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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자 Apr 01. 2022

다시 4월 1일


또 다른 만우절이 시작됐다.

평소 나의 거짓말의 연관 검색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하지만 만우절에는 거짓말처럼 그 의미가 예뻐지는 느낌이다.

한 해를 지나는 동안 365가지 "하루"들 중에 가장 기억이 많은 날.


11살 첫 만우절을 경험한 날도,

20살 거짓말 같은 첫 이별을 한 날도

그날이 만우절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만우절이었고,

그날의 기억은 거짓말처럼, 꿈처럼 남아 저장되어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만우절 장난에는 시들해지지만 여전히 오늘만 되면 이런저런 잡념들이 들끓어 오른다.


매해 4월 1일마다 벌어지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재밌는 동화가 되어 나타난다.

담임 선생님께 깜빡 속아 교실 안 모두가 펑펑 울던 날도 있었고,

선생님을 속여 보겠다며 건물밖에 뛰쳐나가 드러누운 날도 있었다.

만우절을 핑계 삼아 고백받던 날도 있었고, 만우절 장난으로 시작한 커플이 이듬해 진짜 결혼한 일도 있었다.


신나게 추억 여행을 하다 보면 요즘엔 예전만 못한 만우절 추억에 갑자기 씁쓸함이 남는다.

낙엽만 굴러가도 웃기던 소녀여서 그랬을까?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하루" 중에 만우절이라는 이유로 다양한 추억을 쌓아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게 없어졌다. 어차피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매일이 거짓말이어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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