서 제일 유명한 Top 3 'Ristr8to(리스트레토)', 'Graph(그래프)', 'Aka Ahma(아카아마)' 모두 다녀왔고, 다른 좋은 카페도 매일 들렀습니다.
치앙마이 첫 여정으로 님만에서 0.5박하고 일어나자마자 달려갔단 리스트레토 커피 본점이에요. 세계 라떼아트 챔피언십 우승자가 운영하는, 치앙마이 스페셜티 커피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곳이라고 합니다. 원두와 우유 종료/비율이 세밀하게 나뉘어진 메뉴를 고를 수 있었는데요! 선택 장애 와서 주문하는데 10분 넘게 걸렸습니다 ㄷㄷ
첫날 마신 커피는 시가레토(Cigarette-to)라는 메뉴 였어요. 일반적인 에스프레소보다 짧고 진하게 추출한 '리스트레토' 샷을 두 번 사용하여 쓴맛은 줄이고 원두 본연의 단맛과 산미를 극대화하고, 50도 정도의 미지근한 온도로 스팀한 우유랑 조합해서 섞지 않고 입 안에 털어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플랫화이트보다도 더 컴팩트한 사이즈의 커피라서 금방 털어 마시니 맛은 끝내주는데 더 먹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ㅠㅠ 그래서 치앙마이에서는 1일 2커피할 수 밖에 없나봐요. 본점 직원 분들 리스트레토 그래픽 티셔츠 너무 예뻐서 탐 났습니다 ㅎㅎ
오전에 리스트레토 갔다가 오후에 들른 곳은 'Graph One Nimman점' 이었습니다. 그래프 커피는 커피와 다른 재료(숯, 과일, 질소 등)를 결합한 '커피 칵테일(Mocktail)'의 선두주자라고 하네요.
두꺼운 메뉴에서 뭘 고를지 진짜 선택장애가 와요. 리스트레토 메뉴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그래도 빈티지하고 인더스트리얼한 (혀가 꼬입니다) 원님만 지점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메뉴로 모노크롬 라떼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식용 활성탄이 들어가는데 예전 일본 도쿄 어디서 먹었던 기억이... 하여튼 맛있고 분위기도 좋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거의 8천원에 육박하는 비싼 커피를 쿨하게 먹고 다녔네요 ㅋㅋㅋㅋㅋ 바트 환율 욕나옵니다 ^^
다음날 동굴 사원 들렀다가 간 No.39 카페입니다. 여긴 인스타 핫플로 유명한 곳이라 맛은 크게 기대 안 하고 갔어요. 식도염이 아침부터 도져서 커피는 안 먹고 말차 라떼 시켰는데 너무 달았네요. 아이는 오렌지 쥬스로 힐링 ㅋㅋ
이 곳은 초기에는 현지 대학생이나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으로 사랑받다가, 독특한 미끄럼틀과 파란색 연못 배경으로 한 사진이 SNS에서 인기가 터져서 전 세계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고 하네유. 아이가 미끄럼틀 타고 싶어해서 여러 번 타게 해주었는데 2층에 난간이 따로 있는건 아니라서 엄청 노심초사하면서 조심조심했네요. 동남아 여행은 다 그렇죠 안전은 찾아오는 손님이 스스로 챙기는 걸로 ㄷㄷ 하튼 날씨 좋은 12월 건기 시원한 날씨에 사진 찍고 구경하기에는 만족스러웠습니다~
No.39 카페에 이어 연달아 카페에 들렀는데요, Sensation Coffee Roasters라는 카페였습니다. 평이 좋아서 커피를 No.39가 아니라 여기서 먹고 싶어서 참았었죠. 전에는 No.39보다 도보로 3분 거리 정도 북쪽에 있었는데 최근에 남쪽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도보로 가까운 건 같구요.
예전보다 실내는 단촐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한 것 같았습니다. 커피도 적당한 산미 있는 아메리카노로 맛있었어요. 건물 바깥 왼쪽에 작은 마당이 있는데 여기도 선선하니 야외 커피 하기에 좋았습니다. 태국 스타일 옷 입은 아이가 앉아있는 게 무슨 집주인 마냥 ㅋㅋㅋㅋ
제가 3박했던 Peak Nimman Prestige Hotel 바로 큰길 맞은편에 있던 All Black Coffee 입니다. 특이하게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롱블랙 등 Black 커피만 파는 컨셉인데 덥죽아, 얼죽아 하는 한국 사람 취향에 완전 딱이지 않나요 ㅎㅎ 메뉴가 단촐해서 선택 장애 올 일이 적죠. 물론 어떤 원두로 먹을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만... 저는 후기에서 라오스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라오스 원두 아메리카노 마셨는데 좋았습니다. 적당한 밸런스의 아아라서 힐링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카페 자체가 크진 않아요. 아담하고 바깥 마당에서 한적하게 책 보던 외국인 분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당.
그래프 원님만점에 이어, 반캉완 예술가 마을 간 날에 그래프 반캉왓점도 들렀어요. 여기서는 Graph No. 16 (Boy with girlfriend)라는 재밌는 이름의 커피 칵테일 마셔봤어요. 라임+탄산+흑설탕 베이스에 에스프레소를 섞어 마시는, 단계적으로 쓴맛·단맛·산미가 변하는 상큼한 시그니처 커피 메뉴였습니다. 낮에 마시기 좋은 메뉴였어요. 메뉴 고르는데 또 최소 15분은 쓴거 같아요. 아이가 아빠 너무 시간 끈다고 많이 혼났습니다 @_@ 반캉왓 지점이 꽤 넓어서 웨이팅할 일은 없고 날씨가 좋아서 어디 앉아도 기분이 좋은 그런 카페였습니다. 추천!
리스트레토에서 추가로 확장한 님만의 2호점인 'Roast8ry Flagship Store'입니다. 여기는 님만에서 어슬렁어슬렁 놀면서 이번 여행에서 2번 방문했어요. 처음에는 유니콘이 멋지게 그려진 'Satan Latte'를 마셨구요, 두번째네는 해골 잔이 인상적인 Nikka Macchiato(더블 에스프레소+버터스카치 시럽 마키아토)를 마셨습니다.
직원 분들의 Appearance도 감각적이고 다크다크한 인테리어 대비 아주 친절하였습니다 ㅎㅎ 라떼 아트가 무너질 수 있어서 그런지 모든 잔을 직원이 서빙해서 날라줍니다. 가격이 좀 센 점은 아쉽지만 트렌디한 치앙마이 커피 문화 느껴보시기엔 추천드립니다.
올드타운의 'Akha Ama 아카아마 커피 프라싱점' 입니다. 아카아마 커피는 태국 고산지대 소수민족인 '아카족'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자, 산지 직송(Farm-to-Cup)의 대표 모델로 유명한 카페입니다. 본점이 올드타운 북동쪽에 있다고 하는데 거긴 못 가보고 왓 프라싱 사원 구경하고 여기서 더티 라떼 한 잔 하니 딱 좋았습니다. 왓 프라싱 사원 은근 볼거리가 많아 아이랑 이것저것 보니 2시간이 지났거든요. 커피 살짝 수혈하니 컨디션이 금방 살아났습니다 ㅎㅎ
섞지 않고 한입에 톡 털어 마시는 걸 추천하는 더티 라떼가 진짜 고소하고 맛있었어요. 치앙마이 카페들이 더티 라떼 많이 미는 거 같더라구요. 가격은 일반 라떼와 같다고 치면 우유가 덜 들어가니 원가 save 효과가 큰?! ㅋㅋ 그래도 맛있으면 다 용서됩니다. 올드타운 내 카페 답지 않게 인테리어가 세련되고 멋져요. 여기도 강추.
올드타운에서 방문했던 블루커피입니다. 시그니처인 블루 라떼를 마셔봤어요. 천연 색소로 만든 파란색이 킬포인트입니다. No Sugar로 시켜서 달지는 않고 맛은 라떼와 크게 차이 없이 맛있었습니다. 파란색 커피를 처음 본 아이가 재밌어서 아빠를 위해 저어준다고 한 게 웃겼어요 ㅋㅋ 여기도 올드타운 여행하시다가 잠시 쉬어가시기 좋습니다.
번외로, 코코넛 마켓에 갔을 때도 커피를 2잔 마셨어요. 하나는 '1981'이라는 노점에서 내려준 더티 라떼를, 다른 하나는 'GALM'이라는 노점에서 내린 아아입니다. 커피 수준 높은 치앙마이 답게 노점 커피 두 잔 다 정말 맛있었어요. 그래서 들른 관광객들도 끊임없이 시켜서 드시더라구요. 테이크아웃해서 코코넛 나무들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아주 좋죠~
이번 여행에서는 현지인보다 관광객에게 더 유명한 곳들 위주로 간 김이 있네요. 매일 카페 뿌수기 컨셉으로 한달살기 여행해도 충분할 거 같습니다. 내년에 아이 한 달 영어캠프를 치앙마이로 와야 할까봐요 ㅋㅋ 그놈의 식도염 때문에 1일 3~4잔 못 한 것이 원통하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던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 갈 치앙마이 때 또 가면 좋은 카페 찾아봐야 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