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하기

엄마 때문에, 직장 때문에

by 닉네임

아마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편하면서도 가장 찌질한 핑계는

'탓하기'이지 않을까


어떤 환경 때문에,

어떤 대상 때문에,


나는 그게 엄마였고, 그리고 돈과 관련된 환경 때문이었다.

이제는 직장 때문이라고 하나보다.


곧잘 엄마 말을 잘 듣고, 엄마와 친구처럼 가까이 지내는 사이이다 보니

엄마의 의견이 마치 내 생각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내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울 때 엄마에게 물어보면 엄마가 답을 내려줬고,

그 결정이 잘못되거나 나와 맞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엄마를 탓하거나 원망했다.


직업을 선택할 때도 일단 '취업'과 '안정'이 목적이었고

그에 따라 내린 결정들도 나의 진짜 마음과는 벗어난 것일지도 모른다.


꿈은 이것저것 많았지만 시도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또한 그것에 대해 완전한 열망도 없었으니 도전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가치관이 없었다.

어쩌면 나처럼 자아가 성립되지 않은 채 대학이나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어느 날 갑자기

잠드는 밤과 눈뜨는 아침이 수없이 반복되는 그 순간에

나에게 내가 말을 걸어왔다.


"진짜 네가 원하는 게 이런 삶이냐고."


그리고 울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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