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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자 May 10. 2021

잘 지내고 있나요

러브레터 - 1


당신과 헤어진 그 날 뒤로

벌써 네 번의 계절이 지나갔다.


시간은 때론 너무나 빨라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그 카페에

아직도 나는 앉아있다.


함께하던 시간에도 나는 종종 얘길 했었다.

나는 자주 뒷북치는 사람이라고.

헤어지고 나서야 사랑을 시작하는 내 오랜 버릇은

이젠 세상을 알만한 나이가 되어서도 고치질 못했다.


홀로 남아있던 테이블 건너편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앉았지만

당신이 남겨둔 그림자가 너무 짙어

나는 그들의 얼굴을 미처 보지 못했다.


시간은 때론 너무나 느려서

코 앞에 보이는 새로운 계절이

여전히 닿지 못했다.


왜 너를 사랑했는지,

왜 너를 싫어했는지,

사랑하는 동안 무얼 했는지,

무엇 때문에 우리가 헤어졌는지.

길에 늘어뜨려진 시간 때문에

모든 기억이 희석되어 버렸지만


오늘도 문득

당신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것은

아직도 내 뒷북은 끝나지 않았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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